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역사, 인간 그리고 뉴질랜드

세상 이야기

YouTube 이야기

김 무인 2020. 2. 2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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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유튜브는 타임스지가 뽑은 2006년 최고의 발명품이자 한국 교육부와 한국 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2019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 유튜버는 초등학생 희망직업에서 운동선수와 교사에 이어 의사를 제치고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유튜버는 이제 아마추어들의 vlogging을 통한 여가 활용을 떠나 하나의 풀타임 자영업 영역이 되면서 갈수록 많은 사람이 이 ‘좋아요 경제(like economy)’에 기꺼이 뛰어들 생각을 하고 있다.  

 

 심지어 유튜브 등장 이전부터 존재해오면서 경쟁 관계를 형성해 온 기존 텔레비젼 방송 같은 주류 미디어도 자신들의 웹사이트를 통해 자신들의 콘텐츠를 판매/제공하던 전략을 포기하고 경쟁업체라 할 수 있는 유튜브의 우월적 지위를 인정하고 그 플랫폼을 오히려 적극 이용하여 수입 다변화를 위한 방편으로 삼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텔레비젼 방송국들은 자신들이 과거 제작했던 콘텐츠를 유튜브에 올림으로써 이전에 기대할 수 없었던 추가 수익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YouTube를 만든 사람들 그리고 이끄는 사람들

 

유튜브는 우리에게도 결제 수단으로 잘 알려진 PayPal에서 근무했던 세 명의 직원인 Chad Hurley, Jawed Karim 그리고 Steve Chen에 의해 만들어져 2005년 2월부터 서비스를 제공했다가 다음 해인 2006년 11월 Google에 인수된다. 즉 구글의 계열사인 셈이다. 

 

유튜브 최초로 업로드 된 비디오 클립은 바로 이 창업자 중 한 명인 Jawed Karim이 2005년 4월 24일 올린 ‘동물원에서의 나(Me at the zoo)’로 지금도 사람들이 성지 순례하듯 들여다 보곤한다. 2020년 2월 18일 현재 8천5백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창업자의 최초 비디오 클립에 싫어요를 누른 사람의 심리가 궁금하다. 

  

또 이들 중 Steven Chen은 대만 출신으로 8살 때 미국에 이민 간 1.7세대 정도 되는 친구인데 2009년 구글의 한국 담당 마케팅 매니저인 박지현 씨와 결혼했고 한국에도 온 적 있는 친구이다.  돈도 많고 집도 차도 좋고 가정도 행복해 보이고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유튜브의 현재 CEO는 Susan Wojcicki으로 2014년 2월부터 지금까지 약 1,100명의 직원이 일하는 것으로 알려진 실리콘 밸리에 있는 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캘리포니아 San Bruno에 있는 유튜브 본사는 2018년 총기 난사 사고로 세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Susan Wojcicki의 이름을 처음 지면으로 접했을 때 그녀의 성을 어떻게 발음해야 할 지 몰라 어려움을 겪었는데 Susan도 자기의 폴란드 성이 많은 사람에게 발음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듯이 친절하게 자기 surname 발음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녀가 이끌고 있는 유튜브의 오늘날 세계적 영향력과  전 세계 자발적 수천만 유튜버들과 십수 억에 달하는 가입자 수를 가진 공룡 IT 기업의 수장이란 상상 속 이미지와는 달리 옆집 아줌마처럼 수더분하게 생긴 여성이다.  

 

 

YouTube의 현재

 

  • 인터넷 트래픽 조사 업체 Alexa에 의하면 2018년 8월 기준 유튜브는 모회사 구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기 많은 웹사이트이다.
  • 2019년 5월 기준, 유튜브에는 매분 500시간 분량의 새로운 콘텐츠가 업로드 되고 있다. 
  • 2017년 2월 기준, 매일 10억 시간에 해당하는 비디오가 시청 되고 있다.
  • 2016년 기준, 약 40억 개의 비디오가 올려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 2016년 기준, 톱 3%의 비디오가 전체 조회 수의 85%를 차지한다.
  • 2016년 기준, 업로드 된 비디오의 절반은 조회수 89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 2010년 이후, 새로 만들어진 채널 대부분은 Peoples and Blogs 카테고리로 2016년 현재 75%에 근접하고 있다.
  • 2020년 2월 발표로는 유튜브는 2019년 150억 불(미화)의 광고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구글 매출의 10%에 해당하며 Facebook 광고 매출의 1/5에 근접한다.  
  • 2016년 CEO인 Susan Wojcicki가 유튜브는 아직 ‘투자단계(investment stage)’라고 밝힘으로써 매출의 향상에도 아직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 2018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매월 18억 명의 가입자가 비디오를 시청한다. Facebook은 약 22억 명의 가입자가 매월 이용을 한다. 하지만 가입자 증가 비율은 유튜브가 페이스북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 이들 18억 명이 구글 매출(revenue) 150억 불을 가져다주었으므로 가입자당 $8.33의 매출이 발생한 셈인데 이는 콘텐츠 광고 수입에서 유튜브가 45%를 그리고 제작자 유튜버가 55%를 가져감을 고려할 때 가입자당 매출은 실제 $18.51인 셈인데 이는 Facebook의 $21.15보다는 낮다. 
  • 2006년 11월 구글이 유튜브를 16억 5천만 달러(미화)에 샀는데 한 자료에 의하면 2017년 기준, 최소 750억 달러(미화)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다른 기관에 따르면 만약 유튜브가 독자적 회사라면 3천억 달러(미화)의 기업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이 평가는 2019년 10월에 나왔는데 2019년 매출을 300억 불로 가정했을 경우이므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
  • 여러 변수를 고려한 결과 대략 900억 달러에서 1천 5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유튜브로 돈도 벌고 유명해질 수 있을까?

 

2018년 2월의 관련 규정 개정으로 유튜브를 통해 돈을 벌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기본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1년 기준 4,000시간의 채널 시청 시간과 1,000명의 구독자를 가질 것. 즉 1천 명의 구독자가 1년 동안 한 채널을 4시간 이상 보면 된다.  유튜브가 콘텐츠 제작자(content creators)인 유튜버(YouTuber)에게 콘텐츠 제작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자신들의 돈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기존의 신문이나 방송 같은 주류 미디어와 마찬가지로 콘텐츠 재생 시에 같이 재생되는 광고의 수입을 유튜브가 자신들의 몫 45%를 빼고 나머지 55%를 유튜버에게 제공하는 형식이다. 그런데 이 광고 수입은 콘텐츠 재생이 어느 지역에서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한국은 광고 조회당 1원의 수익이 발생하는 반면 일본은 3원 그리고 미국은 6,7원의 수익이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YouTube의 발표에 의하면 2018년 현재, 대부분의 유튜버들은 1년에 US $100 이상을 벌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90%는 한 달에 US $2.50도 벌지 못하고 있다.

 

참고로 2019년 기준, 전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유튜버들로 알려진 채널은 아래와 같다.(US$)

 

  1. Ryan's World — $22 million
  1. Jake Paul – $21.5 million
  2. Dude Perfect – $20 million
  3. Daniel Middleton (DanTDM) - $18.5 million
  4. Jeffree Star - $18 million
  5. Mark Fischbach (Markiplier) - $17.5 million
  6. Evan Fong (VanossGaming) - $17 million
  7. Sean McLoughlin (Jacksepticeye) - $16 million
  8. Felix Kjellberg (PewDiePie) - $15.5 million
  9. Logan Paul - $14.5 million

 

유튜버들이 돈을 버는 과정에서 중개업체인 MCNs(multi channel networks)는 중요한 존재로 떠오른다. MCNs는 ‘다양한 유튜브 채널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이들에게 시청자 개발, 콘텐츠 제작, 제작자 협업, 디지털 권리 보호, 수익화 그리고/혹은 영업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3의 단체이다’. 유튜버들은 그들의 비디오 제작 활동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비즈니스가 되기 위해서는 MCNs의 활용이 거의 필수적임을 깨닫고 있다. 특히 이들 MCNs가 유튜버들을 유혹하기 위해 사용하는 치명적인 무기는 바로 유튜브 알고리듬의 ‘불가사의함 (mysteriousness)’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려주어 유튜버의 채널이 이른 시일 내에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약속이다. 쉽게 말해 금맥을 알려 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유튜브 제작 활동을 통한 수익의 창출 여부는  소속된 공동체 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과 직접 관계가 되므로 여전히 불확실성을 띠고 있다.    

 

유튜브는 돈을 버는 수단이 될 수 있음과 동시에 다른 소셜 미디어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기업가화(entrepreneurialisation of self)’를 통해 ‘미니 연예인(micro-celebrities)’ - 온라인상의 틈새시장 공동체 구성원들에 의해 인정받음으로써 연예인적 지위를 획득한 사람 - 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연예인화(celebritization)’ 과정은 유튜브에 자신 채널의 노출 정도를 보여주는 랭킹을 통해 정치,패션,스포츠 혹은 저널리즘 같은 사회적 영역에서  사회적 경제적 캐피탈을 축적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소수민족 혹은 비영어권의 대안 미디어?

 

2019년 2월 19일 현재, 가장 많은 구독자를 가진 채널은 T-Series인데 약 1억 2천9백만의 구독자를 가진 인도의 음악 영화를 다루는 채널이다. 구독자 순으로 최상위 20개 채널의 주 언어 구성은 영어가 11개, Hindi(인도)어가 4개, 포르투갈어가 2개, 스페인어가 2개, 러시아어 1개이다. 또 이 중에는 비록 영어가 전달 수단이긴 하지만 미국이 아닌 지역에서 운영되는 채널이 있다. 예를 들어 구독자 4천7백만이 넘는 Kids Diana Show는 우크라이나 소녀가 부모와 함께 운영하는 채널이다. 

 

또 미국에 근거지를 두고 영어를 사용하지만, 그 운영자가 비 백인인 경우도 많다. 가령 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채널로 알려진 Ryan은 올해 아홉 살이 되는 미국 어린이로서 그의 아버지는 일본 사람이고 엄마는 베트남 출신이다. 2020년 현재 채널 구독자 수가 2천4백만을 넘었으며 아래 비디오는 19억 7천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기존의 서구, 뉴질랜드 포함, 의 주류 미디어는 시청자이자  소비자의 주 계층이 백인들인 점과 백인들이 미디어 업계의 패권을 장악한 까닭에 출연자부터 시작해서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백인 시청자들에 초점을 맞추고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주류 미디어로부터 이런 방식으로 소외된 소수민족 시청자들은 자기와 같은 ethnicity 혹은 정체성 공감대를 가지는 유튜버 - 이들은 같은 이민 사회 내에 있을 수도 있지만 모국의 유튜버가 될 수도 있다 - 에 의해 제작된 콘텐츠에 쉽게 감정이입을 하면서 이민사회의 주류 미디어를 외면하고 이 유튜브 콘텐츠를 자신의 정보와 오락의 주 매개체로 선정하기에 이른다.  이런 면에서 유튜브는 주류 미디어의 대안 혹은 섭 미디어(sub-media)로서의 역할을 갈수록 강화해가고 있으며 백인 주류 이민사회에서 소수민족 이민자의 미디어에로의 적극적 참여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여지도 있다. 하지만 기존의 전통적 주류 미디어가 광고 수입 의존이라는 전형적 자본주의 굴레에서 못 벗어나듯이 비 백인을 타겟으로 하는 비 백인 유투버라해도 미디어의 광고 수입 의존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날 수 없기는 매한가지다. 이 미디어의 광고 수입 의존의 역학 관계를 잘 보여주는 것이 유튜브의 경우 알고리듬이다. 



유튜브의 블랙박스, 알고리듬(algorithms)

 

우리가 PC나 랩톱을 통해 유튜브에 접속했을 때  화면 최상단에 뜨는 것이 Recommended (추천 동영상)이고 그 중 하나를 클릭해서 시청하면 오른쪽에 Up next(다음 동영상) 비디오들이 전시된다. 만약 AUTOPLAY(자동재생) 기능을 설정해 놓았다면 한 비디오 클립에 대한 시청이 끝나면 Up next의 최상위에 있으면서 자신의 재생을 기다리는 비디오가 마침내 기회를 잡아 자동으로 재생된다. 이렇듯 자신이 특정 내용의 비디오를 검색해서 봐야겠다는 목적이 없이 유튜브에 접속하더라도 유튜브는 자신만의 ‘알고리듬(algorithms)’를 통해 클릭한 사람에게 시청할만한 동영상을 추천하고 유도한다. 즉 유튜브는 대외적으로는 ‘open platform’을 천명하지만, 이 알고리듬을 통해 어떤 비디오를 클릭하게 할지에 대해 항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런 동영상 추천과정은 일견 시청자의 과거 시청한 동영상 및 구독 채널과 같은 관련  요소들을 종합해서 이루어지는 듯하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구글/유튜브 계정에 sign-in 되었든 sign-out 되었든 유사한, 비록 구체적 동영상은 다르지만, 내용의 콘텐츠가 추천되는 것으로 봐서는 계정의 접속 여부에 관계없이 내 랩톱/피시에 남아있는 흔적으로도 추천 기능이 작동함을 알 수 있다. 

 

유튜브에 의하면 매일 80개의 언어로 2억 개가 넘는 비디오들이 추천되는데 접속자들의 비디오 시청시간의 70%가 이 Recommended (추천 동영상)에 이루어지며 알고리듬 중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유튜브는 방송국(broadcaster)과 달리 플랫폼(platform)이기에 콘텐츠 자체를 만들지는 않지만, 이 알고리듬을 통해 업로드 된 비디오나 채널들을 추천 동영상과 다음 동영상이라는 노출 계단의 상단부에 위치시킬 수도 안 보이는 아래쪽에 위치시킬 수도 있는 생살여탈권에 가까운 영향력을 행사한다. 

 

 

  유튜브의 알고리듬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유튜브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비즈니스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즉 자사 직원들에 의해 대부분 특정 공간에서 생산 활동이 이루어지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전 세계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이 참여하는 오픈된 공간이라는 이유로 이 조직의 상업적 본질을 망각해선 안 된다. 개별 유튜버들은 비디오 콘텐츠라는 상품을 만들어 유튜버에 일단 납품한 후 러닝개런티 형식으로 사후 판매 수익을 챙기는 한편 유튜브는 유튜버들이 만든 비디오 콘텐츠를 이용하여 잠재적 광고 시청자 그룹이라는 상품을 만들어 광고주라는 소비자와 시장에서 만나 이 상품을 어필하여 판매를 하려 한다. 이는 유튜브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모든 소셜미디어에 공통으로 해당한다. 즉 유튜브는 동영상 제작과 공유를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음 카페 같은 비상업적 취미활동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그러하기에 유튜브에게 이 알고리듬은 기업 기밀에 해당하며 ‘블랙박스(black box)’로 남기를 바란다. 알고리듬의 logic이 대외적으로 공표될 경우 open platform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과 보다 많은 광고 시청으로 콘텐츠 제작자와 시청자들을 몰고 가야 하는 상업적 정체성 간의 괴리를 노출하게 되면서 대중의 비판에 직면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유튜브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유튜버들을 겨냥하여 간접적으로 자신들이 지향하는바, 즉 알고리듬의 대략을 우회적으로 노출한다. 그 중 하나가 online Creator Studio인데 이를 통해 유튜브는 편리한 분석 소프트웨어와 기본적 안내를 제공하면서 유튜버들로 하여금 자신의 콘텐츠를 유튜브의 프레임에 맞추어 분석할 수 있도록 한다. 유튜버들은 이 기본적인 분석틀의 활용 외에도 유튜부의 알고리듬에 대한 시의적절하고 깊이 있는 정보를 얻기 위해 각종 저널 구독과 관련 회의에 참석할 필요가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얻어진 최신의 알고리듬 정보에 기반을 두어 유튜버는 이 알고리듬을 만족하게 하기 위한 ‘가시성 노동(visibility labour)’를 수행해야지만 알고리듬으로부터 비노출이라는 징벌을 면할 수 있게 된다.이 과정에서 유튜버가 이해하는 알고리듬과 실제 알고리듬과는 괴리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 유튜버에 의해 상상된 알고리듬에 기반을 둔 유튜버들의 행동은 오히려 유튜버의 실제 알고리듬의 변화를 가져오기도 하는 상호 영향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초대형 슈퍼마켓처럼 널찍한 주차장과 광대한 진열 공간을 마련해 놓고 유튜버로 불리는 상품 공급자들이 세계 각지에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제작한 수많은 상품(비디오 콘텐츠)을 그 진열대에 진열(업로드)한다. 유튜브 소비자(이용자) - 비디오 콘텐츠의 시청자이자 잠재적으로 그 비디오에 끼여 같이 재생되는 상품 광고의 소비자 - 가 그 진열대에 올려진 비디오에 관심을 보이면 유튜브는 그 비디오를 이용자로 하여금 무료로 시청하게 하는 대신 이들로 하여금 이 비디오 시청을 통해 자신들의 상품이 홍보되길 바라는 광고주의 광고를 이  비디오 클립에 끼워 넣음으로써 이 비디오 콘텐츠는 상품화가 완성된다. 비디오 제작의 최초 의도그리고 콘텐츠 자체에 관계 없이 유튜브는 그 콘텐츠가 얼마만큼 광고를 끼워팔기에 적합하냐는 기준에서 콘텐츠를 판단하고 같은 기준에서 recommended와 Up next도 구성한다. 따라서 유튜브는 회사의 이런 상업적 목표에 일치하는 비디오는 recommended와 Up next에서 최상단부에 위치시키고 그렇지 못한 비상업적 장르의 비디오 콘텐츠는 노출 상 불이익을 준다. 특히 2012년 대대적인 알고리듬 변화를 통해 많은 비상업적 채널들은 유튜브에서 시청자들에게 노출되는 기회를 급격하게 잃게 된다. 

 

이 유튜브의 알려지지 않은 알고리듬 기준으로 말미암아 recommended(추천 동영상)와 Up next(다음 동영상)에는 ‘어? 어떻게 이런 동영상이 나에게 추천이 되었지?’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는 비디오도 등장한다. 즉 내가 이전에 그런 류의 동영상을 본 적도 없고 좋아요를 누른 적도 없으며 심지어 싫어하는 비디오 콘텐츠인데도 추천이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2018년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교수 Zeynap Tufekci는 자신의 경험을 토로했다. 2016년 미 대선을 앞두고 유튜브를 통해 Donald Trump를 검색하니 백인우월주의자나 홀로코스트 부정 같은 극우파 주장이 담긴 비디오가 추천되었으며 반대로 민주당 후보의 비디오를 검색하니 9.11 정부 배후론 같은 좌파 음모론이 검색되었던 것이다. 이런 현상이 왜 발생하는가? Zeynap에 의하면 광고 브로커 - 유튜버가 올린 비디오와 광고주의 광고를 중매하는 - 로서  유튜브는 광고주의 구미를 당기게 하려면 유튜브 이용자들이 가능한 오랜 시간 유튜브에 머물게 해야 한다. 이용자들이 유튜브에 머물면서 광고 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당연히 유튜브의 수입은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런 역학 관계 속에서 사람들로 하여금 계속 유튜브에 머물게 하는 전략 중 하나는 이용자가 최초 시청한 콘텐츠보다 더 강렬하거나 더 선동적인 콘텐츠로 유도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단맛에 중독된 사람이 계속 그리고 더 강한 단맛을 찾게 되는 이치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그녀의 의심은 일정 부분 실험에 의해 합리적임이 뒷받침된다. 과거 유튜브에 근무하면서 이런 유튜브의 전략에 관여했던 구글 엔지니어 Guillaume Chaslot과 월스스트리 저널이 함께 진행했던 조사에 의하면 유튜브는 확실히 주류 뉴스보다 더 극단주의자의 비디오를 추천했으며 이는 단지 정치 영역에 한정되지 않았다. 가령 독감 백신(flu vaccine)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면 백신 반대운동 음모론 비디오가 추천된다. 

 

이런 구글의 전략은 인간의 욕망을 컴퓨터를 통해 활용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커튼 뒤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고 싶어하는 욕망. 한 주제에 더 깊이 알고 싶어서 클릭을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계속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사람들은 극단주의라는 토끼굴을 더욱 깊이 파고 들어가는 동안 구글은 광고 이익을 얻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Zeynap는 한 음식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다음 음식이 제공되는 식당에 비유한다. 이 식당의 음식들은 그렇지 않아도 설탕과 기름이 많은 음식인데 뒤로 갈수록 필연적으로 더욱 강한 맛으로 무장되게 된다. 이에 대해 이용자들의 건강을 염려하는 정부와 깨어있는 시민들의 지적에 대해 식당 매니저는 그저 손님들이 찾기 때문에 음식을 제공했을 뿐이라고 대답한다. 

 

이런 현상을 다른 표현으로 ‘filter bubble’이라고 한다: 인터넷 사용자가 개인의 온라인 경험에 의해 오직 자신의 믿음에 일치하고 그 믿음을 더욱 견고하게 하는 정보와 의견만을 자발적으로 찾고 접하는 상황을 뜻한다. 한국 교민들이 자주 접속하는 한국의 유튜브 채널에서도 이 현상은 손쉽게 발견된다.  예를 들어 수구 세력 - 보수 우파라고도 불린다 - 의 유튜브 채널과 국뽕 (국가와 히로뽕의 합성어로 일종의 국수주의와 자국우월주의, 극단적 형태의 민족주의 등이 부정적인 형태로 나타난 것으로서, 비정상적이고 비합리적인 수준으로 자국을 옹호하며, 그것을 당연시하는 태도를 말하는 인터넷 용어: 나무위키) 채널들을 탐독하는 현상이 그것이다. 

 

수구적 시각에 동조하는 시청자들을 자신이 운영하는 채널의 구독자로 끌어들이기 위해  수구 세력 채널들은 같은 편끼리도 서로 경쟁하다 보니 더욱 자극적이고 급진적인 콘텐츠를 생산하게 된다. 가령 한 채널이 현 정부에 대해 나름 점잖게 비판하면 다른 채널은 상스러운 표현을 동원해 자극적으로 비난하고 또 다른 채널은 심지어 믿거나 말거나 식의 관련 가짜 뉴스(fake news) 생산도 서슴지 않는다. 국뽕 채널 역시 마찬가지이다. 지난 십 수년간 대세가 되는 듯한 한류에 최근 BTS와 기생충이라는 대형 호재를 만나 한국인들을 뿌듯하게 만들 수만 있다면 뭐든지 다할 기세이다. 그러다 보니, 예를 들어, 몇 년 전의 관련 해외 기사도 마친 최근 기사처럼 가져와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강요하는 듯한 콘텐츠, 꼴 보기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일본의 몰락이 내일모레인 것처럼 호들갑 떠는 콘텐츠, 재한 외국인들을 등장시켜 한국의 발전상을 연일 칭송케 하는 콘텐츠 그리고 이재용의 권력형 범죄 혐의는 눈감아 줘야만 할 것처럼 삼성의 위대함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는 기업민족주의를 동원한 콘텐츠들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주목할 부분은 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한 이 채널들 비디오의 조회수가 여전히 일정 기대 혹은 그 이상 나온다는 점이다. 더 세게 더 강하게에 대한 중독이 이미 퍼진 상태일지 모른다.

 

 

알고리듬의 패권성

 

이처럼 유튜브의 알고리듬은 궁극적으로 유튜버라 불리는 전 세계에 퍼져있는 ‘무급노동자(free labourer)’의 콘텐츠 제작 노동과 그 결과물인 비디오를 시청하게 될 잠재적 고객층을 내세워 광고를 의뢰할 고객들의 제품의 홍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콘텐츠를 그 중 선별해서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유튜브 화면에서 가장 잘 노출되게 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그리고 이 과정은 기존 사회의 패권적 질서와 소비 패턴을 그대로 반영한다.  

 

예를 들어 2017년 기준, 영국에서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은 top 50 블로거 중 43명이 남성이며 나머지 7명의 여성 블로거 중 4명은 여성성이 특징인 미용 블로거이다.  또 다른 예는 유투브 비디오 클립의 ‘자막(cc: closed caption)’이다. 2009년 이후 유튜브는 모든 구어(spoken word)를 자동으로 자막으로 처리하도록 했는데 이는 단지 청각 장애 시청자를 위한 배려차원만이 아니라 이 자막 텍스트는 검색할 수 있게 되어 있어 많이 검색되는 비디오는 당연히 노출 순위가 올라가게 된다. 하지만 이 자막 텍스트는 가령 낮은 사회계층이나 지방 출신의 악센트는 제대로 텍스트화하지 못함으로써 이들에 의해 제작된 혹은 이들이 콘텐츠에 포함된 비디오는 제대로 노출의 기회를 잡지 못하게 된다. 이는 프랑스 철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가 말한 것처럼 ‘악센트가 권력의 서열로 작동’하면서 노동자 계층에 대한 상징적 폭력을 행사한다. 

  

이처럼 유튜브의 알고리듬은 온라인 비디오 플랫폼상에서 기존 계급과 젠더의 계층화를 반영함과 동시에 견고화한다. 이런 기존의 패권적 알고리듬에 적응하지 못하는 유투버들은 노출의 기회를 잡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게 된다.



맺음말

 

유튜브는 자신들의 알고리듬을 겨냥한 비판을 항상 의식하면서 계속 알고리듬을 변화시켜왔다. 그러하기에 유튜브 알고리듬에 대한 비판은 시의적절한 실증성을 동반하기에 힘든 점이 있다. 우리 같은 일반 대중들은 어쩌면 이런 유튜브의 기저에 깔린 음흉함(?)에 관심을 둘 이유도 민감할 필요도 없을지 모른다. 한 비디오 클립을 시청한 후 즐겼으면 즐거움을 줘서 고맙다고 좋아요(I like this) 버튼을 누르고 더 나아가 이 유튜버가 만든 다른 비디오도 재미있었으면 그 유투버의 채널 구독(SUBSCRIBE) 버튼을 눌러주면 된다. 광고가 많다고? Chrome browser를 사용해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깔면 된다. 그러면  광고수입이 줄어들어 유튜브 생태계가 무너진다고? 그럼 적정하게 타협할 수도 있다. 좋아하는 비디오와 채널은 광고를 다 봐주고 그렇지 않은 비디오에 대해서는 광고를 skip 하던지 차단하던지. 

 

이번 글은 유튜브의 블랙박스인 알고리듬의 수수께끼의 파해 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필자를 포함해서 교민들 대부분은 유튜브를 통해 손쉽게 한국의 뉴스,정보,오락 등을 접할 수 있기에 많은 분이 틈만 나면 유튜브를 시청한다.  더 나아가 유튜브의 전 세계적 확산과 경도는 분명 사회적 현상이다. 모든 사회적 현상은 설사 그 사회적 역사적 의미가 단숨에 인지되지 않더라도 그 현상을 둘러싼 원인과 결과 그리고 잠재적 부작용에 대해 우리는 항상 ‘사회학적 상상력(sociological imagination)’을 발휘해야 한다. 유튜브가  recommended와 Up next를 이용해서 나를 과연 어느 곳으로 이끌어 가려는 지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며 조감도적 이해를 견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