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역사, 인간 그리고 뉴질랜드

뉴질랜드 이야기

주택, 기름에 이어 식료품 가격까지 - 제신다 아던의 반동적 무능함

김 무인 2022. 3. 1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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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머리말

 

혹시나 했던 기름값이 드디어 $3을 넘어 $4를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기름값과 더불어 서민들의 장바구니를 계속 위협하는 슈퍼마켓 식료품 가격 역시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서민의 생활고를 상징하는 기름과 식료품 가격의 고공행진이 이렇게 그칠 줄 모르는 상황에서 제신다 아던의 노동당 정권은 어떤 의미 있는 정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웰링턴의 정치평론가 Bryce Edwards는 개혁성을 잃은 채 표류하는 현 제신다 아던 정권의 친자본가, 반서민 속성을 이번 슈퍼마켓 개혁 정책 포기를 통해 다시 비판한다. 아래는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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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슈퍼마켓, 결국 승리하다 (Supermarkets win in the end)

 

March 9, 2022

Bryce Edwards

 

 

 

2020년 총선에 돌입하면서 노동당은 슈퍼마켓의 현 이중과점(duopoly) 체제를 타파하여 식료품 가격을 내리겠다고 공약했었다. 그러나 이 공약은 이제 사실상 사라졌다. (뉴질랜드 슈퍼마켓은 Foodstuffs와 Woolworths NZ가 전체 시장의 85%를 장악하고 있다. Foodstuffs는 Pak N Save와 New World를 소유하면서 시장의 53%, 그리고 Countdown을 소유한 Woolworths NZ가 32%를 차지하고 있다: 역자 주)

 

뉴질랜드의 경쟁 없는 슈퍼마켓 시장에 대해 통상위원회(Commerce Commission)가 최근 발표한 최종보고서는 정부로 하여금 이 중요한 소매 분야에 대한 개혁적 변화를 슈퍼마켓에 강요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게 했다. 상무장관(Minister of Commerce) David Clark은 슈퍼마켓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행동을 고칠 것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최종보고서는 결국 근본적 개혁을 포기한 정부에 면죄부를 준 꼴이다.

 

최종보고서와 달리 작년 중반에 발표한 상무위원회의 중간보고서는 슈퍼마켓 체인들에게 공포로 다가갔었다. 그 보고서는 중요한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고, 양두 체제를 해체하고, 더 나아가 이 변화를 견인하기 위한 새로운 국영 슈퍼마켓 설립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이 2021년의 중간보고서는 그 급진성이 환영받으면서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무위원회와 정부는 그 뒤로 대대적 유턴을 감행했다. 최종보고서에서는 슈퍼마켓의 이익을 현저히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 권고는 다 배제되었다. 슈퍼마켓과 그들의 로비스트들은 당국자에게 그런 개편은 너무 어려울 것이라고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슈퍼마켓은 강력한 개혁을 완수하려는 시도는 장기간의 법적 투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정부와 상무위원회에게 명확히 경고했다. 최종보고서가 발표되자 슈퍼마켓 체인의 이중과점을 해체하거나, 새로운 국영 슈퍼마켓, 일명 ‘KiwiMarket’ 체인 설립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떠맡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노동당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대부분의 평론가는 지적한다.

 

한편, 상무위원회의 최종보고서는 뉴질랜드 슈퍼마켓 시장에 경쟁이 없는 탓에 소비자, 공급자 그리고 슈퍼마켓 노동자 모두에게 심각할 정도의 피해가 발생함을 정확하게 지적했다. 이들 양두 슈퍼마켓 체인은 하루에 백만 달러의 이상의 수익을 올렸는데 이는 정상적인 경쟁 상황이라면 절반에 그쳤을 것이다. 더 나아가, 최종보고서가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보고서에는 14개의 권고사항이 있는데 이 중 일부는 이 분야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슈퍼마켓들이 미래의 부지를 사재기하는 것과 새로운 경쟁 업체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법적 수단 사용을 금지한 것은 터무니없이 왜곡된 슈퍼마켓 시장의 시정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환영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권고사항은 슈퍼마켓 소유자와 공급업자에게 유리하다. 따라서, 현재의 상태(status quo)는 변함없이 지속하여 그들의 엄청난 수익 - 상무위원회 추정 연간 4억 3천만 불 (경쟁이 있다면 이런 수익이 발생할 수 없다) - 은 이전처럼 계속 축적이 될 것이다. 놀랄 것도 없이 슈퍼마켓 소유자들과 공급업자들은 이 최종보고서를 환영하면서 위기를 모면한 것에 매우 기뻐하고 있다. Hamish Rutherford(NZ Herald 편집자: 역자 주)는 이 보고서에 대한 그의 분석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뉴질랜드 전국의 슈퍼마켓 소유자들은 조금 숨통이 트일 것 같다”.

 

최종보고서의 결론은 제대로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현 정권이 개혁을 약속했던 많은 다른 시장들과 비슷하다: 은행, 기름, 주택. 금융 평론가 Bernard Hickey는 정부의 식품 분야에 대한 이런 대응은 주택 공급에 대한 그들의 대응 방식과 같다고 지적한다: 부유한 소유자는 계속 그 부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면서 국가 관료는 다시 한번 기득권 세력의 꼭두각시임을 입증했으며, 권고된 새로운 규제 기관 역시 마찬가지 신세가 될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이것은 부분적으로 의도된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고의적 우연으로, 뉴질랜드는 삶의 기본적 필요품인 음식과 주택 분야에서 경쟁 없는 시장 그리고 압도적 시장 지배자에게 인질로 잡혀있다. 자유시장이 삶에 필요한 기본 물품과 풍족함을 효율적으로 그리고 공평하게 우리에게 가져다줄 것이라는 지난 30여 년에 걸친 순진한 믿음이 우리의 집과 식료품 가격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나라 중 하나로 만들었다.”

 

노동당은 용기가 부족했다고 치더라도 다른 정당들은 뭐라고 말할까? 녹색당은 여전히 국영 슈퍼마켓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국민당은 “지금으로서는 할 만큼 했다”라면서 노동당의 “wait and see” 접근을 지지하고 있다. 최종보고서 권고 사항에 대한 리뷰는 3년 뒤에 있을 예정이다.

 

노동당에게 있어 이번 슈퍼마켓 개혁 철회의 큰 문제는 높아진 생활비에 관해 정치적 공방이 심각해지고 있을 때 발생했다는 점이다. 주택 문제와 마찬가지로 노동당은 부자들은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도록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비난을 들을 것이다. 따라서 이 정부는 개혁을 위한 정부가 아니라 “조언의 정부(Government of advice)” 더 나아가, “관료들을 위한 관료들의 정부(Government of bureaucrats, for the bureaucrats)”라는 소리를 들을 가능성을 더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