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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작은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당분간 한 책의 번역에 시간을 투자하고자 한다. 책 제목은 ‘A land of milk & honey?’ 로 편집 저자들은 Avril Bell (The University of Auckland 의 사회학과 부교수), Vivienne Elizabeth (The University of Auckland의 사회학과 부교수), Tracey McIntosh (The University of Auckland의 Indigenous Studies의 교수)와 Matt Wynyard (Massey University의 강사)이다. 2017년에 최초 발행되었으며 부제 ‘Making sense of Aotearoa New Zealand’ 가 시사하듯 2017년 현재 Aotearoa New Zealand가 역사적으로 어떤 상황에 처해 있으며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탐구를 다양한 분야, 하지만 사회학적 관점에서 학자들이 진단한 논문 모음집이다.
책 제목 ‘A land of milk & honey?’ 는 한국어로 번역해도 우리에게 익숙한 구약 성경에 나오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구절(출 3:8)로 유토피아적 이상형의 ‘그곳’을 의미한다. 편저자들이 이 제목을 선정한 데에는 중의적 이유가 있다. 성경의 의미에서처럼 뉴질랜드가 과연 젖과 꿀이 흐르는 낙원과 같은 땅이냐는 근본적인 질문이 물론 첫 번째 이유이지만 2019년 뉴질랜드는 실제로 젖과 꿀이 주력이면서 핫(hot)한 수출 상품이기 때문이다.
뉴질랜드는 한 해 생산 우유(젖)의 95%를 외국으로 수출하고 유제품 수출은 뉴질랜드 전체 수출 상품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2019년 현재 뉴질랜드 젖소의 숫자는 뉴질랜드 인구(약 480만 명)를 웃돈다. 한편 뉴질랜드의 꿀, 특히 교민들에게도 잘 알려진 Manuka 꿀은 그 항균(anti-bacteria) 기능이 1981년 Waikato University에 의해 발견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그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가령 Comvita회사의 UMF 20+ 250g Manuka 꿀의 경우 소비자 가격이 $233.00이다. 그런 의미에서 뉴질랜드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맞긴 하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의 물음표가 말하듯 이상적 유토피아로서의 뉴질랜드에 대한 묘사라기보다는 약속의 땅이라는 이미지랑은 관계가 먼 뉴질랜드의 현 실상에 대한 비판적 분석이 주 내용이다. 예를 들어 풍부한 젖이 의미하는 뉴질랜드 낙농업이 실제로는 뉴질랜드의 ‘clean and green’ 이미지에 역행하는 수질 저하 및 그린하우스가스 배출과 같은 심각한 환경 오염의 주범이라는 불편한 진실이다. 이 외에도 저자들은 지난 30여 년간에 걸친 신자유주의 (neo-liberalism) 정책 시행으로 뉴질랜드 사회 내 계급 간, 인종 간, 성별 간 그리고 연령간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불평등이 심화하였음을 모두 지적한다.
책이 대학교 교양과목 개론서 수준의 쉬운 문체이기에 일반 대중 독자들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 허지만 쉬운 서술 형식이 논리의 피상적임을 의미하지 않음 역시 독자들은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개론서와 같은 부류의 글이 오히려 극도의 글쓰기 집중력을 요구한다. 문장 하나하나를 금과옥조처럼 여길 수 있는 대중 독자들과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모든 주장과 어휘 구사에 신중함이 항상 동반된다.
책에는 모두 21명 이상의 학자들이 참여한 21개의 논문(article)이 주제별 5개 부분으로 나뉘어 실려 있으며 모든 저자들은 해당 분야의 전문학자이다. 각 논문은 별도로 읽혀도 되는 독립성을 가지고 있으며 한 책으로 편집되었지만 각 논문 간의 일관성은 의도되지 않았다. 즉 저자들끼리도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다소 길지만 책 구성의 대략을 소개하는 차원에서 각 부분과 논문 제목을 소개한다. 해당 영어 단어에 적합한 한국어에 확신이 없는 경우 그리고 내용의 이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영어 단어를 함께 적을 계획이다.
Part 1: Foundations: State and Nation (설립: 국가와 민족)
이 부분에서는 뉴질랜드의 사회적 삶을 구성하는 정치적 그리고 이데올로기적 구조의 다양한 기초적 특징들에 관한 탐구가 이루어진다.
- 약속의 땅에서의 약탈: 마오리 땅 소유권 이전과 뉴질랜드 자본주의의 생성 (Plunder in the Promised Land: Maori Land Alienation and the Genesis of Capitalism in Aotearoa New Zealand)
* 한국어로 뉴질랜드라고 번역하지만, 이 책의 많은 저자는 단순히 New Zealand 대신 Aotearoa New Zealand라고 표기한다. Aotearoa는 잘 알려졌다시피 길고 흰 구름(long white cloud)이라는 의미가 있는 뉴질랜드의 마오리 이름이다. 뉴질랜드 학계에서는 학문적 객관성 이유에서 많은 학자가 Aotearoa New Zealand라는 표기를 선호하지만 이 블로그에서는 글쓰기 편리성이라는 이유로 뉴질랜드라고 표기한다.
저자 Matt Wynyard는 뉴질랜드의 현재 자본주의와 낙농업 경제는 19세기와 20세기에 걸친 마오리 땅의 탈취라는 원시적 자본축적 (primitive accumulation) 기반 위에서 성립한 것임을 밝힌다.
- Rangatiratanga (자주권), Kawanatanga(통치권) and the Constitution (헌법)
이 책이 출간되기 직전에 유명을 달리한 유명한 마오리 학자 Ranginui Walker는 마오리의 Te Whakaminenga (독립선언)과 Kingitanga (왕 추대 운동)의 역사적 고찰을 통해 뉴질랜드에서의 현재 가진 뜻을 묻는다.
- 우리는 여기에서 모두 함께일까? 뉴질랜드의 민주주의와 정치 (We’re All in this Together? Democracy and Politics in Aotearoa New Zealand)
현재 뉴질랜드 국민들이 누리는 민주적 권리들과 자유는 역사적으로 힘든 투쟁의 결과로 얻어진 것임을 저자 Richard Shaw는 강조하면서 ‘dirty politics’로 인해 대중들의 정치 참여가 갈수록 저조해지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
- 뉴질랜드를 상상한다: 뉴질랜드 상상의 정치학 (Imagining Aotearoa New Zealand: The Politics of National Imaginings)
편저자이기도 한 저자 Avril Bell은 뉴질랜드의 국가 정체성 (National Identity)이 특정 그룹의 경제적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조작되고 이용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Part 2: New Zealand Peoples (뉴질랜드 사람들)
이 부분에서는 뉴질랜드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문화인종 그룹들이 직면하고 있는 이슈들이 다루어진다.
- 그물이 닳아지면 새 그물이 만들어진다 (Ka Pu Te Ruha, Ka Hao Te Rangatahi): 21세기 마오리 정체성 (Maori Identities in the Twenty-first Century)
저자 Tahu Kukutai와 Melinda Webber는 마오리의 에스닉 정체성의 현재 패턴과 발현에서 연속성과 변화를 탐구하면서 특히 변화하는 사회 문화적 환경이 어떻게 마오리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한다.
- 파케하의 ethnicity: 백인 특권의 정치학 (Pakeha Ethnicity: The Politics of White Privilege)
파케하를 ethnicity라는 렌즈를 통해서 비판적으로 조명하면서 저자 Steve Matthewman는 파케하의 우월적 지위가 식민화 과정에서부터 이어 내려온 구조적 불평등의 산물임을 보여준다.
- Big Brown 선입견 부수기: 뉴질랜드의 남태평양 이민자들 (Deconstructing the Big Brown Tails/Tales: Pasifika Peoples in Aotearoa New Zealand)
*Big Brown은 상대적으로 많은 남태평양 이민자들이 비만자임을 조롱조로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저자 Karlo Mila는 1970년대 경제 위기와 이후 탈제조업이라는 경제구조의 근본적 변화에 따라 뉴질랜드 사회에서 경제적으로 불이익을 당하고 인종차별을 당하는 소수로 전락한 남태평양 이민자 그룹에 대해 역사적 고찰을 한다.
- 뉴질랜드의 아시아화: 이민 영향 (The Asianization of Aotearoa: Immigration Impacts)
저자 Paul Spoonley는 이민자 유입으로 뉴질랜드 특히 오클랜드가 ‘super-diverse’해졌음을 보여줌과 더불어 사회적 융합과 국가 정체성의 확립 그리고 biculturalism과 multiculturalism의 양립과 같은 도전에 직면했음을 주장한다.
Part 3: 사회계급과 경제적 불평등 (Social Class and Economic Inequalities)
이 부분에서는 현재의 신자유주의 경제 시스템하에서 심각하게 균열이 발생한 뉴질랜드 사회의 현 상태에 대한 진단이 이루어진다.
- 나와 돈의 땅? 신자유주의하에서의 뉴질랜드 (The Land of Me and Money? New Zealand Society under Neoliberalism)
신자유주의가 뉴질랜드 현재 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해 저자 Louise Humpage는 역사적 고찰을 한다. 이전의 Keynesianism을 채택한 정부가 신자유주의 도입으로 신보수주의 그리고 제3의 길을 선택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 부자와 가난한 자: 뉴질랜드의 계급분화 (Rich and Poor: Class Division in Aotearoa New Zealand)
저자 Bruce Curtis와 Marko Galic은 신자유주의 시대 뉴질랜드사회의 계급분화를 다룬다. 저자들은 뉴질랜드 계급분석에 Marxist 접근 방식을 취하면서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이란 큰 틀 속에 중산층 개념 (middle classness)은 이데올로기적 smokescreen임을 적시한다.
- 풍요로운 땅의 빈곤: 가난한 자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하는가? (Poverty in a Land of Plenty: The Poor Will Always Be with Us?)
저자 Kellie McNeill은 신자유주의 경제 아래에서 현재 뉴질랜드의 빈곤을 실증적으로 검증한다. 특히 빈곤이 연령 그리고 에스닉 그룹 같은 사회적 분류와 맞물려 있음을 보여준다.
- 신자유주의 시대의 뉴질랜드 사회 이동: 증가 혹은 감소? (Social Mobility in Aotearoa New Zealand in the Neoliberal Era: Increasing or Decreasing?)
2차대전 이후 Keynesian 경제 시절과 현재 신자유주의 경제 시절의 비교를 통해 저자 Gerry Cotterell은 뉴질랜드의 사회적 유동성 - 계급의 상향 이동성 - 이 어떻게 또 얼마나 나빠졌는지를 보여준다.
Part 4: 성과 성적 특질 (Genders and Sexualities)
이 부분에서는 뉴질랜드 역사 속에서 가부장제와 이성 간 사랑을 절대시하는 경향이 남녀차별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다.
- 뉴질랜드는 여전히 페미니즘이 필요하다: 여성운동의 성과와 과제 (We Still Need Feminism in Aotearoa: The Achievements and Unfinished Tasks of the Women’s Movement)
여성의 정치적 참여와 여성을 상대로 한 남성의 폭력을 중심으로 저자 Julia Schuster는 뉴질랜드 페미니즘 운동의 역사를 살펴본다. 그녀는 또한 뉴질랜드 여성이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은 비율의 신체적 성적 폭력을 경험하고 있음을 밝힌다.
- 뉴질랜드의 동성애: 규제와 저항 (Homosexuality in Aotearoa New Zealand: Regulation and Resistance)
저자 Johanna Schmidt는 뉴질랜드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법적 제재에 대한 역사적 고찰과 더불어 최근의 동성애 합법화 움직임들이 진정한 승리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 남자답다고? 파케하와 마오리 남성성에 관한 사회역사적 탐구 (Man-Up? A Socio-historical Examination of Pakeha and Maori Masculinities)
저자 Richard Pringle은 뉴질랜드 사회의 남성성이 어떻게 패권적 성격을 띠게 되었는지 살핀다. 파케하의 남성성은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남성성으로 정착되는 한편 마오리의 남성성은 ‘other’의 남성성으로 취급받게 된다.
- 남녀불평등은 과거의 일. 그래, 맞아! (Gender Inequalities Are a Thing of the Past. Yeah, Right!)
뉴질랜드의 현재 노동 시장의 분석을 통해 저자 Vivienne Elizabeth는 남녀 간 현격한 격차와 불평등이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주면서 이 격차와 불평등이 어떻게 사회적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한다.
Part 5: 현재 이슈들과 분열 (Contemporary Issues and Divides)
이 부분에서는 뉴질랜드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직면할 문제들과 도전 - 가령 인구 고령화, 가정 내 폭력 그리고 환경문제 등 - 을 다룬다.
- 편안한 노후? 뉴질랜드 노인들을 위한 사회적 지원과 불평등 (Ageing Well? Social Support and Inequalities for Older New Zealanders)
저자 Ngaire Kerse는 인구통계를 통해 뉴질랜드 인구의 고령화와 에스닉 그룹 간의 관계를 살펴봄과 더불어 향후 매우 증가할 고령 인구에 주목한다.
- 전혀 아닌 약속의 땅: 가정 내 폭력, 소외 그리고 남성성 (No Promised Land: Domestic Violence, Marginalization and Masculinity)
뉴질랜드 가정 내 폭력의 사회적 패턴을 보여주면서 저자 Vivienne Elizabeth는 이 패턴이 가부장제,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그리고 식민주의와 같은 권력구조와 연관되어 있음을 밝힌다.
- 금: 뉴질랜드의 투옥 (Locked Up: Incarceration in Aotearoa New Zealand)
저자 Tracey McIntosh와 Bartek Goldmann는 뉴질랜드의 현 사법시스템하에서 가난한 자, 특히 마오리, 들이 어떻게 범죄자화 되는지를 보여주면서 대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 뉴질랜드의 도시와 대도시 전원 (The Urban(e) and the Metro-rural in Aotearoa)
저자 Peter J. Howland는 뉴질랜드에서 도시와 시골 간 경계의 변화에 주목하면서 최근에 등장하는 ‘대도시 전원’(metro-rural)을 예로 든다. 또한, 도심의 gentrification (구도심 빈민가의 고급주택지화)과 같은 사회적 변화도 언급한다.
- 클린 그린 뉴질랜드? (Clean, Green Aotearoa New Zealand?)
뉴질랜드의 ‘clean,green’ 캐치프레이즈는 신화적 명제임을 저자 Corrina Tucker는 밝힌다. 그녀는 주범으로 red meat과 같은 먹거리 생산과 소비를 지목한다.
맺음말
이 글도 책 편저자 Avril Bell의 서문을 기반으로 했다. 여러 논문 중 개인적으로 관심분야가 아닌 영역도 있으나 이 시점에서 뉴질랜드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할 필요를 느껴서 모든 논문에 대한 번역을 시도한다. 프로젝트가 끝날 시점에서 본인도 또 이 글을 읽었을 독자들도 최근 뉴질랜드 사회에 대해 전반적인 사회학적 이해도가 높아져 있기를 기대해 본다. 원문의 내용에 손상이 가지 않고 똑바로 의미 전달이 되는 번역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전문 번역의 경험이 없고 한국어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는 관계로 한국어 띄어쓰기 및 적정한 어휘 구사 등의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애초 블로그의 목적이 새로운 것에 대한 배움임을 상기하면서 번역을 통해 좀 더 완벽한 내용 이해가 이루어질 수 있다면 이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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