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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노동(PMW: platform-mediated work)이란 무엇인가? - 우버이야기 3

김 무인 2021. 4. 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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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노동(PMW:platform-mediated work)이란 무엇인가?

 

이전 포스트에서도 플랫폼 노동에 대해 언급했었는데 간략하게 설명하면 디지털 중개를 통해 구매자와 노동서비스 제공자 간 노동서비스에 대한 매매가 이루어지는 노동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플랫폼(platform)은 두 개 이상의 그룹이 상호 교류를 할 수 있게 하는 디지털 인프라로 가령 고객, 광고주, 노동자(서비스 제공자), 생산자, 공급자 더 나아가 물질 제품을 한곳에 모으는 중개자 구실을 한다. 다양한 플랫폼 형식이 존재하듯이 이 플랫폼 운영자(platform operators)도 세 유형이 존재한다. 이번 포스트의 논의 대상이 되는 플랫폼 자본가(platform capitalist), 비상업적 플랫폼(nonprofit platform) 그리고 협동조합 플랫폼(cooperative platform)이 그것인데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자본가들의 플랫폼이 압도적으로 플랫폼 생태계를 지배하고 있다. 

 

자본가의 플랫폼 형식 중 노동서비스가 그룹 간 교환 대상이고 또 그 플랫폼을 통해 플랫폼 소유주 자본가가 노동서비스 제공자의 노동으로부터 잉여 이익을 추출하는 플랫폼 형식이 - 가령 우버 - 이번 포스트의 주 대상이다. 사회학적 표현을 빌리자면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의 발전이 생산력의 발전과 이에 따른 생산관계에 대한 파괴적 후속 결과들에 미치는 영향을 숨김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노동 조직방식이기도 하다. 우리가 여기에서 주목할 부분은 플랫폼 노동이 생산관계 그리고 플랫폼 노동자로부터 잉여 가치 추출에 미치는 영향이다.

 

 

 

자본주의 생산관계로서 플랫폼 노동

 

우버이야기 12에서는 gig work의 한 형태로서 플랫폼 노동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과연 노동자인지 별도 사업자(independanr contractor)인지에 대해 초점이 맞추어졌었는데 이번 포스트는 다른 각도에서 플랫폼 노동에서 생산의 사회적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자본주의하에서 생산력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지만, 이 생산력의 발전은 인류에게 공평하게 그 열매가 돌아가지 않았다. 자본주의라는 생산관계 아래에서 자본가라는 집단에 이 사회적 부가 집중되었고 생산과정에 직접 참여했음에도 대부분의 노동자 계급은 그 부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 고질적 사회 불평등은 플랫폼 노동(PMW)의 발전에서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기술 몽상가(technological utopians)들은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AI)을 통한 디지털 연결망 혹은 P2P(peer-to-peer) 생산 방식이 고용주와 착취의 매개체를 없앰으로써 노동자들에게 커다란 부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더불어 인공지능과 로봇을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물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시간을 감축시킴으로써 여유 있는 삶을 가져다 줄것이라고도 기대했었다.

 

하지만 인간 역사에서 불평등과 궁핍을 가져다주는 것은 ‘생산력’의 문제가 아니라 항상 ‘생산관계’였듯이 최근의 플랫폼 노동은 기술발전을 통한 인간해방이라는 잠재력을 실현하기는커녕 기존의 불평등과 착취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그 이유는 반복되지만, 이 디지털기술의 발전이 자본가의 자본축적을 위해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플랫폼 경제(platform economy)는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생산관계의 한 형식이다.

 

20세기의 전통적 생산의 사회적 관계 - 다른 말로, 고용인과 피고용인 관계 - 에서는 생산 과정에서 자본의 역할이 내재적 - 다른 말로, 자본가 혹은 고용주가 생산과 피고용인의 노동을 직접 관리 - 일 때 노동의 자본 종속 - 고용주와 피고용인 간 권력의 불균형 탓인 - 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사회 안전망 차원에서 피고용인을 보호하기 위한 고용법이 작동하게 된다. 21세기인 현재, 디지털기술과 인공지능이 발전함에 따라 자본은 새로운 형식으로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에 관심이 있는데 이 대목에서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자본이 직접 생산과정에 관여하여 노동착취를 진두지휘하지 않아도 되는 노동 조직 형태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소위 ‘인지 자본주의(cognitive capitalism)’ 시대에서 이것이 가능하게 된 것은 지식이 과거처럼 ‘캐피탈’의 한 부분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노동에서 보는 것처럼  지식을 ‘살아있는 노동’에 이식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시내버스 회사처럼 회사가 배차 및 운전사 로스터를 직접 관리하여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을 직접 하지 않고 우버 회사는 이 관리 기능을 App에 맡기고 자신은 그저 우버 택시를 필요로 하는 고객과 우버 승객을 필요로 하는 우버 택시노동자를 연결해주는 ‘중개자’로서 - 고용주가 아니라 - 역할 변신을 꾀하는 것이다. 한 트립을 마친 운전사에게 다음 트립의 안내는 우버 앱의 알고리즘을 통해서 자동으로 이루어지게 하고 운전사의 고객서비스나 근무태도에 대한 관리에는 고객(승객)을  끌어들인다. 즉 승객으로 하여금 운전사를 평가하게 하는 평점 시스템(rating)을 도입하여 평점이 자체 기준 밑으로 떨어지는 운전사는 회사 앱에서 운전사 등록을 삭제해 일감(gig)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결국 우버 회사는 생산과정에 대한 관리는 앱에 맡기고 자신은 운전사가 번 택시 요금에서 커미션을 가져가기만 하면 된다. 

 

 

 

따라서 우버 운전사는 앱 가입 때만 우버 회사를 접촉할 뿐 그 이후는 직속 상사처럼 모발폰 우버앱의 지시를 따르게 되는 것이다. 노동환경에 불만을 느껴도 불만 토로의 대상이 우버 회사가 아니라 아무 말 없이 다음 승객 픽업 장소 지시만 내리는 앱의 알고리듬인 셈이다. 하지만 삼척동자도 다 알듯이 이 알고리즘은 우버 본사 사무실 책상에서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어떻게 하면 더 운전사의 생산성을 높일까 연구하는 고용주 집단에 의해 창조되고 결정된다. 아바타 같은 존재 앱 알고리듬을 자신이 만들어 놓고는 운전사에게는 ‘난 알고리듬이 하는 일은 몰라. 난 당신들과 승객을 연결해주었을 뿐여’라고 강 건너 불 보듯 얘기한다. 

 

자본의 역할이 이처럼 생산과정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상황이 되면 노동의 자본종속은 간접적인 것이 되고 따라서 이런 생산관계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보호받아야 할 피고용인으로 보기 어려워지는 면이 있다.  전통적 고용관계 - 풀타임 영구직 -에서 고용계약서는 양날의 검과 같아서 자본가는 노동자로부터 합법적 잉여가치 추출을 위한 법적 도구로 자본주의 초기 이를 적극 활용했지만 이후 노동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역으로 노동자들이 고용계약을 자신의 권리 신장과 보호를 제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화시켜왔다. 이제 고용계약서가 합법적 노동착취의 수단이 아닌 오히려 착취의 방해물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자본가는 ‘탈 고용계약’의 길을 모색하고 발견한 길에 합류하기 시작한다. 

 

이 ‘탈 고용계약’ exodus가 가능한 배경은 과거 Fordism에서는 자본가의 생산 시설에서 기계를 도와 일을 해야 하는 ‘인간’ 노동자들이 필요했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전, 생산력의 향상 그리고 물품으로부터 서비스로 생산의 중심이 옮겨감에 따라 21세기 자본가들은 이런 고용계약 대신 다른 형식의 계약관계를 추구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즉 자동화(automation), 적시생산(just-in-time production) 그리고 향상된 물류(logistics)와 같은 기술발전, 그리고 이에 더하여 시기적으로 일치하는 신자유주의는 이전의 집단적 '피고용인 노동'을  해체하고 개별적 ‘노동 서비스’로 전환하는 데 이바지한다. 



플랫폼 노동의 세 유형

 

플랫폼을 매개로 한 노동은 여러 형식이 있으나 대표적으로 세 형식을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플랫폼 매개의 지상노동(PMGW: platform-mediated ground work)’으로 우버 택시 같은 운송서비스 혹은 Ubereats와 같은 배달서비스같이 지역을 기반으로 노동서비스를 제공하는 형식이다. 이처럼 모발폰 플랫폼을 매개로 특정 지역에서 대인 노동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을  ‘ground worker’라고 칭한다. 이 그라운드 노동자는 플랫폼 소유자/운영자인 자본가의 자본 축적 생리에 따라 직접적 착취의 대상이 된다. 가령 Uber의 경우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적자- 우버는 2020년 US$6.7billion의 적자를 기록했다 -가 나더라도 승객에게 부과하는 요금을 계속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서 덩치를 키워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데 낮은 수준의 요금은 곧 운전사의 낮은 수입으로 직결한다. 이 낮은 수준의 요금에서  25~28% (2019년 기준) - 기억으로 5년 전에는 20%였다 - 를 회사 커미션으로 떼인 후 나머지 금액을 받아 각종 세금, 경비 그리고 비용을 충당해야 하니 우버 운전사의 열악한 현실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현실이다 보니 뉴질랜드에서 우버운전사는 유색인종 이미자가 보수의 높낮이를 떠나 진입 장벽이 낮아 급한 대로 뛰어드는 업종이 되었다. 그러나 이후 보다 나은 노동 환경을 발견하거나 우버가 할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 아님을 느낀 운전사들은 미련없이 떠나기 때문에 한 통계에 의하면  미국 우버운전사의 58%가 우버에 일한 지 3개월 미만일 정도로 이직률이 높은 곳이다. 그럼에도 우버는 이 높은 이직률을 낮추기 위해 요금에서 떼는 커미션을 줄이거나 운전사에게 다른 금전적 보상을 고려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JP Morgan Chase 리포트에 의하면 미국 운송 업계 노동자의 경우 2012년부터 2018년 사이에  수입이 53%가 감소했다.  

 

이들 PMGW의 노동서비스 제공자들이 그들의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당연히 플랫폼 소유주이자 운영자를 상대로 투쟁하는 한편 국가를 상대로 그들이 별도 사업자(Independent Contractor) 혹은 자영업자(Self-employed)가 아닌 피고용인(Employee) 지위에 해당하므로 고용법에 명시된 피고용인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야 할 것이다. 이런 PMGW 노동자의 투쟁은 이전 포스트의 영국 우버운전사처럼 대법원으로부터 dependant contractor로 인정받아 피고용인으로서 누려야 할 혜택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캐나다에 진출한 유럽의 온라인 음식배달 플랫폼 기업 Foodora처럼 지역 배달노동자가 노동조합을 만들어 처우 개선에 나서고 또 Ontario 주 정부가 영국 대법원처럼 배달노동자는  dependant contractor이므로 노동조합을 결성할 권리가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리자 2020년 아예 캐나다에서 철수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죽으면 죽었지 노조 결성은 못 보겠다는 식의 이런 사업장 폐쇄 결정은 플랫폼 자본가들이 얼마나 노조에 민감한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무튼, PMGW의 노동자들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인 만큼 지역 단위로 연대 투쟁을 할 잠재력이 있는 셈이다.

 

 

 

두번째는  뉴질랜드 대중들에게 우버처럼 친숙하지 않지만, 비즈니스 고객에게 온라인을 통해 노동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매개의 클라우드 노동(PMCW: platform-mediated cloud work)’이다. Amazon Mechanical Turk처럼 노동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대부분 Global North에 있는 비즈니스)이 원하는 노동서비스 내용과 함께 보수도 함께 온라인 플랫폼에 일감(job)을 게시하면 이를 보고 그 보수에 노동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사람들이 신청한다. 성공적으로 일감을 따내어 일을 완성한 후 발주 고객에게 다시  결과물을 온라인으로 보낸 후 보수를 역시 온라인으로 받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 경우 플랫폼은 게시판 이용 수수료를 고객에게 부과한다. 이 노동서비스는 지역의 제한을 받지 않으므로 이 플랫폼을 이용해서 노동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는 ‘cloud worker’라고 칭한다.

 

이 플랫폼은 우버같은 플랫폼과 달리 플랫폼 운영자가 고용주가 아니다. 이 플랫폼은 단지 인력 장터를 비즈니스 고객에게 제공해주고 그들에게 수수료를 받는 형식이다. 즉 이 플랫폼을 통해서 노동착취가 이루어진다면 이는 플랫폼 운영자와 서비스 제공자 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 플랫폼을 통해 노동서비스 제공자를 찾아 그들에게 일감을 준 비즈니스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 간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클라우드 노동은 노동서비스 제공자가 고객으로부터 일감을 수주하여 작업 후 결과물을 다시 고객에게 돌려주는 모든 과정이 온라인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터넷과 컴퓨터가 있는 곳이면 세계 어디서나 노동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임금이 낮은 Global South의 노동서비스 제공자가 이 플랫폼에 자연스러이 몰리게 된다. ILO의 2018년 자료에 의하면 Amazon Mechanical Turk에서 노동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디언 노동자는 미국 노동자가 시간당 US$7.50을 버는 동안 US$2.14를 벌었다. 인도의 ‘하루’ 최저 임금이 US$2.80인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예측 가능한 현상이고 결과다. 그래서 ILO의 서베이에 의하면 88%의 응답자가 이런 보수에도 더욱 많은 일감을 원한다고 응답하는 것이다.

 

GMGW 노동자와 달리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GMCW의 노동서비스 제공자들은 연대해서 처우개선의 한 목소리를 내기가 힘들다. 일단 우버처럼 한 회사 고객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회사로부터 다양한 일감을 의뢰받는 상황도 한몫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들 노동자 사이에 보수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mazon Mechanical Turk에 같은 일감을 올려놓아도 Global North에 있는 국민은 안하면 안 했지 저 보수를 받고는 못하겠다고 건너뛰는 일감도 인도의 노동자들은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노동자들 간 연대의 출발점인 이해관계의 공유부터가 벽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따라서 GMCW의 글로벌 노동자들이 택할 수 있는 대안은 Turkopticon처럼 경험 사례에 대한 정보와 대처 요령을 공유하는 정도에 그치며 GMGW와 같은 근본적인 처우개선을 위한 움직임으로 진화하지 못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GMCW의 노동착취는 선진국 자본가의 후진국 노동자에 대한 착취 프레임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사실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던 인력 시장의 디지털 시대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노동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이 원하는 노동서비스 내용을 경매 형식처럼 온라인 플랫폼 게시판에 올린 후 경매에 참여한 참가자들의 의향서를 검토 후 선발하는 형식이다. 대표적인 예는 TaskRabbit이고 뉴질랜드 경우 MyTask가 그 예다. 한국은 이삿짐 견적서비스 비교플랫폼, 가령 ‘이사몰’,이 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Eric Tucker (2020) Towards a political economy of platform-mediated work, Studies in Political Economy, 101:3, 185-207, DOI: 10.1080/07078552.2020.18484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