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역사, 인간 그리고 뉴질랜드

뉴질랜드 이야기

뉴질랜드 경찰은 신뢰할 수 있을까? (上)- 경찰 이야기 2

김 무인 2020. 6. 16. 17:26

 

*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께 알려드립니다. 다음(daum) 블로그의 지속적 편집 에러로 제대로 된 교정/편집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같은 제목/내용의 '네이버 포스트'를 권장합니다.

 

 

역자 머리말

 

마오리와 퍼시피카 사람들은 그 식민 역사와 이민 역사를 통해서 뉴질랜드 경찰과 우호적인 관계와 감정을 축적하지는 못한 특정 그룹이라고 한정한다면 파케하로 대변되는 뉴질랜드 대중과 뉴질랜드 경찰과의 관계는 어떨까?  여러 기사 자료 들을 취합하여 이 주제에 대한 글을 쓰려고 시작하던 중 아래 기고문을 발견했다. 정치 평론가인 Bryce Edwards가 2015년 오타고 대학 근무 시절 뉴질랜드 헤럴드에 기고한 아랫글은 내가 애초 다루려 했던 뉴질랜드 경찰 관련 토픽들을 대부분 커버함은 물론 내가 미처 몰랐던 부분도 다루고 있다. 

 

비록 5년 전에 쓰인 글이지만 내가 보기에 그의 관찰 결과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인다. 따라서 이번 글은 그의 기고문을 번역하는 것으로 대체하되 5년 전에 쓰인 만큼 5년 뒤인 현재 상황에 대한 업데이트 정보가 필요한 대목에서는 보충 서술하고 또 저자가 언급하지 않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짚고 넘어갈 가치가 있는 부분 역시 추가 서술하였다.  법률 용어에 미숙한 관계로 오역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은 가능한 영어 원문을 병기했다. 검정색 문장이 원문이고 파란색 문장은 나의 주석이다. 많은 사건이 나열됨에 따라 주석 부분이 상대적으로 길어졌지만 과거 사건들을 일일이 기억하지 못하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첨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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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경찰은 대중을 실망하게 하고 있다 (NZ police are failing the public)

 

5 Apr, 2015 BY Dr. Bryce Edwards

 

5백만불이 소요된 Mark Lundy*의 재심은 사법 시스템**에 대한 우리의 신뢰를 흔들고 있다. Lundy, David Bain*** 그리고 Teina Pora****가 유죄이든 무죄이든 상관없이 최초 유죄판결이 증거 불충분(unsafe)이라는  사실은 경찰이 대중을 실망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Bryce Edwards는 주장한다.

 

*Mark Lundy: 2000년 팔머스토노스에서 엄마와 딸이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하는데 경찰은 범인으로 남편이자 아버지인 Mark Lundy를 지목하고 기소한다. 1차 및 항소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Lundy는 영연방 최고 법정이라 할 수 있는 영국 추밀원(Privy Council)으로 이 사건을 가져가 2013년 유죄판결 파기환송 처분을 받는다. 하지만 뉴질랜드에 이어 열린 재심, 항소심 그리고 2019년 대법원 상고심 모두 패배하여 유죄가 확정된다. 

 

아내와 딸의 장례식에서 부축받는 Mark Lundy

**사법 시스템: 한국은 통상 사법부(법원)를 지칭하는 용어인데 반해 뉴질랜드의 justice system은 법을 만드는 입법부인 국회, 법을 정책화하는 행정부, 법을 집행하는 경찰 그리고 범법 여부를 판정하는 입법부 법원을 통칭한다. 

 

***David Bain: 1994년 뉴질랜드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살인 사건의 용의자. 더니든에서 Robin Bain의 가족 6명 중 장남 David Bain만 빼고 나머지 5명이 모두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은 용의자로 유일한 생존자 David Bain을 지목하고 기소하여 1995년 그는 무기징역을 선고받는다. 2007년 Bail 측은 영국 추밀원에서 상소하여 원심 파기 환송 처분을 받아 2009년 재심에서 무죄방면 처분을 받게 된다. 그의 재판에 총 7백만 불의 세금이 사용되었으며 재심 비용 4백만 불은 뉴질랜드 역사상 가장 비싼 재심으로 기록된다. 

 

David Bain(좌측 아래)와 그의 살해된 가족들

 

****Teina Pora: 1992년 오클랜드 남쪽에서 Susan Burdett가 강간 된 후 살해된 사건이 발생했는데 2년 뒤인 1994년 Pora는 이 사건의 범인으로 유죄판결을 받고 그때부터 2014년까지 20년간 복역한 후 가석방되었다. 석방 후에도 무죄를 주장한 그는 2016년 영국 추밀원으로부터 원심 파기 판결을 받게 된다. 2016년 그는 정부로부터 사과와 더불어 252만 불의 보상금을 받았다.

 

Teina Pora

 

경찰의 기능장애 (The Failure of the police)

 

최근 경찰의 성적표에 직무 실패(failure), 낭패(embarrassment) 그리고 불공평(injustice)의 긴 목록이 추가되고 있다. Mark Lundy, David Bain 그리고 Teina Pora의 재심 외에도 아래와 같은 다른 논쟁이 되는 사건들이 있다:

 

Peter Ellis

- Peter Ellis*이 성추행 유죄 판결에서 경찰은 매우 수상쩍은 방법을 사용했다.

 

*보육교사였던 Ellis는 자신이 돌보는 아동들을 성추행했다는 죄목으로 1994년 유죄판결을 받고 2000년까지 복역했다. 출소 후에도 그는 계속 무죄를 주장하며 대법원에 상고까지 하나 재판이 열리기 전 암으로 2019년 사망한다. 그가 유죄 판결을 받는데 결정적으로 역할을 한 아동들의 진술 과정에서 경찰의 사용한 테크닉이 문제가 되었다.  이 사건은 학교에서 남자 교사가 줄어들게 된 원인 중 하나라고 언급된다. 


- 2007년의 경찰에 대한 Bazley 조사위원회 리포트*는 경찰조직이 여성을 대하는데 치명적 (pernicious) 문제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 1980년대 로토루아 여성 Louise Nicholas이  세 명의 경찰관으로부터 윤간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이 신고 접수를 한 경찰에 의해 다시 묵살되면서 뉴질랜드 경찰이 여성을 대하는 방식이 크게 문제 되었다. 이에 2004년 당시 수상 Helen Clark의 지시로 Dame Margaret Bazley이 3년에 걸쳐 조사한 결과를 2007년 발표했다. 이 리포트에는 60개의 권장사항이 있는데 경찰에 대한 것이 48건 Police Complaints Authority(현재의 IPCA)에 대한 것이 12건이었다. 

 

2007년 수상 헬렌 클락(앞)이 Dame Margaret Bazley(뒤)가 준비한 리포트를 읽고있다  (출처: KENT BLECHYNDEN/ FAIRFAX NZ)

 

- Roastbusters* 조사에 대해 공식 리포트는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2011년 Roast Busters(강간집단을 칭함)에 속한 오클랜드 젊은 남성들이 미성년 여성을 취하게 한 후 강간하였다는 피해자로부터의 신고가 접수되었으나 경찰은 18개월 조사 후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했다. 

Roastbusters

- 활동가와 공동체에 대한 2017년의 소위 Urewera 반테러 급습은 불만을 품은 목소리에 대해 불법적 방법을 동원해 탄압함을 보여줬다. 

 

*2007년 300명의 무장경찰 AOS와 STG는 북섬 중간 Urewera 산맥의 한 지역에 마오리 준군사조직 훈련캠프를 발견했다는 명목으로 급습한다. 결과적으로 4정의 총기를 압수하고 17명을 체포했으나 이들 중 일부만 불법 총기 소지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을 뿐 범죄 조직 등의 혐의는 입증할 수 없었다. 2013년 IPCA도 경찰의 불법성을 지적했고 2014년 경찰청장이 해당 iwi에게 공식으로 사과했다. 이 사법 처리 과정에서 6백만 불이 넘는 세금이 소비되었다.

 

경찰이 주변 마을 Tuhoe의 차량을 통제, 검문하고 있다.(출처:stuff)

- Kim Dotcom*에 대한 경찰의 과잉 수사 - 노골적으로 미국 경찰의 요청에 따라 감시를 위해 정부정보안전국(Government Communication Security Bureau:GCSB)을 활용했고 상식을 벗어난 급습을 위해 불법 체포 영장을 사용했다. 

 

*독일 출신 Kim Dotcom은 온라인 화일 호스팅 서비스 Megaupload를 설립하고 2010년 뉴질랜드에 이민 왔다. 그는 미국 경찰에 의해 저작권과 돈세탁 등의 혐의를 받았는데 뉴질랜드 경찰은 미국 경찰의 요구를 받고 2012년 오클랜드 북쪽에 있는 그의 자택을 급습하고 그를 체포한다. 보석으로 풀려난 그는 지금까지 미국으로 추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데 2020년 현재 대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Kim Dotcom 체포 작전

이외에도 경찰서 구류 중 발생한 많은 사망* 그리고 부적절한 대우 혹은 과도하게 격렬한 제지 등은 뉴질랜드 경찰의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또 총기와 테이저 사용 그리고 운전자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차량 추적은 경찰이 자주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사태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2년 IPCA의 리포트에 의하면 이전 10년간 구류 중 2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10명은 자살했고 7명은 경찰이 필요이상으로 무력을 사용해서 제지하는 과정에서 사망했으며 7명은 구류 기간 급격하게 나빠진 건강 상태로 사망했다. 

 

역사적으로 뉴질랜드의 경찰에 대한 신뢰는 높았고 현재도 상당 부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TV 3에서 경찰에 대한 특집 방송을 2013년에 방영했을 때 56%의 시청자는 경찰이 대중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응답했다. 

 

 

보수성의 문제 (The Problem of conservatism)

 

어느 사회든지 경찰력은 기득권층을 강화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 경찰의 역할은 현 상태(the status quo)를 유지하는 것이며 항상 권력의 편에 서면서 사회의 권력관계를 반영한다. 따라서 당시 내각 장관이었던 John Banks* - 그의 선거 사기에 대한 강한 증거들이 제출되었음에도 - 에 대해 기소하지 않기로 경찰이 결정했을 대 기득권층이 자신을 보호하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John Banks: 국민당으로 18년 그리고 Act 당으로 3년 간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2000년대 두 번에 걸쳐 오클랜드 시장을 역임했던 정치인. 2010년 오클랜드 선거 당시 정치헌금 신고 누락의 혐의를 받았었다. 이때 위에서 언급된 Kim Dotcom도 정치헌금을 익명으로 했다고 주장했는데 John Banks는 부인했다.

 

Kim Dotcom과 John Banks(출처:stuff)

권력에 대한 아첨은 경찰을 본질에서 보수적 권력으로 만든다. 이 말은 자기 보호와 자기 식구 감싸기에 비교했을 때 정의와 평등은 경찰에게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의미다. 따라서 Arthur Allan Thomas* 사건 당시 증거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진 부패한 경찰관 Bruce Hutton마저도 작년에 당시 부 경찰청장인 Mike Bush는 ‘나무랄 데 없이 진실한(integrity beyond reproach)’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런 에피소드들은 경찰의 사고방식은 엄격한 자기 감찰(self-policing)보다는 은폐(cover-ups) 쪽으로 더욱 기운다는 생각을 더욱 강화한다. Bush는 이제 경찰청장이다 (올해 2020년 4월에 퇴임하고 Andrew Coster가 부임했다:역자 주).

 

*1970년 한 오클랜드 남쪽 농가에서 발생한 부부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근처 농가에 살던 Arthur Allan Thomas가 지목되어 유죄판결을 받고 9년간 복역하게 된다. 그러나 이후 그에 대한 증거가 조작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95만 불의 보상금을 받고 석방된다. 증거 조작 경찰관인 Bruce Hutton은 그럼에도 증거불충분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위 Mike Bush의 언급은 Bruce Hutton이 2013년 83세로 사망했을 때 장례식 추도사 중 한 말이다

 

이런 보수적 문화에서 무능함과 비도덕적 수사 관행들은 너무 쉽게 용인된다. 이런 문제들이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부당한 경찰 규범은 번창할 수 있다. 이에 따른 결과는 잘못 계획된 기소(botched prosecution), 무효 재판(mistrial), 사법 항소(judicial appeal), 증거 불충분 유죄판결(unsafe convictions) 그리고 부당한 감금에 대한 보상의 증가로 나타난다.

 

경찰의 보수적 속성은 또 이들이 변화를 꺼리고 비판에 대해 저항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감사원(Audit General)은 심지어 경찰이 “외부조사 수용”을 거부한다고 비판까지 했다. 유사하게 IPCA(Independent Police Conduct Authority)는 지난달 이전 조사 결과로 채택, 요구된 변화를 경찰이 실행하는데 진전이 없음에 “불안하다(disturbed)”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