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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이민 2, 3세대의 영미권 국가에서의 문화적 정체성에 대해 랜덤하게 웹서핑하던 중 유튜브에서 몇 흥미로운 인물과 이벤트를 발견했다. 그중 먼저 소개하고 싶은 인물은 뉴질랜드 2세대 여성 hanbee다. 아래 노래는 그녀의 가장 최근 노래다. 사랑스럽다. 실제 H&M 같은 아울렛에서도 들린다고 한다.
그녀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분들은 NZ Musican 기사를 참고하길 바란다.
그러다가 작년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HEAD IN THE CLOUDS FESTIVAL 2021을 접하게 되었다. 미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국에서 활동하는 젊은 뮤지션들을 위한 페스티벌이다. 이 페스티벌을 주관한 회사는 88rising으로 불리는 데 한국 출신을 포함해 아시안 뮤지션들이 설립한 레이블이다. 이들은 국적과 관계없이 아시안 뮤지션들을 위한 자리를 만들어, 미국 본토 음악 시장에 이들을 소개하고 더불어 미국 내 아시안 이민 2, 3세대 관객들에게 ‘그들의’ 음악을 들려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듯하다.
매우 흥미로운 시도라고 생각해서 페스티벌을 훏어보던 중 깜짝 놀랄 장면을 목격했다. 아래는 그 문제(?)의 순간이다.
티비로 콘서트나 페스티벌에서 가수가 팬서비스하는 것은 종종 보았지만 대부분 손을 스쳐 지나가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것은 포옹도 볼 키스도 아닌 입술 키스였다. 지금도 영화에서 여성끼리 키스하는 장면은 나도 모르게 숨을 죽이는 나인데, 이 장면을 보고는 띵하고 크게 한 대 맞은 듯했다. 뭔가 내가 중요한 것을 놓친 채 세상을 살아온 듯한 느낌?
나중에 검색해보니 비비(BIBI)라는 이 가수는 자유분방한 영혼의 소유자 (혹은 캐릭터 추구자?)로 한국에서 알려져 있다. 실제, 그녀의 이번 콘서트 영상을 보면 아래 영상처럼 자기 노래 가사에 맞춰 관객에게 콘돔을 뿌려주는 퍼포먼스도 한다. 그리곤 나중에 다 나눠줘서 자기 쓸 것도 없다고 너스레 떤다.
그런 그녀는 그렇다 치더라도 비비의 키스를 받아 준 여성의 태도도 사뭇 나를 놀라게 했다. 혹시 하는 반신반의는 좀 있어 보였지만, 비비가 다가올 때 그녀의 입술을 내밀며 기대하는 것을 보면 그녀도 비비가 입술 키스를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 듯하다. 그리고 키스 후에는 대단한 행운이었다는 제스추어를 보였지만,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는 생각지 않는 듯 다시 음악에 온전히 몸을 맡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노래, The Weekend, 는 좋다)

나만 이 흐름을 못 따라가는 것인가?
그간 산발적으로 서구 동성애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어느 정도 동성애 부분에 대해 수용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한 나였는데, 이것은 다른 레벨(?)로 다가왔다. 심지어, 그 장면은 동성애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서구의 전통적 친밀감 표시 행위인 가벼운 포옹 혹은 볼 키스와 같은 반열에 이 동성 여성 간 키스가 올라선 듯한 느낌이었다.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에서 벗어나 한국의 레즈비언 커플들에 관한 비디오를 검색해 보았다. 적지 않은 실제 레즈비언 커플들의 채널이 검색되었고 웹드라마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조회 수가 많음을 발견했다. 개인적으로, 동성애에 대한 나의 입장은 그리 보수적이지도 않지만 또 그리 앞서 나간다는 느낌도 없다. 예를 들어, 여성 커플 간 육체적 접촉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없는데, 남성 커플 간 육체적 접촉에 대해서는 표출은 하지 않지만, 아직 잘 수용이 안 된다. 아무튼, 한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주변을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동성애 연구의 선구자 히르쉬펠트는 동성애자들이 사회에서 특별한 정체성을 가진 소수로서 사회의 보호를 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는 것을 궁극적 목적으로 삼았다. 즉 동성애자라는 것 자체가 정체성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한 ‘탈 정체성’ 사회를 희망했다. 다른 말로, 인종이나 성적 취향 자체가 한 사람의 정체성이 될 수 없는 해방적 사회를 꿈꾼 것이다. 이런 면에서 내가 21세기 후기 자본주의 문화 특성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대상화 그리고 그를 통한 상업화’가 동성애에서도 발견되지 않나 관심이 간다. 예를 들어, 퀴어축제 같은 행사는 자칫 동성애 정체성을 가진 그룹을 대상화할 수 있다. 또 유튜브를 통한 레즈비언 커플의 사생활 공개는 동성애 정체성을 상품화할 수 있다. 물론, ‘좋아요’와 ‘구독’ (그리고 알람 설정까지)을 위해서라면 물불 안가리고 사생활은 물론 모든 것을 대상화 그리고 상품화하려는 유튜브 경제 생태계에서 동성애 커플들만 관심의 대상이 될 필요는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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