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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누가 Waiwera를 죽였는가'는 2014년 그 때에도 이미 쇠락의 길을 걷고 있던 Auckland의 북쪽에 위치한 해변가 마을 Waiwera를 다룬 Metro 잡지 기사의 제목이다. 교민들 뿐만 아니라 대다수 오클랜드 사람들에게는 Waiwera 동네 자체보다 이 동네에 위치한 Waiwera Hot Pool (Waiwera Thermal Resort)에 익숙할 것이다. 2014년 당시 잡지 기자가 기사를 작성할 때도 쇠락해가는 Waiwera를 빗대어 죽었다는 표현을 쓴 것인데 실제로 Waiwera Hot Pool은 작년 2018년에 죽었다. 그 해 2월, 6개월에 걸친 대대적인 refurbishment를 한다고 폐장한 이후 현재까지 문을 못열고 있는 것이다. 1848년 뉴질랜드 최초의 tourist spa 시설로 탄생해서 1875년 완전한 상업 시설물로 거듭난 이 Hot Pool은 시설 자체가 많이 노후화되었지만 그래도 연 평균 30만명, 한 때는 35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아오던 오클랜드 근교의 명소였었다. 그런데 이 Waiwera Hot Pool이 이제 추억 속에서만 존재하는 곳이 되어버린 것이다.

Waiwera의 쇠락과 Waiwera Hot Pool의 폐장 과정
Waiwera 마을의 경우 1차 쇠락의 원인은 2009년 개통된 Orewa - Puhoi간 Toll Road이다. 이 우회고속도로(bypass)가 생기기 전까지 오클랜드에서 북쪽을 향하는 대부분의 차량은 Waiwera를 지나가는 국도를 거쳤기 때문에 이들 중 상당수가 Waiwera 마을로 들어가 Hot Pool을 이용하거나 Beach에서 휴식 등을 취했는데 그런 수요가 사라진 것이다. 이런 방문객의 감소와 맞물려 기존의 모텔같은 방문객들을 대상으로한 숙박시설들이 주거용 아파트로 전환하면서 방문객의 숫자가 더 줄어드는 악순환 효과를 가져왔다.
Waiwera에게도 장미빛 가득한 꿈을 꾸던 시절이 있었다. Waiwera 부동산 투자자인 John Brown은 1800년대 후반 세계각지로부터 증기선을 타고 온천객이 방문하던 그 시절의 Waiwera로 다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1980년대 중반부터 Waiwera에 많은 투자와 더불어 개발계획을 세운다. 1989년 125 개의 룸을 가진 motel 건설에 대한 consent를 받은 뒤 다시 2년 뒤 room 수를 198개로까지 확장한 콘센트를 다시 받는다. 허나 그는 2004년까지 대부분의 소유 땅을 자칭 투자의 Guru라고 자칭했던 Dan McEwan과 그의 아들에게 팔고 자신은 Waiwera Infinity Spa Resort라는 회사를 통해 hot pool 비지니스에만 관여하게 된다.
Dan McEwan은 한 걸음 더 나아가 room 수를 215개로 늘리는 한편 40층짜리 타워 건물에 대한 구상을 밝히기도 한다. 허나 그의 이 야망은 2017-1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허무하게 무너진다. 이리하여 다시 hot pool자리의 땅을 맡게된 Brown은 2007년 다시 그 땅을 Waiwera Properties Ltd에게 $7.5 million을 받고 판다. 이 Waiwera Properties Ltd가 현재의 땅 주인이며 모기업은 Retail Holdings인데 $165 million의 부동산 portfolio를 가지고있는 회사이다. 땅을 Waiwera Properties Ltd에게 넘긴 Brown은 lease를 통해 hot pool에 대한 운영을 계속하나 비지니스 활성화를 위해서 새로운 투자자를 찾게된다.
Mikhail Khimich의 등장
한편 소련의 해체와 러시아의 국유재산 사유화의 과정 속에서 oil, gas 그리고 television 비지니스를 통해 부를 축적해서 billionaire로 알려진 Mikhail Khimich는 그의 호화 요트를 타고 뉴질랜드를 여행 중 한 식당에서 Waiwera 생수를 마셔보곤 Waiwera 생수 사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를 알게 된 뉴질랜드의 동포 러시아인 Alex Kirichuk가 Brown에게 접근하여 좋은 투자자가 있음을 알려주며 brokerage를 담당한다. 다음 해인 2009년 10월 모스크바에 날아가 Khimich를 만난 Brown은 성공적으로 그를 Waiwera hoot pool과 생수 사업에 끌어들이게 된다.
애초 생수 사업에만 관심있던 Khimich는 hot pool 비지니스 인수에는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되나 생수의 수원 자체가 hot pool 사업장 내에 위치해 있는 관계로 어쩔 수 없이 같이 운영을 하게 된다. 시작부터 관심사가 서로 다른 Brown가 Khimich의 파트너쉽은 오래 못 가 깨지고 2011년 부터 Khimich가 단독으로 hot pool에 대한 경영을 맡게 된다. 이 때부터 그간 회사에서 일해왔던 고위 관리직을 포함한 많은 직원들이 그의 경영방식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게 되고 그 빈 자리를 Khimich는 같은 러시아 직원으로 채우게 된다.
Khimich의 문제는 단지 Waiwera Hot Pool의 부실 경영뿐만이 아니었다. 2013년 뉴질랜드 영주권을 취득한 그는 그해 음주운전을 한데 이어 2016년 다시 음주운전을 하면서 경찰에 의해 기소된다. 그러나 그에 대한 재판은 그의 궐석으로 인해 계속 연기가 되어 아직도 매듭이 지어지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는 그가 러시아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그는 변호사를 통해 비행하기 어려운 건강상태라 뉴질랜드에 들어갈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Waiwera Hot Pool의 폐장 그리고 씁쓸한 뒷맛
2018년 2월 Khimich의 Waiwera Thermal Resort 회사는 6개월에 걸친 대대적 시설 개선 공사를 이유로 전 직원을 해고한다. 6개월이 지난 9월에도 재 개장을 하지 않던 Waiwera Thermal Resort는 결국 다음 해인 올해 2019년 2월 청산 절차에 들어가고 생수를 담당했던 Waiwera Water NZ 와 Waiwera Global은 5월에 청산에 들어갔다.
청산 과정에서 드러난 Khimich의 부채 금액은 Lease, IRD 세금 그리고 무담보 사채와 은행 보증 채무등을 합쳐 $5 million을 살짝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채 금액은 그의 호화요트 Thalia를 팔기만해도 충분히 상환하고도 남는다. 그리고 billionaire 라고 알려진 그에게 NZ$5 million은 그야말로 껌값일 수 있는데도 그가 청산절차를 신청하고 또 음주 운전 재판을 3년 동안 불출석하면서 뉴질랜드에 재입국하지 않는 것은 그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부분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손절이다. 그리고 그의 러시아에서의 행적을 보면 러시아 정보기관과의 깊은 커넥션 정황이 포착되면서 미국 정계에 대한 로비작업에 상당 부분 관여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저런 이유로 러시아 당국도 Khimich를 뉴질랜드 사법부의 재입국 압력으로부터 보호하려는 것으로 이해되어진다.
2000년 대 중반 조그만 해변 마을 Waiwera를 작은 Gold Coast처럼 만들 것 같았던 개발업자의 호기어린 개발 계획은 미국 발 금융위기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고 2010년대 초반 노후화되어가는 Waiwera hot pool에 추가 투자를 통해 비지니스를 보다 활성화시켜줄 것을 기대했던 믿거나 말거나 billionaire는 결국 키다리 아저씨가 아니라 국유재산을 사유화하는 과정에서 정계와 선을 잘대어 원시적 자본 축적을 한 러시아 신흥 졸부에 불과했다. 이 두 해프닝의 공통점과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지구상 외딴 섬나라 뉴질랜드의 한적한 해변가 조그만 마을 Waiwera도 글로벌 자본주의의 세계에 편입이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 발 금융위기와 러시아 발 투기자본이 남반구 반대편 뉴질랜드 한적한 해변마을 Waiwera를 수마처럼 흝고가면서 상처만 남긴 지난 10여년이다.
그래도 여전히 아름다운 Waiw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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