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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이야기

무능한 포퓰리스트 선출직 대표, 관료주의에 KO 패 당하다

김 무인 2023. 1. 31. 06:47

 

역자 머리말

작년에 한국에서 돌아온 뒤로 오클랜드를 떠나 다른 도시에서 거주하고 있다. 그러던 가운데 지난주 금요일 오클랜드의 침수 피해 소식을 들었다. 그중에는 내가 노스쇼어에 거주하는 동안 매주 1번 이상씩 쇼핑을 위해 방문했던 Wairau Pak’n Save가 물에 잠긴 장면은 슬픈 충격을 나에게 안겨줬다. 뭔가 비현실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r/newzealand - paknsave fl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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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한인 이민 초기 세대로서 오클랜드가 이렇게 침수된 적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상상조차 못한 일이 벌어졌다. 긴급한 상황이 끝난 지금 과연 이번 ‘자연’ 재해에 대해 ‘인간’의 대책은 어떠했는지, 과연 적정했는지, 더 잘할 수는 없었는지 리뷰를 할 시점이다. 아래 글은 정치평론가 Bryce Edwards의 정기적 기고문 Political Roundup의 번역이다. 내용의 상당 부분은 현 오클랜드 시장 웨인 브라운(Wayne Brown)의 적절치 못한 대응과 처신에 대한 비판이다. 작년 10월 지방 선거를 통해 당선된 그였는데 이번 재난에 대한 대처로 그에 대한 비판적 1차 평가가 이루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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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시는 비상 상황에 놓인 시민을 위한 대책에 어떻게 실패했는가?

(How authorities failed Aucklanders in an emergency)

자연재해를 책임지는 정부 당국에 대해 대중은 얼마나 자신감을 가져야 하는가? 이번 오클랜드 시가 보여준 방위 대책을 보고 있노라면 그렇게 많지 않게 된다. 지방 정부가 지난 금요일 오클랜드 폭우에 대처한 방식은 우리의 민방위 비상 시스템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인지를 보여주었다. 특히 통신 장애는 위기를 필요 이상으로 악화시켰다. 

웨인 브라운과 오클랜드 시가 비난을 받고 있다

관련 정부 기관들이 지난 금요일 오클랜드 지역의 홍수 재난에 대한 무능력한 대처로 비난을 받고 있다. 그중 대답할 질문을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은 최근 선출된 웨인 브라운 오클랜드 시장이다.

웨인 브라운은 위기 상황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많은 사람들에 의해 비난받고 있다. 지난 금요일 저녁, 사람들이 그의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을 그 시간에 그는 침묵을 지켰다. 오클랜드 시장은 그날 대부분의 저녁 시간에 실종 상태였다. 비록 그가 10시 17분에 마침내 비상사태를 발표했지만, 아주 많은 이들은 이 발표가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

일요일에 시장 측근 직원은 한 기자에게 “우리는 엄청 잘못된 일(terrible job)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는데, 많은 오클랜드 시민이 이에 동의할 것이다. 브라운 자신도 이제는 “몇 잘못된 결정”이 내려졌을 수 있다고 시인하고 있다. 

방송인 Rachel Smalley는 월요일, “브라운이 위기를 극복하고 오클랜드를 이끌 핵심 역량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이제 명확해졌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시장이 대중과 소통할 때 “전투적이고, 무례하며, 호전적이었으며, 그의 명성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이 소통도 오클랜드 시민이 홍수로 사망한 후 몇 시간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출처:Stuff>

 

 

대중과의 소통 부족

 

중앙 정부를 포함, 모든 정부 기관은 금요일 저녁 오클랜드 시민과의 소통에 실패했다. ‘오클랜드 비상 관리’(Auckland’s Emergency Management)는 금요일의 혼란 동안 특히 대중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카운슬이 운영하는 이 기관은 시의 민방위를 컨트롤하는 책임을 지고 있지만, 대규모 기상 비상사태가 발생하고 있음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금요일 오후 6시까지 어떤 성명도 발표하지 않았다. 6시와 10시 사이에 어떤 소셜 미디어 경보도 발표하지 않았다. 오클랜드 시의 산하 기관 Auckland Transport 역시 아무런 대책을 발표하지 않았다. 뉴질랜드의 민방위 휴대전화 메시지 경보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았다. 48시간이 지난 후인 일요일 밤에 경보를 발송했을 뿐이다.

 

많은 오클랜드 시민이 금요일 저녁 버려진 느낌이 들었다고 말한다. 당국은 보통 재난 중에 대중과 소통을 유지한다. 민방위장관 Kieran McAnulty에 의하면 “새로운 할 말이 없을 때에도 우리는 계속 대중과 대화해야 한다”- 이상적으로는 30분마다. 하지만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뉴질랜드 헤럴드는 사설을 통해 “오클랜드 시는 낮 동안 기상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사실을 시민들에게 경고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신문은 오클랜드 시가 시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결정적 정보를 제공하는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시민들은 악화되는 기상에 대비해 일찍 집에 도착하거나 고지대로 이동하기 위한 전화 경보나 어드바이스가 필요했다. 특히 가장 피해가 심했던 교외 지역은 관심이 필요했다. 오후 일찍 비상사태 선언과 대피소 발표가 생방송 기자회견을 통해 이루어졌다면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헤럴드의 Simon Wilson은 시장 브라운이 금요일에 그가 수행해야 했어야 할 중요한 역할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브라운은 위기 상황에서 진두지휘하는 것이 정치 지도자들의 일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크라이스처치 지진 때 오렌지 레인코트를 입은 Bob Parker를 생각해 보라. Pike River 탄광 사태 때 John Key 그리고 최근의 제신다 아던을 돌이켜보라. 위기에 정치 지도자들은 사람들의 두려움을 흡수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Stuff의 Todd Niall도 덧붙인다: “시장이 된다는 것은 선거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예산을 짜내고 테이블을 주먹으로 치는 것 이상의 것이다. 시민들이 필요로 할 때 그곳에 있는 것이다.”

 

브라운은 결국 오후 11시 14분에 비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많은 언론기관은 초대조차 받지 못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라디오 방송에서 그는 수돗물이 마시기에 안전한지와 같은 간단한 질문에도 대답하지 못했다.

 

 

너무 늦은 비상사태 선언

 

오클랜드 시티 카운슬러부터 국민당 대표 크리스토퍼 룩슨(Christopher Luxon)에 이르기까지 많은 정치인이 웨인 브라운과 그의 시청 관료가 훨씬 더 일찍 비상사태를 선포했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심지어 룩슨은 그가 브라운에게 보낸 비상사태 선언 요청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브라운은 비상사태 선언 여부를 이에 대한 공식적 조언 역할을 하는 ‘오클랜드 비상 관리팀’에 맡겼다고 나중에 설명했다. 오클랜드 비상 관리팀에 따르면 이들은 금요일 오후 5시쯤 비상사태를 고려하기 시작했고 6시에 비상사태를 결정했다. 브라운은 오후 9시 27분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조차도 한 시간이 지나서야 공개적으로 발표되었다.

 

 

리더십의 실패

 

늦은 비상사태 선언에 대한 그의 입장을 옹호하면서 브라운은 전문 관료들이 판단하는 정식 절차를 거쳐야 했다고 말했다: “비상사태 선언은 규정된 절차다. 공식적인 것이다. 나는 비상 관리팀으로부터 공식적 요청이 있기까지 기다려야 했다”.

 

시청 관료들이 브라운 변명의 주 방패막이 되었다: “나는 무슨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에 의존했고 그대로 따랐다”.

 

문제는 브라운이 효과적으로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관료주의를 밀어냈어야 한다는 것이다. Simon Wilson이 썼듯이 “브라운은 City Rail Link, Auckland Transport, Ports of Auckland 그리고 다른 시청 기관을 이끄는 전문가 관료 집단들을 맹렬히 비판했기 때문에 당선될 수 있었다.”

 

정치평론가 Liam Hehir에게 이것은 포퓰리즘 정치인들의 오랜 문제점이다: “포퓰리스트들은 종종 현 상태의 판을 흔들고, 고착된 관료주의를 깨부수겠다고 선거 유세 기간 약속하지만 일단 권력을 잡으면 그들은 종종 관료주의의 뒤에 숨는 것이 너무 쉽고 편안하다는 것을 발견한다. 특히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고 책임이 동반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마찬가지로 “오클랜드 시장 브라운 역시 처음에는 자신을 관료주의를 혐오하는 것처럼 포장했지만, 결국 그 뒤에 숨기로 결심한 것 같다”라고 Hehir는 말한다.

 

그는 이어 비상사태 선언이 그렇게 오래 걸린 것과 별개로 브라운 시장이 오클랜드 시민들과 계속 소통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묻는다: “무엇 때문에 그는 시민들에게 대피의 필요성을 직접 이야기하지도 않고 부하 직원들에게 행동을 촉구하지도 않았는가?”

 

일요일이 되자 브라운은 늦은 비상사태 선포에 대한 책임을 부하 관료들에게 돌렸다. Magere 마을 회관을 들렸을 때 그는 “비상 관리팀의 잘못된 결정이 있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문제가 심각한 관료주의와 홍보 전문가들

 

시간이 지날수록 오클랜드 기상 재해에 대한 부실한 관리 책임의 화살이 관료들에게 향하고 있다. 물론 한 사회가 원활히 작동하려면 관료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너무 자주 시스템이 병폐적 관료주의화가 되어서 바른 결과물을 도출하는 것보다 규칙과 절차 자체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관료들은 대중의 이익을 섬기는 것보다 그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

 

이와 관련하여 Liam Hehir는 “건강하지 못한 관료주의는 재난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라고 지적한다. “적폐와 복잡한 각종 규정(red tapes)들이 신속하고 결정적 행동을 방해하여 결국 누구도 책임지지 않게 된다”라고 주장한다.

 

이번 재난에서 Waka Kotahi (NZ Transport Agency의 마오리 칭호: 역자 주)의 행동은 그 최악의 예 중 하나다. 전국의 도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이 정부 기관은 금요일 밤 재난 초기인 7시 30분에 그들의 업무를 끝낸다고 트윗을 올렸다. 따라서 이후 모든 도로 이용자들은 그들이 자체적으로 상황을 판단해야 했다.

 

현대의 공공 서비스는 이제 대중에 대한 봉사보다는 “정치적 스핀”(political spin)에 가까운 “대중 홍보”(public relations)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중앙은 물론 지방 정부에서도 커뮤니케이션 직원(홍보부:역자 주)이 예산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갈수록 큰 조직 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우리가 보았듯이 정부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과 홍보 전문가들의 일은 점점 피해 축소, 공공 정보 유출 방지, 그리고 조직 우두머리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뉴스를 밀착 관리하는 것과 같은 것이 되어가고 있다. 정치인들은 점점 더 자신들에 대한 좋은 소식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몰두하고 있다. 그들은 그들에게 긍정적인 것은 강조하고 부정적인 것은 제거하는 것에 항상 신경을 항상 쏟고 있다. 따라서 정치인들과 커뮤니케이션 직원들은 이번 자연재해와 같은 미지의 영역에서 필수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이번 같은 경우 그들은 제대로 대처할 수 없었던 것이다.

 

물론 그 책임이 모두 오클랜드 시 관료에게 전가될 수는 없다. 오클랜드 시장 자신이 최악의 의사 소통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금요일 이전에도 대중 앞에 나서는 것에 실패했었다. 지난주 브라운은 총 108건의 미디어 인터뷰 요청에 단 두 번만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요일 헤럴드는 사설을 통해 브라운 시장은 금요일 밤 “내 역할은 양동이를 들고 서둘러 나가는 것이 아니다”라는 무감각적 변명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힙킨스의 새 중앙 정부가 브라운보다 낫다

 

금요일의 위기는 새로운 수상 크리스 힙킨스가 자신과 그의 정치적 관리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였다. 물론 그는 항상 칭찬을 받았던 전임 저신다 아던과 비교되며 고군분투할 것이다.

 

헤럴드의 Thomas Coughlan은 다음과 같이 힙킨스의 역할을 평가했다: “그가 오클랜드를 방문했을 때 대중과 감성적으로 공감하는 능력은 아던보다 못했다. 예를 들어, 주민들과 만났을 때 그는 카메라 앞에서 때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아던과는 확연히 달랐다. “

 

그러나 특히 그가 어려움을 겪은 순간은 웨인 브라운과 함께한 우스꽝스러운 기자회견이었다. 힙킨스는 브라운과 나란히 섰지만 다른 두 명의 장관과 더불어 완전히 소외되었다.

 

<출처:Stuff>

 

 

Coughlan에 따르면: ”아던 하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던은 애초 브라운과 기자 회견장을 공유하는 것을 상상하지 않았을 것이고, 만약 그랬다면 그를 통제할 어떤 방법을 찾았을 것이다. 많은 위기 상황에 대한 언론 브리핑의 베테랑인 아던은 기자 회견의 통제력을 결코 잃지 않았다. 질문 순서를 조절함으로써 언론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녀의 능력은 패러디로도 유명했지만, 사실 그녀가 종종 무대를 공유하는 다른 등장인물을 통제하는 능력 역시 그에 못지않았다.”

 

그렇다면 힙킨스는 왜 브라운이 기자회견 무대를 독점하도록 방치했을까? 아마도 힙킨스는 오클랜드에서 벌어진 상황에 대해 브라운이 온전히 책임을 지게 하는 단순 전략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반대로 힙킨스가 브라운에게 통제력을 잃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우려가 된다. 수상으로서 그는 전임 아던이 위기 상황에서 행복하게 사용했던 권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 순간에 그 권력을 행사하는 데 실패했다.”

 

RNZ의 정치 편집자 Jane Patterson도 “크리스 힙킨스는 수상으로서 그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빛을 발했어야 했던 중요한 첫 미디어 행사에서 스스로 소외되는 것을 허용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오클랜드 시장의 리더십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있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힙킨스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그것은 나에 대한 질문이 아니다.”

 

하지만 오클랜드 시민들은 그렇게 돌려 말하지 않을 것이다. 갈수록 많은 사람이 브라운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으며, 자칭 “Fix-It Mayor”를 선거에서 뽑은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이미 브라운 시장의 사임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약 9천 명의 서명이 축적되어 있다. (1월 31일 10시 30분 현재, 1만 7천 명을 향해 가고 있다:역자 주)

 

 

 

분명 시장, 비상 시스템과 관계 기관이 이번 재난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그들의 책임인데 그들을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대중은 심각한 혼란에 직면했으며, 수십억 달러의 재산 피해가 있었다. 관계 당국의 이런 대처 실패 때문에 필요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

 


역자 맺음말

Bryce Edwards는 이번 오클랜드 침수 재난에 대한 오클랜드 시장 웨이 브라운의 미숙한 대처를 여러 평론가의 코멘트를 통해 기득권 관료들의 병폐적 관료주의에 아무 대책이 없이 무기력하게 끌려다니는 선출직 시장의 모습으로 묘사했다. 이 블로그에서도 관료주의 그리고 현 상태(status quo)를 어떻게든 유지하려는 기득권 집단의 병폐에 대해서 여러 차례 다룬 바 있다.

 

신임 선출직 대표가 자신의 선거 공약 실천을 위해 전문 지식과 경험으로 무장한 기존 관료 집단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그 관료들의 지식에 버금가는 전문 지식을 가질 수 있도록 사전에 공부해야 함은 물론, 수하 관료 조직의 장악을 위한 치밀한 정치적 접근 방식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그러나 웨인 브라운은 유세 기간, 입으로는 관료조직의 병폐를 신랄하게 비판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고통스러운 사전 준비 작업은 없었던 것처럼 보인다. 많은 포퓰리스트 선출직 대표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선거 유세 기간 유권자 앞에서 호기롭게 바꿔보겠다고 (웨인 브라운의 경우 ‘고쳐’(Fix) 보겠다고) 외치지만, 준비하지 않은 이들은 막상 전문 관료의 벽에 부딪히면 ‘깨갱’하고 꼬리를 내리면서, 이후 자신의 역할을 관료집단의 결정을 유권자들에게 이해시키고 납득시키는 메신저로 자체 강등시킨다.

 

제신다 아던이 재난 시 현장에 출현해서 보여 주었던 그녀의 리더십이 나에게는 정치적 쇼맨십 같아서 싫어했는데 웨인 브라운은 그 쇼마저도 개인적 성격 때문인지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면서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라는 자기방어에 급급한 소시민적 모습만 보여주었다. 물론 다른 사람이 시장에 당선되어도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관료주의의 아성을 뚫고 리더십을 발휘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짚고 넘어갈 것은 있다. 지난 선거에서 시장을 뽑기 위해 선거에 참여한 유권자는 36%가 채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선거에 참여조차 하지 않은 64%의 시민은 지금 와서  퇴진을 요구할 권리가 있기는 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