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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자본 순환을 위한 디지털 기술의 발전(1/2) - 디지털 자본주의 이해하기 (6)

김 무인 2022. 8. 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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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소개말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미디어’라고 하면 방송과 신문과 같은 언론(the press 혹은 mass media)을 의미한다. 이 책의 다른 챕터에서도 미디어는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개념과 맞물려, 많은 경우 언론 혹은 의사소통 수단의 의미로 사용된다. 하지만 이 챕터에서 미디어는 말 그대로 매개체라는 뜻을 가진 medium의 복수형 media이다. 따라서 이 챕터에 등장하는 media는 대부분의 경우 ‘매체’로 번역되었으며 언론/의사소통 수단의 의미를 가질 경우 미디어로 번역했다. 또 단어 ‘circulation’은 대부분 경우 ‘순환’으로 번역되었으나, 맥락에 따라 ‘유통’으로도 번역되었음을 미리 알려드린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리적/공간적 이동을 통한 자본의 축적 행위(다른 말로 상업적 거래)는 본성상 필연적으로 이 이동 시간(자본 축적 관점에서는 시간 낭비이자 생산성 저하를 야기하는 장벽)을 단축하려고 한다. 저자들은 이런 이론적 관점에 현재의 상업적 거래에서 발견되는 디지털화 기술 발전을 분석한다.

 

저자 Vincent Manzerolle은 University of Windsor의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와 필름 학과에서 가르치고 있다. 그의  주 연구 영역은 미디어의 역사, 정치경제학 그리고 이론이다. 다른 저자 Atle Mikkol는 University of Western Ontario의 정보미디어 학과에서 가르치고 있다. 그의 주 연구 영역은 막시스트 가치론, 미디어 이론, 물류와 공급체인, 모빌리티, 인공지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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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미디어와 자본의 가속 논리 (Digital Media and Capital’s Logic of Acceleration)

 

 

 Vincent Manzerolle and Atle Mikkol

 

Vincent Manzerolle
Atle Mikkol

 

 

우리가 이 글의 최초 버전을 2012년에 발표한 이후, 우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텔레커뮤니케이션, 결제 기술 그리고 금융 분야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 우리는 이에 따라 이 변화를 업데이트할 필요성을 느꼈다. 우리가 최초 버전을 작성할 당시에는 근거리 무선 통신(Near Field Communication: NFC)이 모바일 결제 표준이 될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했다. 그 당시 우리의 글은 자본의 가속 논리와 디지털 미디어와의 관계를 소개하고 논의하는 유용한 탐구 역할을 했다. NFC(근거리 무선 통신)가 산업 표준으로 채택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최근 애플과 애플 페이가 NFC를 채용함으로써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근거리 무선 통신(Near Field Communication: NFC)

 

현재 시가총액 기준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 중 하나인 애플은 iphone 6와 apple watch에 NFC를 표준으로 채용함으로써 NFC에 결정적 승인을 제공했다. 모바일 결제 표준으로서 근거리 무선 통신(NFC)의 채용은 유통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차원에서 애플 페이 생태계에 중요한 구성 요소이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용카드 회사와 은행, NFC, 그리고 모바일 결제 전반이 애플의 상당한 마케팅 및 광고 능력으로 혜택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애플 페이의 홍보 자료에 따르면:

 

“상점이나 앱 내에서 결제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습니다. 올바른 카드를 찾는 데 낭비하는 시간은 사라졌습니다. 이제 결제는 한 번의 터치만으로 이루어집니다. 애플 페이는 혁신적 비접촉 결제 기술 그리고 여러분이 매일 가지고 다니는 기기에 내장된 독특한 보안 기능으로 결제 방식을 바꿀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아이폰, 애플 워치 혹은 아이패드를 이용하여 간편하고 안전하며 개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

 

애플 페이(apple pay)​

 

애플 페이는 NFC 결제 기술과 새로운 기기에 내장된 자체 지문 스캐너를 결합해 거래 과정의 보안성과 간편성을 한 차원 높이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구매가 모두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될 수 있도록 했다. 비록 많은 부분 검증되지 않았지만, 애플 페이는 상용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과 금융 데이터 흐름의 융합을 보여주는 또 다른 전조다. 그러나 애플의 신용카드 회사와의 제휴 그리고 거래 데이터에 대한 소매업체의 접근 금지 정책은 은행과 소매업체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따라서 월마트가 주도하는 MCX 컨소시엄이 개발한 CurrentC 결제 플랫폼과 같은 경쟁적 모바일 결제 시스템의 경쟁을 불러일으켰다.

 

애플 이외에도 NFC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단말기 디자인 업체(삼성, Research in Motion), 반도체 업체(퀄컴, Broadcom, NXP)부터 신용카드 회사(비자, 마스터카드)에 이르기까지 모바일 생태계 전반에 걸쳐 주요 기업들이 채택하는 표준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미국에서 보편화되고 있는 소프트 카드 결제 네트워크는 주요 통신 회사(Verizon, AT&T, and T-Mobile)와 신용카드 회사(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를 중심으로 NFC를 표준으로 채택했다. 미디어 연구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아마도 통신과 금융 기관/인프라 간 광범위한 융합일 것이다. 그런 융합의 대표적 사례는 캐나다 Rogers Communications의 은행이자 채권자로의 성공적 변신일 것이다. 실제로, 그 회사의 Suretap 모바일 결제 기술은 중앙 메커니즘으로 NFC를 사용한다.

 

NFC는 미디어 및 금융 산업을 위한 새로운 정치경제적 환경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미시적 차원에서 현대 디지털 미디어의 전형적 특징을 보여준다: 개인화 및 유비쿼터스 연결성. 이런 특징은 단지 기술적 변화에 따른 자연적 표현일 뿐만 아니라, 디지털 미디어 자체의 목적론을 반영한다. 이 목적론은 자본의 순환 공간에 존재하는 장벽에 의해 상당 부분 형성되었다. 우리는 이 새로운 현상이 맑스의 순환(circulation) 이론으로 설명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새로운 이론적 분석 방식도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싶다. 

 

우리는 NFC(근거리 무선 통신)는 자본의 ‘가속 논리’에 따른 디지털 미디어의 일반적 진화의 작은 예일뿐이라고 주장한다. NFC는 자본의 가속 논리를 두 주요 방식으로 표현한다. 첫째, 지연 시간을 줄이고 낭비되는 시간을 최소화함으로써 실제 교환 시간을 가속한다. 둘째, 상품 유통을 가속하기 위한 물류 자원으로 사용될 수 있는 거래 데이터를 생산한다. 우리는 이 자본의 가속 논리를 자본의 전체 순환에서 매체(media)가 차지하는 공간에 대한 연구를 통해 다룰 것이다. 매체는 자본이 반복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해주며, 따라서 자본 순환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다; 매체는 사회 안에서 그리고 사회를 통해서 자본이 스스로 소통하는 수단이다.  

 

순환(circulation)에 대한 질문이 자본주의하에서 현재와 미래 미디어 연구의 핵심이라고 우리는 주장한다. 더 나아가, 맑스주의 전통에서 비켜선 미디어 이론가 및 역사학자들도 매우 유사하게 던졌던 이 순환에 대한 질문들이 자본의 재생산과 가속화에 대한 맑스 분석에서 중심적이었다고 주장할 것이다. 자본 순환에 대한 맑스의 개념은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암시한다. 따라서 본 논문의 목적은 순환 시간을 줄이는데 새로운 매체가 수행하는 역할을 중시하는 맑스주의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이론의 기초가 되는 논리적 메커니즘을 개략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각 단계별 자본의 순환 도식 (Circuits of Capital)

 

주목할 만한 예외가 있긴 하지만, 자본의 순환 관점에서 매체에 접근한 학자는 거의 없다. 니콜라스 간햄(Nicholas Garnham)은 맑스주의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수직적 상하부 구조 방식으로 이해하는 대신 자본주의를 연속적이고, 순환적이며, 시간을 관통하는 수평적 과정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이해할 것을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고전적 맑스주의 가치 이론의 본질인 자본의 순환은 대중 커뮤니케이션 정치경제학의 중요한 출발점이다. 왜냐하면, 자본의 자기실현의 물질적, 공간적 그리고 시간적 순간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분석에 초점을 다시 맞추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매체 현상에 대한 포괄적 분석은 순환과 순환 중심 분석으로부터 얻어질 수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이런 주장을 간햄은 수십 년 전부터 했지만, 그동안 맑스주의 연구는 생산 중심 혹은 상하부 구조에 대한 분석으로 지배되어왔다. 이런 면에서 크리스티안 푸흐스(Christian Fuchs)는 몇 안 되는 예외 중 하나이다. 그는 “자본주의에서 매체의 시스템 내 위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본론 2권에서 묘사된 것처럼 상품의 변화와 자본 축적의 순환 틀을 이해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푸흐스의 이런 접근법의 장점은 자본주의를 상품과 이데올로기의 생산, 유통 그리고 소비의 시스템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니콜라스 간햄(Nicholas Garnham)(백발)과 크리스티안 푸흐스(Christian Fuchs)

 

순환(circulation)에 초점을 맞춘 커뮤니케이션 이론화의 필요성은 자본의 가속화 논리를 강화하는 새로운 기술들의 등장에서 비롯한다. NFC(근거리 무선 통신)와 같은 모바일 결제 시스템과 통신과 금융 산업의 기술적 융합은 유통과 교환이 재상품화되어 소비자에게 팔리는 순간으로, 통신 매체를 광범위하게 개념화함을 암시한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은 마케팅 메시지 전달과 가치 실현에서 개인화를 통한 물류적 효율성을 가능하게 함과 동시에 어디에나 연결되는(ubiquitously) 하나의 기술로 융합된다. 

 

자본의 순환을 가속하기 위해 도입한 그런 기술의 구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자본론 2권과 그룬트리세(Grundrisse)의 핵심 섹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그리고 미래 디지털 미디어의 진화와 신제품 출시를 결정하는 자본의 가속 논리에 대한 실마리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의 목표는 현재 진행 중인 현대 매체의 진화를 맑스의 논리로 설명하는 것이다. 우리는 특히 디지털 매체의 형식적 물질적 특성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는 현대 매체의 물질성을 가속성 논리로 이해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예상되는 새로운 긴장과 모순을 밝혀낼 것이다. 현대 디지털 매체의 새로운 점은 복잡성, 정교함, 수익성 측면에서의 성숙함 그리고 금융, 통신 그리고 미디어 산업의 발전과 융합이다. 이런 융합을 통해 교환은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된다. 애플의 근거리 무선통신(NFC)은 이런 교환의 대표적 사례다.

 

디지털 매체는 시간과 공간의 순환을 가속할 뿐만 아니라, 개인화를 통해 자본에 새로운 영역을 제공한다: 생산과 교환 그리고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최단 경로를 찾는 것이 그것이다. 따라서 가속화와 더불어 순환은 개인화를 통해 도식화된다. 우리가 새롭게 발견한 것은 디지털 매체를 통해 생성된 편재성(ubiquity)과 즉시성(immediacy) 조건 하에서 가속을 위한 추진력이 어떻게 논리적 목표에 도달하는가이다.

 

 

1. 자본의 순환 (The Circuit of Capital)

 

니콜라스 간햄(1990)과 크리스티안 푸흐스(2009)는 매체와 통신은 자본의 순환 서클에서 체계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그들의 주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본이 전달하는 것은 가치이며, 자본의 순환(M – C…P…C’ – M)은 가치 전달을 위한 도식으로 이해될 수 있고, 따라서 자본의 순환은 커뮤니케이션 이론으로도 이해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자본은 “진행 중 가치”(value-in-process)이다.

 

자본의 순환은 시장에서의 상품 유통을 자체 과정((C-M-C)의 한 부분으로 포함한다. 그러나 상품 유통은 자본의 개별적 순환보다 더 넓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C(ommodity)-M(oney)-C(ommodity)는 또 모든 개별 자본의 순환이 상호 작용하는 전반적 순환을 의미할 수도 있다. “자본의 순환은 .. 전반적 순환과 관련이 있다. 자본 자체 순환은 순간을 구성하며 전반적 순환도 마찬가지로 자본에 의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맑스).“ 순환 영역은 단순한 시장 교환을 뛰어넘는다. 니콜라스 간햄은 “우리는 순환 영역 내에서 맑스가 시공간적 순간(locational and temporal moments)이라고 불렀던 것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공간적 순간은 시장 공간의 실질적 확장(상품의 물리적 운송)과 상업적 거래에 소요되는 시간(이 경우는 상품을 돈으로 혹은 돈을 상품으로 전환하는 데 소비된 시간만을 포함하고 거래에 소요되는 노동시간은 포함하지 않는다)을 가리킨다.”

 

맑스가 자본론 2권에서 설명했듯이, 자본은 서로 연결된 세 가지 형태를 차례대로 통과하는 방식으로 가치의 양을 전달하기 때문에 순환이다. 이 변형의 단계를 거치면서 가치는 스스로 유지되며 그 크기를 증가시킨다. 자본이 이 단계들을 한번 순환하게 되면 자본은 다시 이 과정을 반복한다. 이 순환 과정은 세 단계를 거친다: 생산 영역(2단계)과 유통 영역(1과 3단계); 그리고 자본의 세 가지 특정 형태((money [M], commodity [C] and productive-capital [P])를 취한다. 

 

특정 형태의 사회적 기능이 수행 완료되면 자본은 다음 단계로 이행한다. 1단계는 자본가가 노동력과 생산 수단을 획득하기 위해 지급 및/또는 구매의 수단으로 화폐의 기능을 사용함으로써 완료된다. 이 상품들(노동력과 생산수단)이 생산적 자본(P)으로 작동하면서 생산적으로 소비될 때 두 번째 단계는 완료된다. 생산 단계의 끝은 원래 존재하던 것보다 높은 가치의 양을 가진 상품(C’) 집합이다. 이 상품의 매매 기능이 작동함으로써 3단계는 완료된다. 이렇게 생산을 통해 창출된 잉여가치는 실현되고, 다시 1단계를 위한 자본 축적이 가능해진다. 

 

이것이  맑스의 자본 순환 개념이다. (Figure 6.1 참조) 자본의 순환은 특정 형태의 자본이 내부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보편적 형식이다. 따라서 자본의 정체성은 자본의 통일성(unity)과 통일체로서 그 자신과의 차별성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부정적 통일성’은 자본이 각 단계 혹은 형태로 존재할 때 발견된다. 자본은 두 측면에서 발견된다: “우선 과정의 통일체로서, 그 후에는 각 단계의 특정 형태로서”(맑스). 자본은 보편적 형태로부터 특정 형태로 이전하면서 통일된다. 

 

Figure 6.1. 자본의 순환 (Circuits of Capital)

 

화폐(M) 자본, 생산(P) 자본, 그리고 상품(C) 자본의 형태는 자본의 존재에 필요하지만, 그 특정 형태는 자본 자체 안에 그리고 자본 자체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순환 과정 외부에서 그것들은 단지 돈, 상품 그리고 생산 과정으로서만 기능한다. 오직 순환 과정 안에서만 그것들은 자본의 사회적 형태를 취한다. 이 세 형태는 그것들이 순환 과정에서 기능적 형태로서 서로 연결되어 있을 때만 자본이다. 즉, 그것들은 각 형태가 다음 형태를 가정하면서 순환과정의 다음 단계로 이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기 때문에 자본의 형태인 것이다. 자본이 부정적 통일체일 때 자본은 오직 잠재적으로만 자본이다. 자본은 오직 현재의 형태를 버리고 관련 기능이 수행되면서 다음 형태로 이해될 때만 항구적으로 자본이 된다. 화폐 자본(money-capital)은 잠재적으로 생산적 자본(productive capital)이며, 이 생산적 자본은 나중에 다시 화폐 자본이 되는 상품 자본(commodity capital)의 가능성이다. 

 

자본 축적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자본은 생산과 유통이라는 두 영역 사이에서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비록 잉여 가치는 생산 영역에서 창출되지만, ‘실현’은 유통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이 실현 과정은 자본 전체 움직임의 필수 조건이다: 자본은 생산과 유통의 과정적 통일체(unity-in-process)이다(맑스). 자본이 진정한 자본이 되기 위해서는 계속 움직여야 한다; 자본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자본은 특정 형태와 단계에 고착되어 자본이기를 부정당하고, 그 가치는 평가절하된다. 이런 부정과 평가절하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자본은 반드시 유통 시간을 단축해 속도를 증가시켜야 한다. 이 가속을 위해서 자본은 시공간을 결합하는 매체를 개발하거나 도입하여 기능상 장벽을 점진적으로 극복해야 한다. (맑스의 아랫글을 참조해라) 그러나 개별 자본가가 이 순환을 완성한다는 보장은 없다.

 

“통일체로서 자본을 구성하는 세 과정은 외부에 있다; 그 과정들은 시간과 공간에서 분리되어 있다. 따라서 한 단계(형태)에서 다른 단계(형태)로 이전하는 것은 우연적이다. 그들의 내부적 통일성에도 불구하고 각 단계는 독립적이지만 다른 단계의 전제로서 존재한다. 전체로 보았을 때, 생산 전체가 자본에 의존하는 한 이 내적 통일성은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내적 통일성은 자기 형성에 필요한 모든 순간을 실현해야 하며, 이 순간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결정 요소들을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한다.”

 

다른 말로, 자본의 형식적 순환(내적 통일성)은 자본의 실질적 순환 과정(외적 통일성)과 모순된다. 실질적 순환 과정에서 자본은 특정 경제적 형태와 더불어 물질적 형태를 취하기 때문이다. 자본은 “일정 기간 묶여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왜냐하면 자본은 물리적 공간에 존재하는 사물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것이 다음 형태로 변하리라는 것은 보장할 수 없다. 따라서 순환은 형식적 순간과 실질적 순간 둘 다 고려해야 한다. 

 

실질적 순환은 시공간을 통한 상품과 화폐의 실제 유통을 의미한다. 따라서 실제 유통에는 운송, 인프라, 차량, 포장, 창고, 은행 등이 포함된다. 결과적으로 자본의 순환은 본질적으로 시공간의 특정 조직을 필요로 하는 물류의 문제이다. 물류는 항상 자본의 움직임을 가속하는 것에 관한 것이었으며, 시공간의 재조직 그리고 제트 운송, 컨테이너와 병합 운송 수단과 같은 새롭고 더 빠른 수단의 채용, 그리고 텔레커뮤니케이션과 더불어 디지털화를 통해 발전해 왔다.

 

자본 순환 속도를 가속하는 것에는 이점이 있다: 일정 기간 내에서 창출되는 잉여 가치의 양은 자본의 움직임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자본이 유통 영역에서 더 빠르게 움직일수록 더 많은 잉여 가치가 생성된다. 속도가 유통 비용 절감에 기여한다면 가속화에 의해 잉여 가치 및 이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 일정 기간 회전율의 속도는 자본의 양을 대체한다(맑스). 개별적 자본가들이 사회의 평균 회전 시간보다 그들의 회전 시간을 더 단축한다면 경쟁적 우위를 차지할 것이다.

 

 

2. 장벽에 관하여:공간과 시간(On Barriers: Space and Time)

 

그룬트리세에서 맑스는 자유롭고 경계 없이 팽창하려는 자본의 속성에 반하여 한 형태 혹은 단계에서 다음 형태 혹은 단계로의 이전을 지연시키고, 주어진 기간 내에 생산되고 실현되는 잉여 가치의 양을 제한하는 장벽을 자본은 인정하고 받아들인다고 주장한다. 생산 영역에서 장벽은 생산에 필요한 노동, 그리고 유통 영역에서의 장벽은 필요/사용 가치, 등가물(화폐)의 존재 여부, 공간 그리고 유통 시간이라고 맑스는 규정했다.  

 

자본은 “자기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 장벽들을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이 장벽들을 극복하기 위해 자본은 다양한 매체(media) 기술에 의존한다고 우리는 생각할 수 있다. 생산 영역에서 매체로서 기계의 기능은 시간을 조작하는 것, 즉 필요한 노동자의 노동력을 줄이는 것이다. 시간을 조작한다는 면에서는 비슷하지만, 유통 영역에서의 매체 기능은 노동 시간이 아니라 유통 시간을 조작하는 것이다. 즉 유통과 시간 및/또는 유통과 관련된 비용(예; 보관 및 교환)을 줄이기 위해 사용된다. 더 중요한 것은 매체는 자본으로 하여금 필요, 돈, 공간과 시간의 장벽을 극복하게 함으로써 유통 시간을 줄일 수 있게 한다. 

 

더 크고 빠른 차량은 시장 공간을 확장함으로써, 시간으로 공간을 대체함으로써, 혹은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절대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자본이 장벽들을 극복하게 만든다. 신용은 돈이라는 장벽을 자본이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매체의 한 예이지만, 자본 순환 속도와 양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모바일 기기의 특이한 점은 이런 장벽을 동시에 대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는 점이다.

 

자본의 순환은 시공간 안에서 진행된다. 자본이 공간에서 확장하고 세계를 시장으로 만들려고 함에 따라 자본은 “한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데 소비되는 시간을 최소화함으로써 시간을 이용해서 공간을 소멸”(맑스)하려고 노력한다. 시간을 통해 공간이 소멸한다는 것은 공간적 거리가 시간적 거리로 전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공간의 소멸은 자본 순환 시간의 단축과 같은 의미가 된다. 유통 시간은 자본의 장벽이다. 왜냐하면 유통 시간은 가치 평가에 사용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유통 시간은 생산 시간에 대한 차감, 특히 잉여 노동 시간에 대한 차감이다(맑스). 유통 시간이 0일 때 자본은 최대 반복 순환할 수 있다. 유통에서 기인한 생산 중단이 없다면 전체 순환 시간은 생산 시간과 동일하게 된다. “자본은 순환 시간을 0으로 만들려는 필연적 경향을 가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자본 그 자체는 순환 시간을 생산 시간의 결정적 요소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순환 시간이 0에 가까울수록 “더 많은 자본이 활동할 수 있고 생산성과 가치도 증가한다(맑스).” 이런 경향 때문에 자본은 그 어느 때보다 가치를 전달할 새로운 방법을 찾는다. 통신 및 운송 인프라의 급속한 발전에서 입증되었듯이, 자본의 속도에 대한 필요성은 물류 또는 공급망 관리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이어진다. 

 

Hibernia Atlantic의 새로운 고속 광케이블(파란 색)

 

이와 관련한 한 예는 전송 시간 6밀리초를 단축하기 위해 대서양 횡단 광케이블에 대한 투자이다. 케이블 회사 Hibernia Atlantic은 대서양 횡단 케이블을 건설하고 있는데 2015년 9월 완공 예정이다. 케이블 길이를 약 310마일 단축함으로써 런던과 뉴욕 사이의 현재의 65밀리 초 전송 시간을 6밀리 초 단축하게 된다. 실시간 금융 거래의 세계에서 시간은 인간의 척도에 따라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밀리초, 마이크로초, 심지어 나노초라는 시간 단위를 가진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 로봇의 척도를 적용한다. 절약된 밀리초는 인간 행동과 인식에서 아무 의미가 없지만, 매수 및 매도 주문을 실행하는 알고리즘에 의존하는 금융거래소의 경우 1밀리 초는 연간 1억 달러 순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 런던과 뉴욕 사이의 59밀리 초 전송 시간은 알고리즘 금융 자본 세계에서는 충분할 만큼 빠르지 않은 것이다.  

 

유로넥스트(Euronext)​

 

우리의 전자기 매체가 빛의 60~90퍼센트 속도로 작동할 때 인간 물리적 세계는 제로로 수축할지라도, 마이크로초 단위로 시간을 계산하는 비인간 주체들에게 지구의 팽창 여지는 거대하다. 뉴저지와 시카고 사이의 가장 빠른 광섬유 케이블의 속도는 약 16밀리 초이다. Donald MacKenzie(2011)에 따르면 이 속도는 알고리즘 거래에서 이것은 “엄청난 지연”이다. 실제로 뉴욕증권거래소 Euronext의 네트워크 서비스 책임자인 Andrew Bach는 “빛의 속도 한계가 점점 성가시게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보다 최근에는 중성미자(neutrinos)를 쏘아서 금융 중심부 간 시간 거리를 더욱 단축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거래를 전달하기 위해 중성미자를 사용하는 것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중성미자는 빛의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이 기술을 사용하는 거래자들은 평균 거의 30밀리 초의 시간적 우위를 점하며 런던과 시드니 증권사들은 44밀리 초의 혜택을 누린다.” 이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매체의 발전 덕분에 유통 시간은 소멸 혹은 인간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을 정도의 집약적 시간으로 단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