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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머리말
아래 글은 Gregory Smulewicz-Zucker and Michael J. Thompson가 편집한 An Inheritance for Our Times: Principles and Politics of Democratic Socialism (우리 시대의 유산: 민주사회주의의 원칙과 정치학)이라는 신간에 대한 서평이다. 이 블로그에서 지속적으로 탐구하는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이후의 세계에 대한 대안으로 어쩌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사회 정치 제도로서 ‘민주사회주의’에 대한 개관을 보여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각 챕터의 저자들은 민주사회주의의 여러 측면과 주제들을 각자의 관점에서 접근했다. 아직 책 자체는 읽지 못했지만 서평도 민주사회주의에 대해 나름 의미 있는 개략 이해를 돕기에 번역한다. 그리고 이 글에서 참고, 인용된 다른 글들도 독서를 하면서 번역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아티클은 번역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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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주의는 살아있는 정치적 전통이다(Democratic Socialism Is a Living Political Tradition)
BY
민주사회주의는 자본 장악력의 약화, 노동계급 권력의 강화, 권위주의에 대한 반대와 민주주의의 확장, 그리고 우리 경제와 사회를 사적 이익 추구로부터 사회적 필요의 충족으로 전환시킬 필요를 강조하는 살아있는 정치적 전통이다. 따라서 논의하고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비전이다.
2019년 6월에 버니 샌더스는 조지 워싱턴 대학에서 민주사회주의에 대한 그의 비전에 대해 강연했다. 샌더스에게 민주사회주의는 “연민(compassion), 정의 그리고 사랑”을 향한 “더 높은 길(higher path)”이자 현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거부당한 새 정치적 경제적 권리와 자유를 찾기 위한 조직된 노동자의 “정치적 혁명”을 의미한다.
또 그는 이 여정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들도 열거했다: 월가의 탐욕; 보편적 의료혜택을 반대하는 보험과 제약 회사; 우리의 생태적 재앙을 가속화하는 기업농과 화석연료 사업자들; 그리고 이들을 뒤에서 지지하는 군산복합체.
샌더스의 두 번에 걸친 대권 도전은 바로 이 조건들을 정확히 상기시킨다. 이 캠페인을 통해 샌더스는 그 어느 때보다 더 폭넓게 대중에게 민주사회주의의 개념을 알렸다. 2015년과 2020년의 캠페인 이전에 민주사회주의의 깊은 의미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제는 실시간으로 바뀌고 있다. 샌더스가 경선을 포기한 지금 미국 민주 사회주의자(DSA:Democratic Socialists of America)의 회원 수는 7만 명을 넘었는데 이 숫자는 이는 최소 2차 대전 이후 최고를 기록하면서 민주사회주의의 원칙과 궁극적 목적에 대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이 책의 각 챕터는 과거 그리고 현재, 무엇이 민주사회주의를 구별되는 정치적 입장으로 만드는 가에 대한 고찰이다. 이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민주사회주의는 체계적 정치 철학이기보다는 살아있는 정치적 전통이다 - 지적 유산 그리고 막시즘에 대한 권위주의적 해석에 대한 반대, 냉전의 영향 그리고 뉴 레프트의 유산과 같은 시대적 상황에 의해 정의될 수 있다. 역사적 유산은 민주사회주의를 그 비교 대상인 자유주의와 공산주의와 구별되게 만드는 한편 이들과 사상 조류 측면에서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결과 미국 정치적 전통으로서 민주사회주의의 경계는 리버럴 사상과 사회주의 사상 모두를 포괄하면서 투과적 성격을 띠게 되었다. 예를 들어, 샌더스는 그의 2019년 연설에서 루스벨트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면서 민주 사회주의자들이 어떻게 전통적으로 뉴딜 정책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는지 보여준다. 유례없는 자본주의 위기로 촉발된 뉴딜 정책은 자유진보적 개혁주의와 전투적 노동계급의 새로운 결탁으로 가능했다 - 비록 그 성과는 불완전했고 1970년대의 위기에 따른 변화에 의해 결국 미완성으로 끝났지만.
민주사회주의의 전통은 또 급진적 사상 조류로부터도 영향을 받았다- 19세기와 20세기 초의 다양한 사회주의와 노동자 공화주의 운동, Eugene Debs의 사회주의당, Popular Front 기간의 미국 공산당, 1960년 대의 뉴 레프트, 그리고 1990년 대와 2000년 대의 반전 그리고 반세계화 운동 등. 이런 운동들은 미국 정치적 삶의 반복되는 구성 부분들이다.
21세기 들어 미국 대중들의 의식으로부터 사회주의가 사라지게 된 원인들 - 정당 재편성, 인종 간 분열, 반공산주의 억압 그리고 냉전 - 로 거론되었던 것들은 단순하게 미국에서는 사회주의가 버티기 힘들다는 상식으로 대체되었다. 따라서 오늘날의 민주사회주의의 부활은 재건하려는 과거와 항상 불확실한 미래 사이에 놓여있다.
사회주의의 지평(horizon)
이 책의 대부분 저자들은 민주사회주의의 영감적 본질이 냉전의 영향 아래 공산주의와 유럽 사회민주주의라는 두 평행선을 탐험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것으로 이해한다. 이들은 민주사회주의가 소비에트 모델을 착취적이고 억압적 국가에 의한 지배 형식이기 때문에 거부하는 것을 강조한다. 한편 일부 저자는 자본주의와 복지국가 사이에 상호 혜택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대부분 민주 사회주의자는 이 모델을 뛰어넘고자 한다.
그 이유는 사회민주주의(social-democratic) 정책들이 시장의 변덕스러움으로부터 노동자를 일부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하겠지만 사회민주주의 정부들은 역사적으로 자본주의의 구조적 압력을 깨뜨릴 수도 그럴 의지도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날 ‘사회민주주의(social democracy)’와 ‘민주사회주의(democratic socialism)’의 구분은 과연 사회주의 사회로 이전할 목표를 가지고 자본의 구조적 권력을 약화시키는지 여부로 판단될 수 있을 것이다.
민주 사회주의자들 중 전후 유럽의 상대적으로 너그러운 복지국가가 특정 역사적 상황 - 전후 경제 활황, 높은 노조 결성률 그리고 자본이동의 제한 - 이 자본가 계급으로 하여금 그 체제를 받아들이게 만들었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본주의 사회관계는 최악의 상황을 완화코자 의도된 이 정치 제도들을 허물어 트릴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목표는 전후 질서의 찬란한 30년(Glorious Thirty Years)으로 시계를 되돌리려는 것이 아니라 복지국가에 연계된 사회적 권리의 확대를 집단 소유와 통제를 중심으로 조직된 사회로 이전하는 보다 야심 찬 프로젝트에 어떻게 융합시킬 수 있느냐는 전략적 사고다.
거의 모든 저자들은 자본주의를 비인간적이고 지배의 계층적 시스템을 창조하는 내재적으로 반민주적인 시스템으로 이해한다. 민주사회주의는 자본주의 가치 생산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난 새로운 형식의 노동과 인간관계로의 이전이라는 비전과 함께 작동해야만 한다. 이와 같이 더 나은 원칙 하에 조직되는 사회의 ‘가능성’ - 만약 역사적 ‘필연성’이 아니라면 - 에 대한 인지는 오늘날 민주사회주의의 시작점이다.
자본주의의 이익 동기 대신 민주사회주의는 연대, 탈 지배 그리고 협조적 상호의존과 같은 가치에 기초한 새로운 제도와 사회관계를 꿈꾼다. 이 비전은 19세기 사회주의자와 사회민주주의 노동계급 운동의 공화주의자 이상을 반영한다. 또한 이 비전은 공화주의 유산의 다른 주요 발자취 중 하나인 무정부주의와 중요한 방식으로 그 길을 달리한다.
이 두 전통의 주 차이점은 무정부주의자들이 전통적으로 국가의 대의민주주의 제도에 편입되길 꺼려하고 대신 집단적 삶의 자율적 공간을 설립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민주 사회주의자들은 국가에 대해 보다 모호한 태도를 취하면서 선거와 입법 활동을 의미 있는 단기적 개혁과 노동계급 권력의 창조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본다.
동시에 오늘날의 민주 사회주의자들은 갈수록 선거에의 참여를 독자적 노동계급 권력의 창조를 목표로 하는 폭넓은 정치적 전략의 한 측면으로만 이해한다.
투표는 가장 소극적이고, 사적이며 개인화된 형식의 대중 참여인데 특히 다수결 제도와 비공식적 자본주의 권력으로 위축된 대의제도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국가와 사회관계의 민주화 관련 민주 사회주의자들은 대신 민주주의를 자치권(autonomy), 자주적 조직 결성(self-organization) 그리고 사회관계 전반에 걸친 평등이라는 해방적 이해를 한다. 민주사회주의가 뉴 레프트의 뿌리를 가지고 있는 덕분에 다양한 사회운동과 자주적 조직을 통해 선거 활동을 뛰어넘는 정치 모드에서 민주사회주의를 건설할 수 있게 한다.
일부 저자는 노동자가 소유하고 통제하는 협동조합에 기초한 시장사회주의 경제의 가능성을 거론하고 다른 저자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사회주의 교육에서 어떻게 “실천 속 이론(theory-in-practice)”의 형식이 될 수 있는지 탐구한다. 또 다른 저자는 자본과 경찰의 놀이터가 되어버린 신자유주의 도시를 민주사회주의가 공동체와 연대의 새로운 경험을 위한 도시 공간으로서 변모시키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경제민주주의(Economic Democracy)
민주사회주의는 경제민주주의에 개념에 기반을 둔다. 경제민주주의는 노동자와 그들의 공동체에 사회적 부의 생산과 분배를 통제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사회적 부를 다시 사회에 재투자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자치 조직의 ‘바텀 업’ 노력의 일부는 역사적으로 경제민주주의를 완성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국가를 통한 생산과 투자의 계획 및 조정과 긴장 관계를 형성한다.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로 각 저자들 간 경제조직 문제와 관련 명백한 의견 차이를 보인다.
일부 저자는 경제민주주의의 단초를 현대 자본주의 질서 내에서 찾는다. 이들에 의하면 노동협동조합, 과학 기술 노동에 대한 공적자금 지원, 출처가 공개된 프로젝트 간 무료 협업 그리고 지난 세대부터 내려온 집단적 사회적 지식 같은 사회주의적 관행 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 또 다른 저자는 필요 우선순위에 기초한 사회적 프로젝트를 위한 신용을 배정하는 적절한 분권화된 사회주의 금융시스템의 가능성에 대해 거론한다.
많은 저자들이 참여형 예산과 노동협동조합 같은 분권화된 방식들을 선호하는데 반해 다른 일부는 생태 위기의 극복과 시장사회주의 시스템 하에서도 협동조합이 직면하게 될 불가피한 경쟁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가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들 간의 이런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 경제의 궁극적 목적은 생산의 목적이 사적 이익 추구가 아닌 사회적 필요의 충족으로 그 중심이 이전되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이것은 어떻게 노동과정이 조직되어야 하는지 뿐만 아니라 어떻게 노동과 레저 간 우리의 시간을 나눠야 하는지에 대한 급진적 변화를 요구한다.
민주사회주의의 전망에 내재된 본질적인 것은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들과 노동의 진정한 사회적 형식의 연계에 기반한 사회다. 자본주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사회적 재생산 노동은 심각하게 남녀 편향적이고 인종화됨에 따라 케어 워커에 대한 추가 노동을 필요로 한다. 이런 면에서 노동시간 축소에 대한 요구와 레저에 대한 요구는 다인종 반자본주의 투쟁을 하나로 묶을 수 있으며 비 개혁주의자의 개혁으로 노동계급에 진일보된 조직 능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1982년 미국 민주사회주의(DSA) 결성 이래 미국에서 민주사회주의는 뉴딜 복지국가와 뉴 레프트를 종식시킴으로써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미국의 민주사회주의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을 “실제로 존재하는 사회주의”의 증발과 신자유주의와 신보수주의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겪어야 했다. 오늘날 민주사회주의의 부활은 그 충격이 몇 세대 이후까지 이어질 사회적, 경제적, 생태적 그리고 정치적 위기 고조의 한가운데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풍부하고 다양한 사고를 한 군데 모음으로써 ‘우리 시대의 유산’은 민주 사회주의자들이 이런 도전들을 생각하게 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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