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역사, 인간 그리고 뉴질랜드

세상 이야기

혁명의 기운이 지금 느껴진다. 하지만 구질서는 반격할 것이라고 역사는 말한다

김 무인 2020. 5. 22. 08:46

 

** 찾아주신 분께 안내드립니다. 다음 블로그의 수정/편집 어려움으로, 보다 나은 가시성/가독성을 위해 같은 제목/내용의 '네이버 포스트(링크)' 를 권장합니다.

 

 

역자 머리말

 

아래 기고문은 The Guardian에 실린 글로 영국의 상황을 무대로 팬데믹 이후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강한 열망도 화장실 갔다 오기 전과 후가 다른 것처럼  팬데믹의 막판을 향해 가는 즈음에서 수구 세력에 의해 사그러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그런데 전체적 그래프로 보면 대세 하락 - 정점에서는 하루 1천명 이상이 사망했다 - 막판이라고 할 수 있을 지 몰라도 인구 약 6천7백만 명의 영국(UK)은 5월 21일 현재도 하루 확진자 수가 2,615명 그리고 사망자 수가 338명을 기록 중일 정도로 한국이나 뉴질랜드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재앙 수준이다. 

 

다음 블로그가 개편을 했는데 너무 불편하다. 글자 크기와 색깔 지정도 잘 안되고 편집도 행간 조정이 뜻대로 안된다. 명색이 그래도 한국의 내노라하는 포털 중 하나인데 어떻게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하는지 이해가 잘 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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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기운이 지금 느껴진다. 하지만 구질서는 반격할 것이라고 역사는 말한다.

 

 

사회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코로나바이러스 대책들이 벌써 버려지고 있다. 변화를 원하는 자들은 싸움을 위해 들고 일어날 필요가 있다

 

18 May, 2020 by Nesrine Malik

 

Street art in Hull. Photograph: Paul Ellis/AFP via Getty Images

 

이제 모든 것이 선명해지고 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과 이전 삶으로의 회귀를 갈망하는 록다운으로부터 벗어나고 있지만,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불황뿐이라는 것을.  우리가 자주 갔던 카페나 펍을 다시 가는 것을 꿈꾸지만 팬데믹 이후 이것들이 여전히 남아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이미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호스피탤러티 업종은 심하게 타격을 입었다. 미국 식당 네 곳 중 한 곳은 영원히 영업 재개를 못 할 것으로 예상한다. Amazon은 모든 소매업을 죽였다. 소규모 비지니스, 카페, 온라인 소매업 그리고 의류 디자이너들 모두 고전하고 있다. 낮은 마진 속에서 정성 들여 운영되어오던 사업체들이 죽어가고 있다. 며칠 단위로 폐업하는 비즈니스가 속출하고 있다. 

 

그럼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사회적 통념들이 거의 하룻밤 사이에 바뀌었다. 기존의 균열이 드러남에 따라 문장 “팬데믹이 드러냈다(the pandemic has exposed)”는 이제  하나의 주문(mantra)이 되었다. 팬데믹은 우리의 실패한 보건 시스템을 드러냈다; 이민자를 세금을 축내는 그룹으로 여기지만 실제는 그들이 록다운 기간 우리 공동체를 떠받쳤다는 사실; 인종들 그리고 계급들 사이의 거대한 간극; 우리 정치인들의 무능함; 공공서비스 축소에 따른 치명적 부작용.

 

심지어 기존 체제의 수호자들도 현재의 정치 질서에 등을 돌렸다. Financial Times는 “급진적 개혁 - 지난 40년간 지배했던 정책의 전환 - 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mily Maitlis(BBC 뉴스 진행자: 역자 주)는 BBC Newsnight의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보며 팬데믹의 불평등을 비판했다. 영국과 미국의 우파 정권은 사람들에게 집에 머물라고 앞다투어 말했다. 이 모든 것이 혁명이 가까워졌음을 가리키고 있다. 

 

록다운의 파열적 영향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반을 제공하는 듯하다. “자연이 돌아오고 있다(Nature is healing)”는 이제 하나의 유행어(meme)가 되었다. 공기는 스스로 맑아지고 있다. 매우 수요일 박수 칠 때마다 (매주 수요일 8시에 록다운 기간 일하는 필수노동자를 향한 시민의 박수 이벤트:역자 주) “기술직”과 “비기술직”이라는 전통적 계층도 사라지는 것처럼 보인다. 일부는 사라진 직업을 대신할 저탄소 직업의 도입, 보편적 기본수입, 총체적인 노동가치에 대한 재고와 같은 더 진보적 변화를 원한다.

  

그러나 관찰만으론 변혁을 가져오지 못한다. 변화에 대한 생각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 정책결정에 반영되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은 순진한 희망 사항이다. 경제적 불안정기에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역사는 보여준다. 2008년 금융위기가 그 대표적 예다.

 

실제로 경기 후퇴기에 나타나는 첫 번째 현상은 경제에 대한 급격한 재편성이 아니다. 첫 번째 충동은 재빨리 계산하는 것이다: 누구를 살리고 누구를 버릴 것인가. 2008년 위기 때 미국의 은행은 다시 자본금으로 채워지고 경제는 안정되었지만 1천만 명의 미국인은 집을 잃었다. 당시 유일하게 중요한 것은 경제를 저해함 없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는가였다. 

 

현재의 록다운 관련, 질문은 이미 던져졌다. 경제가 침체하기 전에 얼마나 많은 죽음을 우리는 수용할 수 있는가? 나머지 사람들이 번창하기 위해 누구를 희생시켜야 우리는 행복할까?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이번 팬데믹에 이미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다. 노동자 계급, 청소부들, 건설노동자들이 록다운 완화 첫 단계의 시험 대상이 될 것이다. 따라서 감염이 다시 창궐한다면 이들이 첫 번째 희생자가 될 것이다.

 

만약 인명의 희생 정도가 대기업과 정부가 보기에 받아들여질 만한 레벨에 그친다면 이들의 초점은 변화의 필요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구질서 - 벌써 찬양의 목소리가 들린다 - 퇴각하지 않고 다시 반등할 것이다. 근본적 개혁은 필요 없다는 소리를 우리는 들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개혁은 유례없는 위기이고 예기치 않은 사건이고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충격이기 때문이다. 부수상 Dominic Raab이 말하기 좋아하는 것처럼 그간의 모든 실패는 교훈을 얻기 위한 기회일 뿐이다: 그가 말한 교훈은 초기 대응 실패에 대한 반성이 아니라 유사한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교훈이다.

 

튼튼한 인프라가 최고의 기능을 다하고 있다는 칭찬의 언어가 의도적으로 유포되고 있다. 팬데믹도 어려움도 지나간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보건 분야의 실패는 “도전”이란 용어로 포장된다; NHS(영국 보건시스템:역자 주)는 예산 부족으로 약화한 것으로 묘사하기보다는 의료붕괴가 없었다는 이유로 성공적이라고 묘사되는데 이는 감염되지 않은 다른 환자들을 병원에서 다른 돌봄시설로 보낸 사실을 외면한 것이다.

 

은폐와 부인을 동반하며 이 나라는 고장 난 경제, 쇠약한 공공 섹터, 저임금에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 계급 그리고 비난의 대상이 되는 이민자를 끌고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제 팬데믹 마지막 단계인 지금 초기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던 정책들은 조용히 사라져 갈 것이다. 외국인 의사를 위한 NHS 추가부담금을 재고해달라는 탄원은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되었다. 홈리스를 호텔에 지내게 한 잉글랜드의 인기 있던 정책은 지난주 조용히 철폐되었다. 다시 거리로 돌아간 홈리스는 경기 후퇴로 길거리로 몰린 다른 사람들을 그곳에서 마주할 것이다. 이들은 다른 버려진 이들과 함께 희생양이 될 것이다.

 

이 반동적 움직임들이 필연적인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경계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찾아온다. 위기가 어떤 참상을 드러내든지 간에 이 참상들은 잔해 속에서 은폐될 수 있음을 역사는 우리에게 보여 준다. 그렇다, 우리는 이 위기를 뚫고 나와야 하는 새로운 세계를 꿈꿔야 한다: 그러나 이 세계는 싸움 없이 우리에게 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