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역사, 인간 그리고 뉴질랜드

세상 이야기

코로나바이러스 그리고 인종차별

김 무인 2020. 5. 1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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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머리말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에서 다양한 인종 차별적 현상이 보고 되고 있다. 미국에서 흑인은 이번 팬데믹에서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에 비해 불균형적으로 높은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서국 각지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근원지로 중국이 지목되면서 중국인뿐만 아니라 비슷한 외모의 아시안들에 대한 폭력적 인종차별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  

 

뉴질랜드는 5월 14일 현재 누적 확진자 1,497명을 기록했는데 확진자 기준으로 보았을 때 소수민족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불균형적으로 피해를 당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전체 인구의 약 15%를 차지하는 아시안은 확진자의 약 12%, 16.5%를 차지하는 마오리와 8%를 차지하는 퍼시피카 사람들은 각각 12% 그리고 5%를 차지했기 때문에 인구 대비 비슷한 비율(70%)의 확진자 비율을 보인 유러피안과 차이가 없었다. 사태 초기 과밀 주택 때문에  자가 격리할 독립된 공간도 부족한 마오리와 퍼시피카 인구에 대한 걱정이 컸었는데 결과적으로 잘 넘어갔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보고되는 이번 팬데믹 관련 아시안에 대한 인종차별 행위에서는 뉴질랜드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3월 말부터 인권위원회(Human Right Commission)에 보고된 250 건이 넘는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컴플레인 중 82 건이 인종 관련이었다. 특히 중국인처럼 보이는 아시안이 그 중 3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래 기고문은 호주 Western Sydney University의 문화 사회분석학 교수 Alen Lentin이 주로 영국을 무대로 이번 팬데믹을 통해 드러나는 인종차별 현상과 움직임에 대해 The Guardian에 기고한 것이다. 잉글랜드와 웨일즈의 경우 흑인은 백인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죽을 확률이 4배 이상 높고 중환자실도 비백인 환자의 비율이 34%를 차지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실제 세계의 영향을 궁극적으로 보여준다

(Coronavirus is the ultimate demonstration of the real-world impact of racism)

 

Tue, 12 May, Alana Lentin

 

 

이번 팬데믹에 대한 BAME (Black, Asian and Minority Ethnic people(흑인, 아시안 그리고 소수민족):역자 주)의 경험은 인종(race)은 개인 도덕성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깊숙이 규정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걸쳐 창궐함에 따라 비록 생물학적으로 바이러스 자체는 차별하지는 않지만, 소수 민족(ethnic minority)에게 훨씬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명확해지고 있다. 연구가 Omar Khan이 주목했던 것처럼 BAME의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은 과밀 주택, 불안정한 직장과 녹지 공간 접근의 어려움 같은 “건강에 대한 기존 사회적 변수를 그대로 반영한다”. 다른 말로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자체가 인종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어서가 아니라 사회에 의해 흑인 혹은 황인과 같이 “인종화된(racialised)” 사람들이 더 취약하므로 이들에게 더 심한 피해를 발생시킨다.

 

그리고 이것은 이 위기에서 인종이 드러나는 유일한 방식이 아니다. 전 세계에 걸쳐 소수 민족 공동체는 해당 국가 록다운 조치의 법집행을 담당하는 경찰로부터 불균형적으로 단속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호주 뉴사우스 웨일즈의 통계를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다수 지역이 부유하고 백인이 밀집한 해변 마을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위반으로 벌금을 받은 대부분 지역은 이민자 혹은 원주민들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이다. 미국은 항상 그래 왔듯이 경찰은 흑인에게는 가혹했지만 압도적 다수가 백인인 뉴욕의 West Village는 아무런 제약 없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시되었다.

 

 일부 사람들은 이 인종과 바이러스 간 연결고리에 관심이 없거나 조롱거리로 취급했다. Daily Telegraph의 한 평론가는 “운동가들이 BAME의 ‘희생자의식(victimhood)’을 위해 정보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소위 “지성의 암흑망(intellectual dark web)” - (신조어인데 한국어 설명은 여기를 클릭:역자 주) -에 속하는 온라인 잡지 Quillette의 한 기고문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인종적 차이가 문제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진실은 우리의 문화는 인종에 사로잡혔다는 것이다”라고 결론을 내린다. 이런 반응은 “어떤 이슈를 인종에 관한 문제로 만드는 것”은 불필요하게 문제를 자극적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지난 수십 년에 걸친 서구 담론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BAME 사람들이 죽고 바이러스 때문에 불균형적으로 피해를 당함에 따라 통상 논의 방식과는 정반대로 “인종”이 권력(power)에 관한 것임이 명확하다.

 

영국에서의 인종에 관한 통상적 토론은 인종과 이민 이슈를 둘러싼 좌파의 도움이 안 되는, 그들에 의하면, 도덕주의 - 예외적으로 백인 비율이 높다는 이유로 노동자 계급의 관심사에 침묵하는 - 에 반대하는 보수적 학자들과 정치 평론가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2018년에 온라인 미디어 UnHerd는 애초 “증가하는 에스닉 다양성이 서구에 위협인가?”라는 제목의 패널 토론회를 개최하려다 후폭풍 탓에 제목을 바꿨다. 230명이 넘는 학자들의 서명한 패널토론회 반대 공개서한에 대한 응답으로 주최 측의 Eric Kaufmann과 Matthew Goodwin은 이렇게 답신했다: 서구 민주주의 국가에서 많은 사람이 이민과 증가하는 에스닉 다양성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이 문제를 피할 이유가 없다.”

 

서적, 미디어 출연 그리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들은 인종을 둘러싼 대화는 “비합리적 반인종차별주의자들(irrational antiracists)”이 아닌 “언론의 자유를 지지하는 합리주의자들 (free-speech rationalists)”에 의해 주도되는 환경을 조성해왔다. (이들에 의하면) 이 반인종차별주의자들은 이민자들, 무슬림들 혹은 흑인들에 대한 “관심”을 가진 모든 사람을 사탄화하며 침묵하길 강요한다. 그러나 인종은 반인종차별주의자들이 만들어 낸 카테고리도 아니고 또 개인의 도덕성에 관한 쟁점 대상도 아니다: 인종은 인종화된 사람들의 삶을 규정하는 요인(factor)이다.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서 이런 담론은 사이비과학을 인간 생각의 광장에서 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고 여기는 우생학(eugenics)의 귀환을 의미한다. 일견 관대해 보이는 용어 “인종 실존주의(race realism)”는 비논리적(spurious)인 행동유전학과  중산층과 빈민층 간 IQ 차이 혹은 백인/아시안과 흑인 간 IQ 차이를 신봉하는 식자층(pundits)을 중심으로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Quillette 잡지의 영국 부편집장 Toby Young은 “언론의 자유” 지지, 우생학 옹호 그리고 지금의 코로나바이러스 회의론 간 우려할 만한 결합(nexus)을 보여주는 예다. Young은 “평균 IQ보다 낮은 저소득층 부모”에게 유전자 조작으로 생성된 지능을 이식하는 것을 지지한다. 그는 또 집에 머물며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려는 록다운 조치를 반대하는 록다운 회의론자들(Lockdown Sceptics)이라는 웹사이트를 시작했다.  이 웹사이트는 과거 “언론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반인종차별주의에 반대하는 글들을 기고했던 다른 회의론자들의 글에 대한 링크를 제공하고 있다. 

 

인종적 불평등은 삶의 모든 면에서 드러난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기간 이 인종적 불평등이 불균형적 비율의 죽음(BAME의 전체 인구 대비 비율에 비해 높은 사망률:역자 주)의 형식으로 나타남을 고려할 때 선진국들 사이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이 인종화된 사람들의 삶에 대한 사회의 무시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무시는 소위 ‘탈인종(post-race)”사회라고 자처하는 사회들이 인종차별주의를 단순히 개인의  의견 문제로 치부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 사회에서 평론가들과 운동가들은 미디어의 “균형(balance)”적 시각이라는 명목하에 이민자와 무슬림을 혐오하고, 반흑인 그리고 반집시 인종차별주의를 강화하고 반유태주의를 증가하고 있다.

 

팬데믹은 “인종 실존주의자(race realists)”가 믿는 것과 달리 인종은 생물학적 실체가 아니란 것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BAME의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경험에 대한 어떤 의미 있는 생물학적 설명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많은 인종화된 사람들의 삶의 기회를 결정하고 백인우월주의를 유지하는 것은 통치의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