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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머리말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문외한으로서 대중 독자를 위한 친절한 개론으로 책이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가 깨지는 데는 채 몇 분이 걸리지 않았다. 아래 에세이는 대단히 이론적이며 학술적이고, 엄격한 논문 규칙을 따른 글이다. 저자는 글의 진행 과정에서 인용처를 매번 꼬박꼬박 밝혔다. 하지만 이어지는 나의 번역은 이 학문적 엄격성에 연연하지 않고 저자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집중하고자 했다. 많은 경우 저자가 표기한 인용처를 생략했다는 의미다. 따라서 저자가 인용한 다른 학자의 생각이나 표현도 마치 저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번역되기도 했다. 학계 관행상 용납될 수 없는 행위이지만, 저자가 다른 저자를 인용한다는 것은 피인용 학자의 주장에 공감한다는 의미가 있으므로 글의 가독성 그리고 시간 절약을 위해 이 관행을 포기했다. 원문을 보고 싶은 분은 에세이 영어 제목의 링크를 따라가기를 바란다.
본문에 많은 학자가 등장한다. 수십 년 전 학교 다닐 때 짧게 접했던 혹은 들어봤던 학자들의 이름을 다시 접하니 반갑기도 하지만, 그들에 대해 내가 아는 게 너무 없다는 부끄러움도 같이 고개를 들었다. 나 같은 독자를 위해 필요하다 싶은 학자들은 소개 링크를 걸었다. 한국어 사이트가 가능하면 한국어 이름에, 그렇지 않으면 영어 이름에 영문 사이트 링크를 걸었다.
학자들 이름만큼 많은 연구 사조의 이름이 등장한다. 얼마 되지 않는 단어들이 조합을 달리하면서 서로 다른 연구 사조를 가리킨다. 아래는 그 대표적 이름들과 특징을 간략하게 묘사한 것이다.
- 비판적 인터넷 연구(Critical Internet Studies): ‘비판적 사이버문화 연구’와 맑스주의 ‘인터넷 정치경제학 비판’ 입장으로 나뉨.
- 비판적 사이버문화 연구(Critical Cyberculture Studies) : 문화연구와 포스트모더니즘 배경을 가진 인터넷 연구 사조.
- 인터넷 정치경제학 비판(Critique of the Political Economy of the Internet): 저자 푸흐스의 입장.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이론과 맑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을 종합.
- 인터넷 비판 이론(Critical Theory of the Internet) : 인터넷 정치경제학 비판과 같은 계열
- 넷 비판(Net Critique): 맑스주의 정치경제학 배경, 하지만 인문학 기반.
- 사이버-맑스주의 (cyber-Marxism): 이론적이며 자율주의 맑스주의 배경
- 비판적 미디어 연구 2.0(critical media studies 2.0):인터넷 비판 이론과 유사 입장
서문 번역에도 썼지만, 초기 단계에는 “아, 이 동네는 대충 이런 분위기이구나!”라는 정도의 감을 잡는 것에 만족하면서 번역을 진행할 생각이다. 이번 챕터는 양도 많고 내용도 생소해서 세 번에 걸쳐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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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주의 인터넷 연구를 향하여
Towards Marxian Internet Studies
크리스천 푸흐스(Christian Fuchs)
1. 서론
현대 자본주의에서 인터넷은 삶을 형성하고, 또 삶에 의해 형성되는 중요한 사회-기술 시스템이 되었다. 인터넷 연구(Internet Studies)는 사회, 개인, 정치, 경제, 문화 그리고 자연의 변화에 대한 사고에 중요한 연구 분야가 되었다.
미국의 주택과 금융 위기로 시작하여 자본주의의 세계 위기로 이어진 2008년의 제3차 세계 경제 위기는 비판적이고 반자본주의적 접근 방식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일부 학자들은 주장했다. 따라서 명백하게 비판적인 이 흐름을 인터넷 연구에 반영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 챕터의 과제는 따라서 비판적 인터넷 연구(Critical Internet Studies) 접근법에 대한 간략한 개요를 제공하고, 이 분야의 핵심 개념을 적시하며, 비판적 인터넷 연구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어지는 섹션은 다음처럼 구성되었다. 돌아온 맑스에 대한 논의 (섹션 2), 비판적 사이버 문화 연구(Critical Cyberculture Studies) (섹션 3), 비판적 정치경제학/비판적 인터넷 이론(Critical Political Economy/Critical Theory of the Internet) (섹션 4), 이 두 접근법의 비교 (섹션 5), 비판적 인터넷 연구 개념에 대한 논의 (섹션 6), 디지털 노동에 대한 논의 (섹션 7), 비판적 인터넷 연구(Critical Internet Studies)에 대한 비판 (섹션 8), 그리고 몇 가지 결론 (섹션 9).
2. 맑스가 돌아왔다
테리 이글턴(Terry Eagleton)(2011)은 맑스만큼 왜곡된 사상가는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그의 연구 활동 핵심은 맑스에 대해 흔히 알려진 편견을 반박하는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지젝(Žižek)(2010)은 최근 세계 경제 위기가 정치경제학의 맑스주의 비판(Marxian Critique of the Political Economy)에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한다. 이런 동향은 주류 미디어의 맑스에 대한 관심에서도 발견된다. 예를 들어, 타임스지는 맑스를 커버에 실으면서, ‘맑스라면 어떻게 생각할까? (2009년 2월 2일 자)라는 질문을 던졌다. 홉스바움(Hobsbawm)(2011)은 현대 자본주의의 세계성, 모순과 위기, 그리고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맑스의 질문들을 되짚어봐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경제적 리버럴리즘은 단독이든 조합이든 상관없이, 21세기 문제에 해결책을 제공할 수 없습니다. 다시 한번 맑스를 진지하게 고려할 때가 왔습니다”(홉스바움, 2011).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자크 데리다(Derrida)(1994)가 강조했듯이, 사람들이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에 자본주의를 괴롭히는 유령처럼 다양한 형식으로 맑스주의가 계속 돌아온다는 것이다. 소련이 붕괴한 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세계적 문제가 심화하면서 자본주의는 심각한 빈곤과 소득 불평등을 초래했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 위기가 다시 찾아오고 자본주의에 대한 맑스 비판이 다시 힘을 얻게 되었다. 아직도 “맑스는 죽었다. 자본주의여 영원하라”라는 외침이 남아있지만, 맑스는 다시 돌아왔다.
현대 자본주의 분석을 위해서는 맑스 연구에서 특히 아래 여섯 가지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 많은 사회이론가가 현대 사회의 중요한 특징으로 손꼽는 자본주의 세계화는 맑스와 엥겔스 연구의 주요 분야 중 하나였다. 이와 관련하여 맑스주의는 저항 형식으로 국제적 연대를 강조했는데, 이는 오늘날 Alter-globalization(국제적 협력과 교류를 강조하는 세계화 운동:역자 주)으로 이어지고 있다.
- 현대 사회에서 기술, 지식, 그리고 미디어의 중요성은 기계, 커뮤니케이션 수단, 그리고 전반적 지성에 대한 맑스의 강조에서 이미 예측되었다.
-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에 의해 초래된 궁핍화는 맑스의 계급 개념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9/11 이후 테러를 향한 세계적 전쟁과 그에 이어진 인명 희생 그리고 감시 강화와 같은 폭력과 억압의 결과, 맑스의 제국주의 이론에 대한 관심을 다시 환기하고 있다.
- 생태학적 위기는 맑스 연구를 관통하는 주제에 대한 관심을 다시 일깨운다: 근대 산업주의와 자연 간에는 생태 파괴와 같은 대립 관계가 존재한다.
- 2008년 세계 경제 위기는 맑스주의의 위기 이론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본주의는 본질에서 위기에 처한 것처럼 보인다.
지젝은 생태 위기, 지식재산권, 생물유전학, 새로운 형식의 아파르트헤이트가 발흥하는 현시점에서 현대 자본주의의 대립 관계와 빈민가(slums)는 우리에게 여전히 맑스의 계급 개념이 필요하고, 맑스주의를 새롭게 인식하고, 그 잃어버린 대의를 옹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말로만 참여, 자치 조직, 그리고 협력과 같은 이상적 레토릭을 구사하는 새로운 형식의 부드러운 자본주의가 만든 “너무 쉬운 리버럴-민주적 대안”을 문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21세기, “새로운 권력 집단과 저항의 새로운 가능성”은 “착취, 억압, 차별, 그리고 특권과 불행 사이의 필연적 연관성으로부터의 인간 해방은 오직 착취당하고 억압받는 자들의 투쟁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라는 맑스의 생각을 견지할 것을 우리에게 요구한다고 괴란 테르본(Göran Therborn)(2008)은 주장한다. 프레드릭 제임슨(Fredric Jameson)(2011)은 “글로벌 자본주의의 현재 위기와 재앙 그리고 전 세계적 실업은 맑스가 자본 자체만큼 생존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자본론 1권은 가장 시의적절한 책”이라고 주장한다.
인터넷 연구의 함의는 자본주의가 어떻게 인터넷을 형성하고 있으며, 또 인터넷에 의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에 대해 특정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인터넷 연구는 미디어, 기술,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맑스 분석을 반영한 정치경제학 비판( Critique of the Political Economy)과 인터넷 비판 이론(Critical Theory of the Internet)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 “자본주의 구조가 어떻게 미디어를 형성하는지”, “사회적 관계의 구조와 …사회적 권력”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은 무엇인지, “자본주의라고 불리는 사회권력 시스템”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은 무엇인지, 그리고 “미디어와 자본주의 사회와의 관계”는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이 우리는 필요하다.
자본주의가 20세기에 겪은 변화 탓에 맑스주의에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문화에 대한 비판적 분석이 새로운 연구 영역으로 등장했다. 문화와 이데올로기에 주목한 20세기 초 접근은 그람시(A. Gramsci), 루카치(G. Lukács) 그리고 코르쉬(K. Korsch)의 연구를 포함한다. 그람시는 영국 문화 연구에 큰 영향을 미쳤고, 루카스와 코르쉬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 이론에 영향을 미쳤다. 영국의 문화 연구와 프랑크푸르트학파 이론은 많은 면에서 다르지만, 이데올로기 비판에서는 공통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
더 나아가, 아도르노(T. Adorno), 호르크하이머(M. Horkheimer), 마르쿠제(H. Marcuse), 벤야민(W. Benjamin), 윌리엄스(R. Williams), 그리고 톰슨(E.P. Thompson)과 같은 학자들은 맑스에 깊은 이해와 관심을 가졌다. 문화 연구는 또 알튀세르(R. Althusser)의 이데올로기 이론에 영향을 받았다. 이데올로기에 대한 초점은 미디어의 경제적 기능을 강조한 스마이드와 간햄(N. Garnham)과 같은 비판적 정치경제학(Critical Political Economy) 학자들의 비판에 직면했지만, 실러(H. Schiller), 골딩(W. Golding), 머독(G. Murdock), 허먼(E. S. Herman), 촘스키(N. Chomsky), 맥체스니(R. McChesney)와 같은 다른 정치경제학자들은 미디어에 대한 경제학적 비판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데올로기 생산자로서의 미디어 역할을 계속 강조했다.
문화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맑스주의 이론의 최근 발전은, 예를 들어, 은연중에 혹은 노골적으로 엔첸스베르거(H. Enzensberger)의 비판 이론에 영감을 받은 대안미디어 이론과 자율주의 맑스주의(Autonomist Marxism) 영향을 받은 다양한 접근의 통합이다. 21세기 인터넷에 대한 맑스주의 연구는 이 20세기 맑스주의의 풍부한 역사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에 대한 비판적 연구는 맑스주의 문화 미디어 이론의 다양한 분파에 영향을 받았다: 가령, 이데올로기 비판, 자율주의 맑스주의, 비판적 정치경제학, 혹은 비판 이론 등.
3. 사이버문화 연구(Cyberculture Studies)와 무/비판적(un-/Critical)
우리는 인터넷 연구에서 자신을 비판적이라고 묘사하는 두 접근 방식을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문화 연구(cultural studies) 배경을 가졌고, 두 번째는 정치경제학(political economy) 배경을 가졌다. 첫 번째 접근의 이론적 배경은 넓은 의미에서 포스트구조주의이고 두 번째는 맑스주의다.
첫 번째 접근인 비판적 사이버문화 연구(Critical Cyberculture Studies)는 명백히 ‘문화 연구’와 ‘포스트모더니즘’(Cultural Studies and Postmodernism)의 응용 분야이다. David Bell(2006)이 그의 저서 ‘사이버문화’(Cybercultures)에서 언급한 것처럼 미디어와 문화 연구에서의 비판적 개념들은 사이버문화 연구에 영향을 미쳤다. 문화 연구, 과학 기술 철학, 페미니스트 연구, 그리고 정책 연구 등의 개념들이 그 예가 될 것이다. 이에 반해, 비판이론, 맑스주의, 혹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정치경제학 비판 등의 개념들은 여기에 없다.
Bell은 그의 저작에서 인터넷 연구의 ‘비판적 개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개념의 어떤 비판적 측면도 발견할 수 없다. 인터넷상 착취, 잉여가치, 그리고 계급과 같은 개념들은 주변부 이슈인 데 반해, 인터넷 역사, 연구 방법, 가상 공동체, 온라인 정체성, 사이버 공간에서의 몸과 마음, 그리고 사이보그와 같은 주제들만 두드러진다. Dwayne Winseck, Kevin Robins/Frank Webster, 혹은 Tiziana Terranova와 같은 학자들의 인터넷 자본주의와 착취에 대한 명시적 논의는 그의 저서에서 소외되었다. 따라서 이 책은 “비판적 개념들”이라는 부제를 달 자격이 없다.
David Silver(2006)는 “비판적 사이버문화 연구”(Critical Cyberculture Studies)를 ‘대중 사이버문화 연구’(Popular Cyberculture Studies)와 ‘사이버문화 연구’(Cyberculture Studies)를 뒤잇는 사이버문화 연구의 세 번째 단계로 규정한다. 그는 비판적 사이버문화 연구를 다음처럼 묘사한다:
-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경제적 상호작용”을 탐구하는 것
- 사이버 공간에 대한 담론의 분석
- 인터넷 접근에 대한 분석
- 참여형 디자인에 대한 초점
Silver는 비판에 대한 그의 천박한 개념을 발전시켰다. 우선 그의 개념은 너무 광범위하여 인터넷에 대한 분석 대부분을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경제적 이슈들(정치경제학적 분석을 제외하고)에 초점을 맞춘 까닭에, “비판적” 사이버문화 연구에서 과연 무엇이 비판적인지 불명확하다. “온라인 소외”(online marinality)에 대한 연구를 논할 때 Silver는 “인종, 에스니시티 그리고 성(sexuality)” 이슈 탐구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계급은 언급하지 않는다.
Silver는 “비판적 사이버문화 연구”의 전체 맥락을 위해 자본주의를 언급했지만, 그의 초점은 “인종과 에스니시티, 젠더, 성, 나이, 그리고 장애”의 “문화적 차이”에 강하게 맞춰져 있다. 더 나아가, 인터넷상 계급, 잉여가치, 그리고 착취에 대한 분석은 주변부 이슈인 데 반해, 사이버 공간에서의 “문화적 차이”는 지배적 위치를 차지한다.
4. 비판적 정치경제학(Critical Political Economy)과 인터넷 연구의 비판이론(Critical Theory in Internet Studies)
비판적 인터넷 연구의 두 번째 접근은 비판적 정치경제학과 비판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 Geert Lovink와 Pit Schultz(1997)는 “넷 비판”(Net Critique)은 사이버 공간에서 권력의 조직뿐만 아니라 인터넷상 제국주의와 이데올로기를 분석한다고 주장한다. 넷 비판의 목표는 모든 미디어와 모든 콘텐츠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이다. 넷 비판은 이론이 아니라 폭발적 전자 대중(exploding electronic public) 내 급진적 비판을 위한 이론-실천이다. Lovink와 다른 이들의 넷 비판 접근 방식은 넷 비판을 체계적 비판이론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행동주의와 미디어 예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매우 실용적 비판 형식으로 이해한다.
Geert Lovink(2013)는 “소셜 미디어의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을 논하는 크리스천 푸흐스(Christian Fuchs)와 같은 사회과학 학자들과 달리, 우리는 기본적으로 넓은 의미에서 예술과 웹 미학, 활동가 이용, 그리고 크고 작은 대안 모두에 대한 논의에 관심을 가지며 학문적 연구에만 우리의 관심사를 국한하지 않는다. 우리는 비판과 대안은 본질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며, 둘 다 미학 어젠다에 의해 인도된다고 이해한다”라고 주장한다.
Geert Lovink가 미학과 예술에 중점을 두고, 인터넷과 미디어에 대해 비판적 분석을 수행했다는 것은 그의 주요 업적임이 틀림없다. 또한 자신을 사회과학자라고 생각하지 않아 사회과학적 접근 방식에 관심이 없는 것도 이해한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에 대한 사회과학적 맑스주의 정치경제학과 인문학 기반의 비판 간 분리는 인위적이다: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은 정치경제학의 인문학적 측면으로 볼 수 있는 변증법적, 철학적, 그리고 이론적 개념을 사용한다. 사회과학은 그 자체 사회이론 형태로 인문학적 측면을 가지고 있다. 비판적 사회과학에서 비판적 사회이론은 이 측면을 대표한다. 비판적 정치경제학 역시 실용적-정치적 측면을 가지고 있으며, 비판적 실증적 연구를 위한 방법을 사용한다.
Geert Lovink와 Korinna Patelis(2013)는 “우리의 담론에 빠진 것은 소셜 미디어 독점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엄격한 논의다”라고 토로한다. 이것은 정치경제학 어젠다가 처음부터 이들 연구 프레임의 한 부분으로 정립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들의 프레임웍은 다소 조잡하여, 디지털 노동의 착취, ICT/인터넷/소셜 미디어 분야에서 노동의 국제적 그리고 젠더 간 분업, 가치와 잉여가치, 그리고 계급 등에 대한 연구 없이 독점 권력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의 주장은 인위적인 것 그 이상으로서, 실제로는 상호보완적이며 경쟁할 필요가 없는 두 비판적 접근 방식을 분리하려고 한다. 나는 이처럼 두 접근 방식과 네트워크를 경쟁적이고 근본적으로 다른 것으로 보는 것을 거부한다. 목전의 공통 적을 외면한 좌파 독단주의의 전형적 분열 정치에 나는 관심이 없다.
Nick Dyer-Witheford(1999)는 21세기 기술자본주의(techno-capitalism) 분석을 위해 맑스주의를 재창조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사이버-맑스주의 (cyber-Marxism)라고 불렀다. 그는 이 프로젝트에 안토니오 네그리(Antonio Negri), 마이클 하트(Michael Hardt), 파올로 비르노(Paolo Virno), 마우리치오 랏자라또(Maurizio Lazzarato)와 같은 학자들로 대표되는 자율주의 맑스주의를 적용한다. 그는 이 자율주의 사이버-맑스주의(Autonomist Cyber-Marxism)를 과학적 사회주의의 기술결정론, 브레이버만 (H. Braverman)에 영감을 받은 기술지배 이론의 신루디즘(neo-Luddism), 그리고 포스트포드주의(post-Fordism)의 techno-euphoria에 대한 대안으로 본다.
그렉 엘머(Greg Elmer)(2002)는 비판적 인터넷 연구의 세 가지 특징을 아래처럼 꼽는다:
- 인터넷이 혁명적이라고 주장하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반박과 질문
- “인터넷 기업화와 포털화 과정”의 분석
- 비판적 인터넷 커뮤니티의 급진적 가능성에 대한 초점, 특히 인터넷을 특징짓는 지배 형식의 균열과 허점
데이빗 하켄(David Hakken)은 맑스 이론에 기반을 둔 가치 지식이론을 주장한다. 그는 사이버 공간이 “엄청난 모순”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본다. 새로운 정보기술과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불가피한 독자적 힘이라기보다는 경쟁의 영역으로 보는 것이 낫다. 기술은 정치를 가지고 있지만, 모든 정치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모순된 경향을 갖고 있다”라고 주장한다.
푸흐스(Fuchs)는 비판적 인터넷 이론/연구와 인터넷 정치경제학 비판(Critique of the Political Economy of the Internet)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는 이 접근법들이 보다 일반적인 접근법, 특히 ‘비판적 미디어와 정보 연구’(Critical Media and Information Studies)의 토대가 된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이론’(Frankfurt School Critical Theory)과 ‘맑스의 정치경제학 비판’(Marx’s Critique of the Political Economy)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그는 인터넷에 대한 비판적 분석의 존재론적, 인식론적 토대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 일반적 사회이론 차원
- 자본주의 분석
- 미디어, 기술,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의 비판적 분석
- 새로운 특질을 낳는 비판적 탐구 형식을 통한 인터넷의 특정 분석
푸흐스는 ‘비판적 인터넷 이론/연구’와 ‘인터넷 정치경제학 비판’을 인터넷과 사회와의 관계에서 대립(antagonism)을 식별하고 분석하는” 접근법으로 정의한다; 비판적 인터넷 이론/연구와 인터넷 정치경제학 비판은 인터넷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리고 인터넷이 어떻게 경쟁의 충돌하는 힘과 협력을 형성하는지를 보여준다; 비판적 인터넷 이론/연구와 인터넷 정치경제학 비판은 지배와 착취가 어떻게 구조화되는지, 그리고 지배와 착취가 어떻게 인터넷을 구조화하는지, 그리고 계급 형성과 잠재적 계급 투쟁이 어떻게 기술적으로 매개되는지를 보여주려 한다; 비판적 인터넷 이론/연구와 인터넷 정치경제학 비판은 인터넷이 지원하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은 사회 발전의 잠재력을 밝혀내고, 협력, 자체 결정, 참여, 행복, 그리고 자체 통치를 향한 인간과 사회의 잠재력을 제약하는 구조에 대해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그는 이 접근 방식을 철학적 근거를 가진 비판이론, 실증적 탐사, 그리고 실천 지향 비판 윤리의 통합으로 정의한다.
마크 안드레예비치(Mark Andrejevic)는 “비판적 미디어 연구 2.0”(critical media studies 2.0)은 새로운 미디어가 어떻게 오랜 지배 형식에 편입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현대 미디어의 권력 부여 특성과 민주화 특성에 대한 무비판적 수용을 비판한다. “우리가 참여 미디어의 혁명적 약속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비판적 미디어 연구 2.0(Critical Media Studies 2.0) 지지자들과 행동가들이 수행할 과제는 ‘모든 것이 변했다’라는 단언이 아니라 극적 기술 변화에도 불구하고 기존 사회관계가 왜 남아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비판적 문화 연구는 미디어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를 위한 미디어에 관심이 있다”라고 안드레에비치는 말 한다.
이런 유의 접근법은 이론에 대한 이해, 실증적 탐사에 주어진 역할, 그리고 다른 연구 방법의 도입 방식 등에서 세부 차별화가 이뤄진다. 예를 들어, Dyer-Witheford의 사이버-맑스주의 접근은 매우 이론적이며 사이버 공간에 대한 맑스주의 이론의 재구성에 기초한다. 넷 비판(Net Critique)은 의도적으로 절충적이고, 때로는 개인적 혹은 저널리즘적이며, 아도르노의 프리즘 적 설명 방법과 같이 체계적이며 이론적 완전체를 형성하지 않은 이론에서 영감을 받은 관점을 논의하는 경향이 있다. 한편, 푸흐스는 모든 카테고리가 이론 체계에서 명확한 위치를 가지고 있고, 카테고리가 추상적 단계에서 구체적 단계로 변증법적으로 발전하는 체계적 헤겔 변증법 철학을 기반으로 하는 접근에 충실하다. 다른 한편, 그는 모든 방법을 사용하는 경험적 연구를 위한 토대로써 변증법적 철학을 구체적 단계에 적용한다.
‘비판이론’ 혹은 ‘인터넷 정치경제학 비판’ 내 다양한 접근 방식 간에는 상당한 이론적, 방법론적, 인식론적, 그리고 존재론적 차이가 존재하나, 비판에 대한 규범적 이해와 관련하여 공통점도 존재한다. 중요한 공통점 중 첫 번째는 ‘비판에 대한 규범적 이해’(normative understanding of critique)다. 이 대목은 ‘인식론적/방법론적 절차로서의 비판’에 대한 이해와 ‘규범적 절차로서의 비판’에 대한 이해라는 오랜 논쟁을 반영한다. 이 이슈는 이미 1961년 독일 사회학 실증주의 논쟁의 중심에 있었다.
인식론적/방법론적 절차로서의 비판 옹호자인 칼 포퍼(1962)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시험함으로써 지식을 얻고 차별화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학자들은 자신의 지식을 발전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의 연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므로 이 방법이 중요하다고 그는 생각했다. 포퍼에게 비판은 논리적 모순을 보여주는 인식론적 수단이었다. 아도르노(1962)는 포퍼와 대조적으로, 모순은 인식론적 문제일 뿐만 아니라 사물 자체에 내재한 문제일 수 있으므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도 해결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포퍼의 가치 중립 학문이라는 이상은 교환가치라는 부르주아 가치 개념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실증주의(positivism)는 겉모습에 치중하지만, 비판이론은 본질과 겉모습의 차이를 강조한다고 말하면서, 포퍼의 비판 개념은 주관적이고 인지적(cognitive)이라고 강조했다. 인식론적 비판(포퍼)과 사회비판(아도르노) 사이에는 이처럼 근본적 차이가 있다.
비판적 인터넷 학자들은 사회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사회 비판이론에 기반을 두지 않은 채, 경험주의적 방법을 인터넷 연구에 적용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지배의 규범적 허위는 경험적으로 검증될 수 없고, 오직 주장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경험적 연구에 회의적이다. 이들 모두는 사회비판에 초점을 맞춘 아도르노의 입장을 공유한다.
비판적 인터넷 연구(Critical Internet Studies) 접근법이 공유하는 두 번째 특징은 자본주의와 자본주의 내 다른 지배 형식들을 정당화하고 재생산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적 기술적 합리성’ 개념을 통해 학계를 지배해 온 전통적 인터넷 연구 방식에 대한 고찰이다. 도구적 이성은 “그 자체로는 의미를 가진 사고로 보이지 않는 아이디어는 자동으로 도구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물과 기계는 지배의 재생산과 심화를 위한 것으로 간주된다(호르크하이머, 1974). 기술적 합리성은 “생각의 틀을 통제와 지배의 틀에 맞추는 생각의 요소들”(마르쿠제, 1964)임을 강조하는 도구적 이성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기술적 합리성은 현실이 오늘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부인하며, 발전의 대안적 잠재성을 무시한다. 기술적 합리성은 “대립적이고 초월적 요소들을 청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일차원적 사고를 유발한다. 이런 일차원적 사고에서는 “기존 담론과 행동의 세계를 초월하는 생각, 염원, 그리고 목표는 거부되거나, 기존 세계에 짜 맞추어진다.” 비판적 인터넷 학자들은 전통적 인터넷 연구를 이데올로기적이라고 간주한다. 왜냐하면, 전통적 인터넷 연구들은 지배 구조에 대한 분석도 없고, 지배가 사라진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투쟁에 대한 고려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인터넷만을 분석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공통점은 규범적이며 실용적 단계에 관련된 것이다. 비판적 인터넷 연구는 착취, 지배, 억압, 혹은 권력 행사와 구조적 폭력을 비판하면서, 이런 것들로부터 벗어난 세계로의 진전을 도우려 한다. 통계적 해석적 접근법과 달리 비판적 인터넷 연구는 권력 부여, 억압, 해방, 소외, 그리고 착취에서의 인터넷 역할과 같은 규범적 질문에 답을 하려고 노력한다( Maria Bakardjieva, 2010). 비판적 연구는 인터넷 연구를 지배와 해방 모두에 연계시킨다. 정도 차이는 있지만 비판적 연구는, 예를 들어, 풀뿌리 사회주의, 공산주의, 참여민주주의와 같은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건설을 명백히 그 연구 대상에 포함한다. 규범적 측면은 이와 같은 연구의 해방적 특성으로 설명된다.
비판적 규범성 지향은 ‘비판적 인터넷 연구’(Critical Internet Studies)의 중심 특징이다. 이런 지향성은 호르크하이머의 통찰을 반영한 것이다: 비판이론은 “착취와 억압이 없는 상태”를 목표로 한다. 호르크하이머는 자본주의에 대한 맑스의 비판을 반영하여 맑스 이론을 사회에 대한 비판이론으로 재구성했다. 따라서 비판적 인터넷 연구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이 이해의 근원인 맑스 이론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맑스는 비판적 분석의 규범적 측면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그것은 ‘사안의 근원’을 파악하며, 인간은 인간의 가장 높은 본질(man is the highest essence for man)이라는 가르침에 기초하고 있으며, 인간이 타락하고, 노예가 되며, 버림받고, 비열한 존재가 되는 모든 관계를 전복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결론이 난다.” 만약 우리가 맑스의 비판을 모든 형식의 지배 그리고 모든 지배 관계에 대한 비판으로 이해한다면, 모든 비판적 연구는 맑스에게 영감을 받은 것이다. 이 유산을 우리는 부정할 것이 아니라 진지하고 긍정적으로 수용해야 할 것이다.
비판적이고 규범적 측면을 가진 ‘비판적 인터넷 연구’는 이 연구가 진공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기술, 문화, 그리고 정보 분석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연관되어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다양한 접근들 역시 지배에 대한 규범적 비판과 해방 목표를 강조한다. 그런 면에서 비판적 인터넷 연구는 특히 미디어/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정치경제학 비판, 비판이론, 그리고 비판적 정보시스템 연구에 대한 분석과 관련하고 있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정치경제학 비판은 “커뮤니케이션 자원을 포함한 자원의 생산, 유통, 그리고 소비를 상호 구성하는 권력관계”를 연구한다. 이 접근법은 “미디어 시스템이 어떻게 사회 내 전반적 권력의 배치와 상호작용하며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루며, 정의, 형평 그리고 공공 이익에 대한 기본적인 도덕적 질문”을 던진다.
미디어와 기술에 대한 비판 이론은 지배와 저항의 영역으로서의 사회를 분석하고, 지배 그리고 미디어 문화가 지배와 억압 관계를 재생산하는 데 관여하는 방식에 대해 비판한다. 미디어와 기술에 대한 비판 이론은 지배에 대한 비판과 해방 이론에 영향을 받는다. 비판적 정보시스템 연구는 “정보시스템이 통제, 지배, 그리고 억압을 강화하기 위해, 혹은 정보시스템의 해방적 잠재력을 실현하는 변혁적 사회적 행동에 영향과 영감을 주기 위해 정보시스템이 어떻게 (잘못) 사용되고 있는지를 밝히고 설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지식”을 생산한다(Cecez-Kecmanovic, 2005). 비판적 정보시스템 연구의 과제는 권력 박탈과 부여에 있어 정보시스템의 역할을 분석하는 것과 “불공평과 소외의 극복”을 돕는 것이다(Stahl, 2008).
5. 비판적 사이버문화 연구(Critical Cyberculture Studies)와 비판적 정치경제학(Critical Political Economy)/비판적 인터넷 이론(Critical Theory of the Internet)
‘비판적 인터넷 연구’(Critical Internet Studies)들 간 주요 차이점은 ‘비판적 사이버문화 연구’(Critical Cyberculture Studies)와 ‘인터넷 정치경제학 비판’(Critical Political Economy of the Internet) 사이에서 발견될 수 있다. 비판적 사이버문화 연구는 온라인상 정체성 소외와 관련된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인터넷 정치경제학 비판’은 계급, 착취, 그리고 자본주의와 관련된 이슈들에 초점을 맞춘다. 비판적 사이버문화 연구 서적을 읽을 때 우리는 니콜라스 간햄(Nicholas Garnham)(1998)의 통찰을 기억해야 한다: “인종 지배의 근대적 형식은 경제적 지배에 기초한다. 그리고 가부장제는 자본주의 생산양식이 가정 경제를 임금노동과 자본 형성 현장에서 분리함으로써 각별히 강화되었다.”
비판적 정치경제학은 “계급 - 생산수단에 대한 접근 구조와 경제적 잉여에 대한 분배 구조 - 을 지배의 핵심으로 보지만, 문화 연구는 다른 잠재적 표식들과 함께 젠더와 인종을 계급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 대체적 지배 구조로 본다.” 비판적 인터넷 연구에서도 같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비판적 사이버문화 연구는 사이버 공간에서 젠더와 인종은 계급에 의해 형성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즉, 비판적 사이버문화 연구는 사이버 공간에서 젠더, 인종, 그리고 다른 차이점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배에 대한 이해에서 계급을 핵심으로 보지 않는다. 따라서 계급, 자본주의, 그리고 착취와 같은 주제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비판적 사이버문화 연구는 그 포스트모던 특징 때문에 현재와 같은 자본주의 위기 시대에 인터넷과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위기 자체가 현대 사회에서 자본주의 경제의 핵심적 역할을 입증한 것이며, 따라서 자본주의와 사회경제적 계급에 대한 비판적 분석은 비판적 인터넷 연구에서 중심이 되어야 한다.
에르네스토 라클라우(Ernesto Laclau)는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와 슬라보예 지젝(Slavoj Žižek)과의 삼자 대화에서 포스트모던 접근 방식에서 계급을 다른 연결 사슬 중 다른 고리인 …인종, 젠더, 에스니시티 등으로 전환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라고 인정했다. 라클라우는 이처럼 계급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하며 “계급 해체”(deconstructing classes)를 시도했다. 이런 맥락에서 슬라보예 지젝은 포스트모더니즘, 문화 연구들, 그리고 포스트맑스주의는 자본주의를 유일한 대안으로 받아들이면서 기존 자본주의 리버럴 체제를 극복하려는 모든 시도를 포기했다고 지적한다.
계급 카테고리를 다른 대립적 카테고리(젠더, 에스니시티, 나이, 능력, 등)에 종속시키거나 동격화하는 것은 자본주의 전체성에 대항하여 참여적 대안을 수립하기 위한 프로젝트와 요구를 사장할 위험을 초래한다. 버틀러-라클라우-지젝 논쟁은 소위 “비판적” 사이버문화 연구의 계급, 착취, 그리고 자본주의 개념을 무시하는 경향은 필연적으로 비 급진적 비 혁명적 개혁주의 정치로 후퇴한 채, 자본주의 사회의 자본주의 인터넷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의지가 없음을 의미한다.
모든 비 계급적 대립은 계급과 함께 표출되지만, 모든 비 계급적 대립이 서로를 향해 표출되는 것은 아니다. 현대 사회의 모든 대립은 계급적 측면을 가지고 있으며, 계급에 의해 조건화된다. 계급은 모든 다른 대립을 함께 묶는 대립이다; 계급은 예시하고, 좌지우지하고, 활성화하고 제약하면서 다른 대립의 가능성에 압력을 가한다. 동시에, 비 계급 대립은 계급 대립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복잡한 동적 관계가 형성된다. 만약 계급이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우월적 대립 상태로 다른 대립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 상황은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자체 설명에 따르면, ‘비판적 사이버문화 연구’는 “온라인 소외”(online marginalization)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 한다. 그러나 비판적 사이버문화 연구는 자본주의, 계급, 그리고 착취가 인터넷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비판을 소외시키는 데 능숙하다. 따라서 이들은 “비판적”(Critical)이라는 이름을 가질 자격이 없다. 비판적 사이버문화 학자들은 더글라스 켈너(Douglas Kellner)(2009)의 경고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정치경제학을 무시하고, 시청자와 대중의 쾌락을 찬양하며, 사회계급과 이데올로기를 간과하고, 문화적 텍스트의 정치를 분석 혹은 비판하지 않는 것은 미디어/문화 연구를 그저 또 하나의 학문 분과로 만들면서, 궁극적으로 문화 산업 자체에 이익을 가져다줄 뿐이다.” 사이버문화 학자들은 이제 Donna Haraway, Sherry Turkle, Howard Rheingold, Manuel Castells, 그리고 그 외 다양한 포스트모더니즘 학자들로 구성된 그들의 영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중단하고 칼 맑스의 저술을 읽고 해석할 때다.
계급과 착취에 초점을 맞춘 인터넷 분석에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 위기 시대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과 문화주의 종말 시대에 이런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제 맑스주의 인터넷 연구를 즐겁게 할 때라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왜 당신이 맑스주의 학자가 아닌지를 물어보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정으로 비판적인 인터넷 연구들은 실증적 인터넷 연구와 도구적/기술적 합리성에 대한 반대, 지배에 대한 비판, 해방을 위한 투쟁, 그리고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기술 그리고 정보에 대한 맑스의 분석과 다양한 비판적 분석을 관통하는 규범성을 공유한다. 인터넷 연구는 맑스 이론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이미 맑스의 개념을 부분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므로 맑스주의 뿌리를 인정해야 한다. 다음 섹션은 비판적 인터넷 연구에서 사용되는 특정 맑스주의 개념 분석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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