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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서론
지난 몇 달 공백을 메우기 바쁘다. 읽고 싶은 글과 책은 많은데 마음만 급하지 몸이 따라가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2021년 뉴질랜드는 세계가 공통적으로 당면한 코로나바이러스와 기후변화같은 문제와 더불어 폭죽처럼 치솟는 집값문제 같은 국내 문제를 대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과제 해결의 중심에는 현 수상 제신다 아던이 당연히 위치한다. 지난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Michael Joseph Savage에 비교될 정도로 요새 인터넷 용어를 빌리자면 레전드급 수상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녀의 ‘친절한 리더십’에 지속적으로 불편함을 느꼈고 그 느낌을 블로그 포스트에서도 여과없이 드러냈지만 어찌되었든 그녀의 대중적 인기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번 포스트는 작년 12월, 그녀의 인기 비결에 대한 뉴질랜드 정치평론가 Bryce Edwards의 The Guardian 기고문의 번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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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신다 아던의 성공비결은 그녀의 보수성이다(The secret of Jacinda Ardern’s success lies in her conservatism)
2020년 12월 24일
Bryce Edwards

제신다 아던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그녀가 개척적 진보주의자 혹은 사회주의자라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특히 해외에서 강하다. 물론 이들 해외 미디어들이 우파 혹은 편협한 다른 지도자들과 비교할 정치인으로 이 수상을 꼽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유사하게 해외의 많은 진보적 행동가들과 지식인들은 향후 정치적 좌파가 지향해야할 방향 모색 과정에서 그녀에게 배울 것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던주의(Ardernism)’로부터 우리가 배울 가장 큰 레슨은 위기 상황에서의 보수성의 힘(power of conservatism)이다. 이것이 바로 이 노동당 정치인이 2020년에 잘한 일이다. 37살의 이 정치인은 2017년 노동당이 지지율 24%의 위기에 빠졌을 때 지도자로 취임하여 불과 몇 주뒤 성공적인 총선을 거쳐 집권 연정 정부로 당을 이끌었다. 지난 선거에서 그녀의 당은 유례없는 50%의 득표를 얻어 연정 파트너 없이 새로운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수상으로서 그녀는 여러 재앙과 위협에 잘 대처하면서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었다. 이 위기 상황들 속에서 많은 뉴질랜더들은 급진주의보다는 보수주의를 갈망했다. 대중들은 견고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부를 원하고 있다.
대체로 아던과 그녀의 정부는 이 기대에 부응했다. 그 결과 그녀는 이 나라의 다른 정치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그녀는 물론 카리스마있는 지도자이지만 보다 중요하게 유능하고 정치적으로 중도파다.
아던은 본능적으로 방어적이고 보수적이다. 그녀는 팬데믹 기간 내내 신중한 입장 속에서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는 많은 이들에게 정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 주었다. 심지어 우파 정당인 Act 당의 David Seymour마저도 “그녀는 대중의 분위기를 읽고 그들을 단결시키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에 뛰어나다. 세번이나 -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학살, 화이트 아일랜드 화산 폭발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 - 이 같은 일을 해냈다”고 칭찬할 정도다.
이런 주장에 반박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뉴질랜드는 국내에서만큼은 코로나 관련해서 어떤 제약도 없는 상황을 즐기고 있다. 지역감염 사례가 없다.
뉴질랜더들은 인명과 경제를 살린 그녀의 리더십을 칭송한다. 그녀는 “과학을 신뢰하는(following the science)” 사람으로 비춰지면서 지난 3월 바이러스가 덥쳤을 때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엄격하게 전국을 봉쇄하는 “강하고 선제적으로(going hard and early)”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아던의 리더십은 특별히 좌파적인 것이 아니다. 위기 상황에서 그녀는 가장 보수적 전통으로 나라를 단합시켰다. 팬데믹에 대한 그녀의 이런 접근 방식은 지지 정당을 떠나 광범위한 공감대를 얻었다.
따라서 10월 총선에서 많은 전통적 국민당 지지자들이 아던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노동당에 투표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기업들은 그녀를 칭송했고 그녀는 (어쩌면 노조보다 더) 이들에게 귀를 기울였다. 당연히 노동당 선거 운동은 전적으로 아던에 대한 것이었으며 팬데믹에 대한 승리가 그 중심에 있었으며 선거 운동기간 구호는 “강하고 안정된 정부”였다.
연말인 지금 심지어 우파 논객들도 아던을 칭찬하기 바쁘다. 이는 마치 그녀가 중도파 정치인으로서 국민당을 이끌어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은 아던을 동료 보수주의자로 칭하고 싶어한다.
그렇다고 아던이 진보적인 것이 없다거나 우파라는 말은 아니다. 그녀는 아마도 노동당 내 우파이고 많은 국민당의 정책과 접근 방식을 채용했을지 모르나 그녀는 그의 정적들이 흉내내기 어려주는 것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보수주의의 한 부분으로 연민감을 보여준다. 그녀가 자인한 “친절의 정치(politics of kindness)”는 특별히 새로운 것도 가시적인 것도 아니지만 그녀가 이 나라의 위기를 헤쳐나간 것을 본 사람들에게는 진실처럼 다가간다.
그러나 좌파들에게는 갈 수록 아던의 이 보수성이 거슬린다. 노동당의 전통적인 아젠다의 진척이 없음에 이들은 불안을 느낀다. 빈곤퇴치 운동가들은 이제 아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다. Greta Thunberg는 기후변화에 대한 그녀의 행동 부족을 비판하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또 평론가들은 그녀의 주택 위기에 대한 대처 부족을 비판한다. 그녀의 재임 기간, 부자는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자는 더 가난해진다는 비판을 듣기도 한다. 2020년에도 부자세 혹은 양도소득세 부과를 실행하지 않음로써 개혁을 원하는 이들을 분노케하고 있다.
진보주의자로서 아던의 명성은 특히 올해 마약법 개혁 이슈에서 특히 곤두박질쳤는데 이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대마초 합법화에 대한 그녀의 입장을 밝히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개혁주의자들은 아던이 합법화를 지지만 해준다면 과반 득표를 얻을 것을 알았지만 아던 입장에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이 그녀의 인기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제 아던은 많은 비판에 대해 본질적으로 보수적 자세로 대응하고 있다. 가령 동의를 통한 점진적 변화를 원한다고 말하는 식이다. 그녀는 자신을 “실용적 이상주의자(pragmatic idealist)”로 칭하는데 이는 갈수록 대중 여론에 따라 움직이겠다는 소리로 들린다.
좌파는 그들의 정당과 정치인이 엄청나게 인기있었던 것에 대해 성공적인 한해라고 자축할 수 있겠지만 이는 아던의 보수적 접근 방식의 결과임을 받아들일 필요 역시 있다.
아던은 전통적 국민당 슬로건 ”모든 뉴질랜더를 위한 통치(govern for all New Zealand)”(진보적 어젠다인 ‘하위 계층을 위한’이 아닌)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보수적 접근 방식은 국민당이 수 십년간 집권하면서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채용했던 방식이다. 이제 좌파 내 보수주의자들은 향후 당분간 이 스탠스를 취할 것처럼 보인다.
역자 맺음말
개인적으로 제시다 아던이 이렇게 인기가 높은 것이 이해가 잘 안간다. 주변의 저임금 노동자들의 삶을 보면 더욱 그렇다. 최저 임금이 올 4월 1일부터 $20이 된다. 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여러 긍정적 후속 결과를 정부는 이야기하지만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까? 오클랜드의 경우 집값과 렌트값을 고려했을 때 이 임금 인상은 저소득 노동자 가정에게는 언 발에 오줌누기정도로 밖에 안보인다.
여전히 최저임금 인상을 지지하는 입장이지만 현 정부는 이와 비교할 수 없는 보다 덩치 큰 그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양도소득세(capital gain tax) 부과를 차일 피일 미루고 있는것이다.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고 제신다 아던 정권의 비개혁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양도소득세 부과는 국가 경제에 미칠 잠재적 해악과는 전혀 무관하며 쌀 99섬 가진 사람들로부터 쌀 1섬 가진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정책일 뿐이다.
언제까지 친절의 정치로 포장된 그녀의 행보가 계속될 수 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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