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역사, 인간 그리고 뉴질랜드

뉴질랜드 이야기

현 정부는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있다( Politicians making inequality worse)

김 무인 2020. 8. 28. 20:15

 

**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께 안내드립니다.  더 나은 교열과 가시성/가독성을 위해 같은 제목/내용의 '네이버 포스트(링크)' 를 권장합니다.

 

 

역자 머리말

 

이전 포스트에서도 몇 번 소개한 바 있는 정치평론가 Bryce Edwards의 정치 뉴스 요약 'Political Roundup'의 8월 27일 자를 번역 소개한다. 이번 라운드업은 불평등과 빈곤에 관한 주제인데 나를 포함해서 많은 한국 교민은 체감적으로 뉴질랜드의 빈곤을 느끼기 힘들 수도 있다. 그중 한 이유는 대부분의 교민들이 실제 빈곤 상태에 있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고 또 빈곤 지역에 거주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오클랜드 남쪽의 일부 지역을 가 보면 대낮에 공중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동네에 선뜻 진입하기 꺼려질 정도의  동네가 있다. 또 이 곳에 사는 이들의 생활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훨씬 열악하다는 것을 간헐적 직간접적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 

 

내가 이민 올 때 그리고 다른 절대다수의 교민들이 이민 온 때는 뉴질랜드에 이미 신자유주의의 풍조가 깊숙이 자리 잡은 1990년대 이후 였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신자유주의 때문에 아시안에 대한 이민 문호가 열려 우리가 현재 이 곳에 있을 수도 있었지만 우리에게 오클랜드 남쪽으로 상징되는 빈부 격차와 빈곤의 문제는 뉴질랜드에 그렇지 않은 시절이 있었긴 했나?라는 질문을 던질 만큼 당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사회의 한 모습처럼 다가온다. 지역적으로 인종(에스닉) 적으로 편 가르기가 명확히 되는 것처럼 보이는 뉴질랜드의 사회 경제적 불평등 그리고 그 대표적 폐해인 빈곤의 문제를  집권 3년 차 우리의 '친절한' 제신다 아던씨는 전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해결할 능력도 또 그럴 의지도 없다고 많은 commentator들은 지적한다.

 

=========================

 

현 정부는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있다( Politicians making inequality worse)

 

Bryce Edwards, August 27, 2020

 

불평등과 빈곤은 이번 선거 유세에서 립서비스로만 거론될 뿐 잊힌 주제인 듯하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부자와 가난한 자들 간 간극을 더 넓히는 정책들에 대한 결정들이 내려지고 있다. 

 

Newsroom의 Bernard Hickey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와 경제 위기를 대처하기 위해 현 정부가 어떤 정책들을 선택했는지 잘 요약했다: “이번 정부의 코로나바이러스 대책은 부동산 소유주들에 대한 구제 금융, 은행 지원, 활력 없는 소규모 비즈니스에 대한 지원, 고임금 실업자에 대한 실업수당 지급을 통한 대기업과 중산층에 대한 대규모 보조금과 대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5백만 명의 팀(team of 5 million)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

 

Hickey는 이번 정부는 부자에게 유리하고 가난한 자에게는 불리한 정책을 선택함으로써 불평들 간격을 더욱 넓혔다고 주장한다: “노동당 주도의 이번 정부는 아무런 사전 논의 없이 뉴질랜드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부자들에게 현금과 금융 지원을 단행했다. 반면 대부분 노동당에 투표했던 렌트 세입자, 실업자, 학생, 이민자 그리고 웍킹 푸어에게는 아무런 혜택을 주지 않았다”  – see: NZ’s ‘K’ shaped Covid-19 recovery.

 

출처: https://www.newsroom.co.nz/nzs-k-shaped-covid-19-recovery

 

다른 한편, 이번 정부는 “호주나 미국 같은 다른 나라들처럼 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그리고 폭넓게 현금을 지급하지 않고 대신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즉 세입자들, 실업자들과 워킹 푸어들은 중앙은행이 찍어내고 재무부가 뿌린 수백억 달러를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또 다른 한편, 이번 정부는 기업 종업원 임금 보조 정책을 통해 부자들을 케어했으며 또한 “독립적 중앙은행으로 하여금 모기지 금리를 낮추고 자산 가치를 상승시킴으로써 부동산 소유자로 하여금 더 소비하고 투자하게 하였다.” 이로 인해 자산 가격은 상승했다.

 

주택 관련해서 “CoreLogic House Price Index에 의하면 3월 말과 7월 말 사이에 주택 가격은 실제로 3.7% 상승했다. 이는 뉴질랜드 주택 가치에 $450억을 더한 것으로써 이로써 뉴질랜드 주택 가치는 사상 최고인 $1,272조에 이르렀다.”

 

오클랜드 Grey Lynn에 있는 이 주택은 지난 2월과 7월 사이에 50만 불이 올라  현재 4백만 불을 호가하고 있다. 이 주택은 2007년 8월에 150만불에 거래되었었다.  Photo: Lynn Grieveson

 

Hickey는 또 주택 불평등 관련하여 이번 정부는 가치  붕괴를 막기 위해 주택시장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선택했다고 주장한다 – see: Our housing market is too big to fail (paywalled). 그에 의하면 이번 정부는 부유한 부동산 소유자들이 격앙할까 봐 “대규모 스테이트 하우스 건축”을 실행하지도 캐피털 게인 택스(Capital gain tax)를 도입하지 못했다고 믿는다.

 

대신, 중앙은행이 이 주택 문제를 떠맡게 된다: “지난번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중앙은행은 은행에게 비상 대출을 연장해 주었으며 금융시스템과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이자율을 대폭 삭감했다. 이에 따라 거의 자동적으로 주택 가치는 상승했고 주택 구매자는 돈을 더 빌려야 했고 렌트 부동산 투자자는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고 퀸스타운을 제외하곤 거의 전 지역에서 렌트 가격이 상승했다.” 중앙은행 자체 보고서에도 밝혔듯이 그들의 현금 발행 계획은 “향후 또 다른 20-30%의 주택 가격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

 

이와 유사하게 반불평등 압력 그룹 Closing The Gaps는 이 양적완화의 영향으로 불평등이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종업원 임금 보조는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면에서 중립적이고 약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양적 완화는 불평등을 악화시킨다 … 시중 은행들은 뉴질랜드 국민들에게 돈을 빌려주라고 중앙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받지만 이 돈의 대부분 이미 부자인 사람들에게 간다” – see: Government Covid-19 recovery policy good but…

 

출처: https://www.newsroom.co.nz/nzs-k-shaped-covid-19-recovery

 

이 그룹에 의하면 이 양적 완화는 부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자산 가치를 상승시키고 이 정부는 이 양적 완화를 필요로 하는 이들의 손에 계속 돈을 쥐어 주고 있다: “ 은행은 부자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 돈은 부동산 시장과 주식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이 시장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지만 이는 (실물) 경제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이처럼 양적 완화를 통해 자본 시장을 왜곡되게 부양하는 대신 저소득 그리고 중간소득 가구를 중심으로 하는 각 가구에 직접 이 돈을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업원 임금 보조와 복지의 일부 증가는 도움은 되지만 충분치 않다. 각 가정에 대한 직접 보조금이 훨씬 나은 선택이다.”

 

많은 뉴질랜더들이 이에 공감한다. Market 서베이 회사 Ipsos NZ는 시민을 상대로 무엇이 가장 중요한 정치적 이슈인지를 조사했었다. 그 결과: “2020년 뉴질랜더가 뽑은 톱 이슈 3가지는 경제, 실업 그리고 주택 문제였다. 헬스케어/병원 그리고 빈곤/불평등 이슈가 그 뒤를 이었다” – see: Economy and unemployment sky-rocket as top two issues – Ipsos NZ.

 

흥미롭게도 24%의 뉴질랜더는 빈곤과 불평등을 가장 톱 이슈로 꼽았는데 호주의 14%와 대조된다. 호주의 중도 우파 Scott Morrison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 위기 기간 불평등 대처 관련하여 뉴질랜드 정부보다 훨씬 많은 것을 이루었다. 이 결론은 복지 연구 조사관 Michael Fletcher에 의해 6월에 내려진 것이다 – see: Kindness doesn’t begin at home: Jacinda Ardern’s support for beneficiaries lags well behind Australia’s.

 

제신다 아던과 스코트 모리슨: 중도 좌파 대 중도 우파, 하지만 누가 진정 옳은가?    Bianca de Marchi/AAP

 

Fletcher는 호주에서 이루어진 보다 관대한 복지 정책에 주목한다: “Morrison 정부는 모든 기존 그리고 새로운 복지 수령자들에게 주당 A$225을 추가 지급하는 일시적 코로나바이러스 보조금 제도를 도입했다. 이 보조금은 4월 말부터 6개월 간 시행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뉴질랜드 정부는 복지 수준은 현 상태를 유지한 채 실직한 사람에게만 복지 금액을 두 배로 늘렸을 뿐이다. Fletcher는 전임 호주 노동당 정부는 불공평에 대해 무덤 속에서 탄식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좌파 블로거들 역시 코로나바이러스 기간 노동당의 정책에 대해 매우 불만족스럽게 생각한다 -  No Right Turn은 직설적으로 불만을 토로한다:  Labour doesn’t care about the already poor.

 

불평등에 대한 현 노동당의 접근에 대한 그의 분석은 다음과 같다: “이 정부는 입으로는 ‘kindness’와 ‘wellbeing’을 얘기하지만 다른 방도가 없을 때 그들은 기존의 불평등에 만족하고, 심지어 불평등이 악화되어도 만족하며 Roger Douglas와 Ruth Richardson이 만들어 낸 최하위 계급(underclass)에도 불만이 없으며 현 상태와 모든 불공정함에도 침묵한다. 왜냐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뭔가를 한다는 것은 곧 그들의 연봉에 혹은 그들의 부동산 소유 목록 혹은 패밀리 트러스트에 보다 많은 세금을 부과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간단히 그들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뉴질랜드에서 빈곤의 심각성은 다른 선진국에서는 이미 근절된 류마티스성 열(rheumatic fever)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에 발견될 수 있다. 저널리스트  Virginia Fallon에 따르면 “현 정부를 포함해 그 간 모든 정부는 이 질병을 퇴치하는데 실패했다 – see her report this week: We have totally failed’: Rheumatic fever: The Third World disease entrenched in New Zealand.

 

류마티스성 열(Rheumatic fever)은 에스닉 그룹간 불평등 차원에서 가장 불평등한 질병이다. 

 

이번 주 뉴스는 뉴질랜더의 평균 소득이 처음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 see RNZ’s Median weekly income falls 7.6% to $650. 이 뉴스에 따르면 “일하지 못해 소득이 없는 유급 노동자의 가파른 증가”가 있었다.

 

올해 처음으로 평균 소득이 하락했다. 

 

놀랍지 않게 자선단체는 자선 수요에 대한 현저한 증가를 보고하고 있다  – see: Demand for Auckland City Mission food parcels increases by 175 per cent. City Mission의 Chris Farrelly는 빈곤의 영향에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의사 방문, 버스 요금, 전기 요금 혹은 자녀들을 위한 식량 사이에서 고민하는 가정의 경우 음식은 그 어느 때보다 (필수 항목이 아니라) 임의  항목(discretionary item)이 된다.”

 

같은 기간, 노동자를 해고하고 법인세를 내지 않은 곳을 포함해 기업들은 종업원 임금보조금(wage subsidy) 명목으로 정부로부터 130억 달러를 보조받았다 – see Nita Blake-Persen’s $2b in wage subsidies for businesses that have not paid company tax.

 

Photo:  123RF

 

물론 불평등과 빈곤의 문제는 단순히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로 치환될 수 없다. 지난번 선거에서 노동당, 녹색당 그리고 뉴질랜드 제일당은 모두 지난 9년간 국민당의 집권 기간 가난한 자와 노동자를 여러 방식으로 더욱 나쁘게 만들었다고 지적한 바 있었다.

 

그렇다면 이 세 정당은 집권한 지난 3년간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었는가? 상황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신호들이 있다. 현 정부는 경제를 변혁시키지도 않아도 부의 의미 있는 재분배도 이루지 못했다.

 

이 상황은 지난 2월 변화가 거의 없는 것을 보여주는 공식 경제 통계 발표에서도 드러났다. 금융 저널리스트 Brian Fallow는 그 세부 사항을 다음과 같이 전한다: “이번 주 발표된 가구당 소득과 주택 비용은 현 정부와 야당 모두를 불편하게 만든다. 중도좌파 현 정부는 2019년 6월 말 기준 - 집권 기준 첫 만 1년 - 소득 불평등에 대해 어떤 변화도 이끌어내지 못한 것에 대해 만족할 수 없어야 할 것이다. 불평등의 평균 지표인 Geni계수 33.9는 지난 9년간 국민당 시절만큼 나쁘고 글로벌 금융위기 전보다 더 나쁜 것이다” – see: Numbers show Government hasn’t moved the dial on income inequality at all (paywalled).

 

Fallow는 이와 관련 주목할 만한 발언을 한다;” 현 정부도 현 야당도 이 상황을 바꿀 어떤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변화를 위한 어떤 진정한 정치적 지도력이 있는지 불확실하다. 작년 말 Otage Daily Times의 저널리스트 Bruce Munro는 불평등의 정치 경제학에 대한 심도 있는 글을 쓴 바 있다 – see: Lines that divide: A Dunedin paper road separates two worlds. 이 글에서 그는  변화는 커다란 위기 혹은 격변(upheaval)이 있을 때만 찾아온다는 오타고 대학교 Peter Crampton 교수의 말을 인용한다: “현재와 같은 부의 집중과 공고화된 권력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서는 대공황 혹은 전쟁 혹은 혁명 혹은 그 무엇이 되었든 재앙적 도전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할지 모른다.”

 

하지만 2020년 이 격변의 순간에도 불평등과 빈곤의 이슈는 어디에서도 정치적 어젠다가 되지 않는 듯하다. 사실, 현실은 퇴보하는 것처럼 보인다.

 

물질적 곤경을 겪는 가구에서 자라는 아동의 비율, 2013-18.

 

마지막으로 그녀의 경험과 관찰에 기초한  “뉴질랜드 아동 빈곤의 진면목과 변화를 위한 정치적 행로의 필요”를 역설한 소아과 의사 Renee Liang의 심층 있는 에세이는 읽어 볼 가치가 있다 – see: Why poverty in New Zealand is everyone’s conce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