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거대한 미국의 힘과 플랫폼 제국주의 (Great American Powers and Platform Imperialism)
5.1 플랫폼 제국주의란 무엇인가? (What is Platform Imperialism?)
플랫폼이라는 용어는 자기 특성화 측면 그리고 이용자들의 폭넓은 대중 담론, 언론과 논평 측면 모두에서 최근 콘텐츠 중개업체들의 온라인 서비스를 설명하는 개념으로 등장했다. 사람들은 플랫폼이라는 용어를 특정 앱 혹은 운영체제의 디자인과 이용을 지원하는 인프라라는 계산적 의미와 연관시키지만, 플랫폼 개념은 서로 다른 하지만 연결된 세 가지 방식으로 설명될 수 있다.
첫째, 플랫폼은 하드웨어 건축물일 뿐만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의 실행을 가능하게 하는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이기도 하다. 둘째, 플랫폼은 소통하고 상호 작용하거나 판매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것은 플랫폼이 코드를 작성하거나 실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여기서 핵심은 플랫폼이 다양한 웹 2.0 기술을 사용하여 온라인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사이버 공간의 커먼즈에 참여하는 능력도 강화한다는 점이다. 플랫폼은 또 실질적으로 시장의 힘과 상품 교환 과정에 의해 그 운영이 정의되기 때문에 기업 영역에서도 분석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플랫폼의 가치는 디자인에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플랫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매주 중요하다. 많은 이론가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기술은 가치 중립적이지 않고, 문화적 편향, 가치, 플랫폼 설계자들의 소통적 선호를 반영한다. 마찬가지로 플랫폼은 흔히 설계자의 가치와 선호도를 명시적 혹은 암묵적으로 강화하지만, 때로는 플랫폼이 겨냥한 이용자의 가치 및 선호도와 충돌하기도 한다. Robert Bodle(2010)가 지적한 것처럼,
“온라인 공간, 도구 및 운영체제의 기술적 설계는 설계자의 가치와 선호가 겨냥한 사용자의 가치 및 선호와 상충하는 경쟁적 지형을 구성한다.”
이 세 영역은 모두 온라인 및 콘텐츠 호스팅 매개체로서 플랫폼이 등장한 이유와 관련이 있다. 이런 것들을 모두 고려하면 플랫폼은 단순히 기능적 계산 형태가 아니라, 그 안에 문화적 가치가 내재한 것으로 봐야 한다.

플랫폼은 단지 국가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차원에서도 사람들의 일상적 정보 흐름 그리고 자본주의에 중요하기 때문에, 플랫폼이 현대 글로벌 사회에서 얼마나 진보적이고 평등주의적 역할을 수행하는 측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문화와 미디어 제국주의 이론들이 오랫동안 주장해 온 것처럼, 문화와 기술의 세계적 흐름은 의심할 여지 없이 비대칭적이었기 때문에 우리의 초점은 과연 플랫폼에서도 역시 소수 선진국과 다수 개발도상국 간 비대칭적 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이다.
플랫폼을 디지털 미디어의 매개체로 이해한다면 플랫폼 제국주의는 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와 개발도상국 간의 비대칭적 상호의존 관계를 의미한다 - 물론 레닌과 허버트 실러가 분석한 초국가적 기업도 포함된다. 부분적으로 불평등한 기술 교류 그에 따른 불평등한 자본 흐름으로 특징지어지는 플랫폼 개발의 현 상황은 대다수 사람과 국가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미국 기반 기업들의 기술 지배를 의미한다. 국가 간 불평등한 권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 주로 상품과 관련 서비스의 수출인 다른 영역들 - 문화와 하드웨어 포함 - 과 달리, 플랫폼 제국주의 경우 플랫폼 자체에 상업적 가치가 내재하여 있고 자본 축적과 권력 확대에 더 큰 역할을 하므로 그 방식이 다르다.
5.2 인터넷 플랫폼: 미국의 플랫폼 제국주의 (Internet Platforms: The American Dominance in Platform Imperialism)
글로벌 인터넷 시장은 검색 엔진부터 소셜미디어에 이르기까지 미국 기반 플랫폼이 지배적이다. Alexa.com(2012)에 따르면, 2013년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페이지 뷰와 방문 수를 기준으로 산정한 글로벌 100대 사이트 중 미국 기업 소유가 48개였다. 나머지 16 국가 중 중국이 18개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일본(6개), 러시아(5개), 인도(4개), 영국(4개)이 뒤를 이었다. (2023년 7월 기준, 50대 사이트 중 미국 기업이 30개다: 역자 주) 이 외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브라질, 그리고 멕시코를 포함한 비서구권 국가들도 각각 하나의 웹사이트를 가지고 있다. 이 통계는 어쩌면 미국이 인터넷 시장에서 지배적 힘이 아닌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그러나 비서구권 국가의 웹사이트를 들여다보면, 구글, 야후, 아마존과 같은 미국 기업임을 발견할 것이다. 중국, 러시아 등 소수 국가를 제외하고 개발도상국은 자체 웹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한 적이 없다. 따라서 웹사이트 출처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미국 기업이 100대 사이트의 72%를 차지한다. 즉, 미국이 세계 인터넷 시장의 3/4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 중요하게, 구글, 야후 그리고 유튜브와 같은 88개의 웹사이트는 주로 (타겟) 광고에 의해 자본을 축적하기 때문에 미국 기업 플랫폼이 세계 자본주의 상징임을 보여준다. 실제 100대 목록 중 비영리 모델로 운영되는 웹사이트는 위키피디아와 비비씨 등 두 개에 불과했다. 이중 10 개 사이트는 유료화, 구독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아마존과 이베이 같은 사이트는 제품 및 서비스 판매, 마케팅과 같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다. 이 웹사이트 중 craigslist.com은 소수의 수익원을 통해 이익을 창출한다. 이 회사는 미국 도시들의 일자리와 임대 아파트 리스트 게시에 수수료를 부과하는데, 그 수입은 운영비 정도에 그쳐 설립 이후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한편 WordPress.com은 Automatic에 의해 운영되는데, Automatic은 업그레이드, Akismet 안티스팸 기술, 그리고 호스팅 파트너십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현대 인터넷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와 같은 자본주의 플랫폼의 급속한 성장이다. Baran과 Sweezy (1968)가 주장한 것처럼 광고는 특히 필요한 경쟁 무기가 된다. 서구든 비서구든 상관없이 이런 웹사이트와 플랫폼은 글로벌 자본주의에 필요한 광고 게시의 주요 매개체가 되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2012년 11월 기준, 미국에 기반을 구글, 페이스북 그리고 유튜브(이 또한 구글 소유)가 100대 사이트의 톱3를 차지하고 있다. (2023년 9월 현재도 마찬가지이다:역자 주) 두 개의 중국어 기반 플랫폼(baidu.com과 qq.com)을 제외한 상위 10개 중 8개 플랫폼이 모두 미국 플랫폼이다. (2023년 9월 기준, 톱 10개 중 미국 기반이 아닌 웹사이트는 중국 baidu.com과 러시아의 yandex.ru다:역자 주) 이 중 구글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접속된 웹 플랫폼이다: 2010년 3개월 동안 전 세계 45%의 인터넷 사용자가 구글에 접속하였다. (2022년 1월 기준, 47억 명의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 중 43억 명이 구글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자 주)

검색 엔진에서 구글의 지배적 지위는 경이롭다. 2012년 11월 기준, 전 세계 검색 엔진 시장에서 구글의 비중은 무려 88.8%에 달하며, Bing(4.2%), baidu(3.5%), yahoo(2.4%). 기타(1.1%)가 그 뒤를 잇는다. (2023년 8월 기준, 전 세계 휴대폰 검색 시장 순위는 구글(95.2%), Yandex(1.3%), baidu(1.3%), yahoo(0.6%), bing(0.5%) 순이다. 데스크 톱 컴퓨터 검색 시장은 구글(83.5%), bing(9.1%), yahoo(2.7%), yandex(2.0%), duckduckgo(0.7%), baidu(0.6%) 순이다: 역자 주) 구글은 중국 정부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검색 결과에 대한 일부 검열에 동의하면서까지 2006년 google.cn을 출시하였지만, 중국에서 구글의 시장 점유율은 2011년 12월 기준, 16.7%로 2010년 6월의 27%에서 하락한 반면, baidu는 2010년 6월 기준, 70%에서 2011년 12월, 78.3%로 증가했다. (조사 기관마다 조사 방식 등의 차이로 서로 상이한 수치를 내놓고 있는데 일관성을 위해 위에서 인용한 조사 기관의 수치를 인용한다. 2023년 8월 기준, 중국 검색 엔진 시장 순위는 baidu(61.5%), bing(17.2%), haosou(9.3%), sogou(4.9%), shenma(3.4%), google(1.9%) 순이다: 역자 주) 하지만 baidu는 중국어 사용자에 국한되기 때문에, 구글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SNS도 최근 몇 년간 청소년과 성인 모두에게 인기 있는 온라인 공간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에 기반을 둔 SNS는 전 세계에 빠르게 침투하여 막대한 자본 이득을 누렸다. 몇 지역 SNS - 일본의 Mixi(일본판 싸이월드로 알려지며 2000년대 후반 전성기를 누렸으나, 2023년 현재는 명맥만 남은 상태:역자 주), 한국의 Cyworld(일본 Mixi와 마찬가지로 2010년대 중후반 최전성기를 누렸으나, 2023년 현재는 명맥만 남은 상태: 역자 주), 중국의 qq(위챗과 더불어 중국 기업 텐센트의 인스턴트 메신저: 역자 주), 러시아의 vk(원래는 VKontakte(프콘닥테)이며 러시아어 최대 검색 엔진 회사 얀덱스(Yandex)와 경쟁 관계에 있다: 역자 주) 등이 미국 기반 SNS와 경쟁하고 있다. (위에서 부연 설명한 것처럼 저자가 논문을 작성할 2013년 당시, 한국의 싸이월드와 일본의 믹시는 여전히 활성화가 되어 있었지만, 2023년 현재 두 SNS는 유명무실한 존재다:역자 주) 예를 들어,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조지아와 같은 독립국가연합(CIS)을 포함한 러시아어 사이버 공간 - RUNET으로 알려져 있다 - 은 잘 개발되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 검색 엔진, 웹 포털,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그리고 무료 이메일 서비스 등을 갖춘 자립적 언어문화 환경이다. RUNET 내에서 검색 엔진은 구글을 제치고 Yandex(러시아의 구글로 불림)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Live Internet에 따르면 2012년 11월 기준, 얀덱스의 시장 점유율은 60.3%인 반면 구글은 26.6%이다. (2023년 6월 기준, 얀덱스가 64% 그리고 구글이 36%: 역자 주) 그러나 이들 소수 국가를 제외하고 세계 대다수 국가에서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사용이 증가했다. 이 서구 기반 플랫폼들은 지난 몇 년 사이 지역 SNS와 검색 엔진들을 추월했다.

이 중 2004년 미국에서 설립된 페이스북은 지역, 학교 혹은 회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연결된 개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 플랫폼 개념이 다른 기술이나 프로세스가 구축되는 기술적 베이스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페이스북은 여러 서비스를 집적한 진일보한 플랫폼이다. 1990년대 넷스케이프(Netscape)가 플랫폼이 되었을 때 이들의 주력 제품은 웹 브라우저였으며, 이들의 전략은 브라우저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이용해서 고가 제품 시장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페이스북에게는 다른 어떤 기능들보다 ‘사용”(usage)이 중요했다. “소비자이자 생산자로서 사람들은 친구와 지인들과 어울리고, 관심 있는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보고 또 보여주기 위해 페이스북으로 몰려든다.” 페이스북은 이메일, 인스턴트 메시지, 블로그 프로그램과 같은 특징과 더불어, 친구들의 온라인 사회 활동을 지켜볼 방법을 결합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이해할 수 있다. 2007년 5월 이후, 회원들은 페이스북의 운영 플랫폼과 대규모 네트워크 멤버십에 접근할 수 있게 된 외부 기업이 개발한 페이스북 앱, 프로그램 및 액세서리를 다운로드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되었다.
페이스북은 현재도 성장 속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매일 수천 명의 신규 사용자가 등록하고 있다. 총사용자 수는 2010년 12월, 5억 8천만 명에서 2014년 3월, 13억 명으로 성장했다. (2023년 1월 기준, 월간 활동 사용자 수가 29억 명이 넘는다: 역자 주) 이런 숫자는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2011년 1월, 페이스북의 가치는 500억 달러에 달했다. 2012년 5월, 기업 공개 직후 페이스북의 자본 가치는 무려 1,040억 달러였다. (2023년 현재, 여러 평가가 있으나 한 기관에 따르면 8,150억 달러이다:역자 주) 흥미롭게도 CEO 마크 저커버그(Mark Elliot Zuckerberg)는 공모에 앞서 “페이스북의 사회적 사명은 세상을 더 개방적이고 연결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1차 목표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말은 사실일 수도 있으며, 동기 부여로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분리하는 것 또한 언제나 쉽지 않다. 하지만 페이스북 공모는 새로운 기술 개발은 디자인에 내재한 상품 교환을 겨냥한 가치를 빼놓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적어도 온라인 공간과 운영체제의 기술적 설계는 설계자의 가치와 선호가 타겟 사용자의 가치와 선호와 충돌하는 경합 지형을 구축한다.

한편, 페이스북은 많은 국가에서 빠르게 그 지배력을 확대해 왔다. World Map of Social Networks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012년 6월 기준, 137개국 중 126개국(92%)의 시장 선두인데, 이는 2010년 6월의 87%에 비해 증가한 수치이다. (2023년 1월 기준, 167개국 중 157개국(94%)에서 시장 선두다: 역자 주) 중국, 일본, 한국 그리고 러시아와 같은 나라에서는 해당 지역 기반 SNS가 여전히 시장 선두이지만, 페이스북은 대다수 국가에 빠르게 침투하면서 지역 SNS를 추월했다. (메신저 기능을 강조한 소셜 앱(social apps)을 포함한다면, 2023년 기준 일본의 경우 LINE이 82.5%로 압도적이며, 한국의 경우 압도적으로 카카오톡이다: 역자 주) 페이스북은 참가자 간 정보 공유 및 가치를 창출하는 사용자 생성 콘텐츠에 기반한 웹사이트 웹 2.0의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페이스북과 구글을 포함한 몇 소셜 미디어의 지배적 지위는 플랫폼 제국주의의 명백한 사례로 간주되어 왔다. 이런 사이트들은 참가자에게 즐거움과 사교의 방법을 제공할 수 있지만, 페이스북과 같은 사이트에 존재하는 사회적 관계는 디지털 시대 자본주의 발전이라는 더 큰 패턴을 반영하는 경제적 관계를 모호하게 할 수 있다. 특히 SNS와 자본주의의 연관성은 중요하다. SNS 사용자는 네트워크 소유자에게 자신의 일상 활동을 무료 노동으로 제공하고, 이 활동은 이후 광고주에게 넘겨져 결국 대기업과 광고대행사에 의해 시청되고 계산되는 형식으로 전유된다. SNS 사용자가 급증함에 따라 기업과 광고대행사를 포함한 광고주들은 대체 광고 매체로서 SNS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 페이스북의 2013년 광고 수익은 69억 8천만 달러로 2010년의 19억 달러에 비해 많이 증가했다. (2022년에는 약 1,140억 달러였다: 역자 주) 또 2011년 광고 수익 31억 달러 중 56%가 미국에서만 발생했는데, 이는 2010년의 70.5%에서 많이 감소한 것으로 외국으로부터의 수익이 빠르게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David Singh Grewal(2008)이 강조하듯이, ‘세계화의 두드러진 요소들은 네트워크 권력의 부상으로 이해될 수 있다.” 네트워크 권력 개념은 두 아이디어의 결합으로 구성된다: 첫째, 표준 설정은 더 많은 사람이 그 표준을 사용할 때 더 가치가 있다는 것이며, 둘째, 거대 초국적 기업 중 하나인 페이스북의 지지를 받는 권력의 형식을 띤 이 역동성은 레닌과 허버트 실러가 강조했듯이 대안들의 점진적 제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SNS 세계 시장의 선도자인 페이스북은 사용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대체 경쟁자들을 제거해 왔다.
“디지털 시대 사회적 불평등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다.” 더 나아가, 더 이상 기술에 대한 물질적 접근성 부족 문제가 아닐 때도, 기술적으로 매개된 공간에 대한 권력 배분과 패권 협상은 항상 작동한다. 플랫폼을 통해 집결할 수 있는 권력이 미국에만 집중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레닌 주장처럼 거대 권력 간 패권 충돌, 이 경우 미국에 기반을 둔 SNS와 다른 지역에 기반을 둔 SNS 간 충돌, 은 명확해졌으며, 이 충돌에서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지배적 권력이 되었다. (지금은 인스타그램(2010년 10월 서비스 개시)이 트위터보다 훨씬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지만, 저자가 이 논문을 작성할 2012년경에는 트위터(2006년 3월 서비스 개시)가 지배적이었다:역자 주) 다른 말로, 미국 기반 소수의 플랫폼이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소수의 거대 초국적 기업과 스타트업 기업에 자본이 집중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는 권력이 무한히 분산된다는 세계화 모델과는 거리가 멀다. 이들 자본과 권력은 독점 형태는 아니다; 하지만 소수의 미국 소유 플랫폼이 세계 시장에서 그들의 지배력을 급속히 확장함에 따라, 소수의 서구 국가와 다수의 비서구 국가 간 비대칭적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6 플랫폼 제국주의 건설에서 민족국가의 역할 (The Role of Nation-States in the Construction of Platform Imperialism)
초국적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동안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민족국가들은 자국 플랫폼의 성장을 지지했다. 이 새로운 정치적 아젠다는 플랫폼과 함께 새로운 형식의 미디어 제국주의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국력을 등에 업은 미국 정부는 글로벌 정치계에서 미국 기반 플랫폼 기업들을 지원해 왔다. 중국의 구글 서비스 공격을 계기로 시작된 미국과 중국 정부의 플랫폼 시장 개입은 최근 사례다. 중국 정부와 구글의 갈등 속에서 중국 정부는 티베트와 신장 지역의 독립운동, 금지된 종교 운동 파룬궁과 같은 중국 정부가 반대하는 토론 주제를 구글 검색에서 제한하기를 원했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수만 명의 검열관을 고용하여 국내외 모두에서 이 정보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다. 모든 중국 검색 엔진은 민감한 콘텐츠로 연결되는 것을 막았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구글은 중국 정부 요구에 따라 검색 결과에 대한 일부 검열에 동의하면서 2006년에 google.cn을 출범시켰지만, 제약과 지메일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진 사이버 공격 때문에 구글 서비스를 중국에서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2010년 구글은 구글 검색 엔진을 중국에서 홍콩으로 이전했으며, 그 결과 2009년 36.2%까지 올라갔던 구글의 중국 내 검색 시장 점유율은 2013년 1.7%로 급전직하했다 :역자 주) 미국 정부는 구글을 강력히 지지했다. 당시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은 2010년과 2011년 연설을 통해 미국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새로운 기술은 그 자체로는 자유와 진보를 위한 투쟁을 하지 않는다. 대신 미국은 한다. 우리는 모든 인류가 지식과 아이디어에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하나의 인터넷을 지지한다. 또 우리는 세계의 정보 인프라는 우리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만들어 내는 것임을 인식한다. 이런 도전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닐 수 있는데, 아이디어의 자유로운 교환을 보장할 우리의 책임은 우리 공화국 탄생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미국 국무장관
클린턴은 이 연설에서 지난 1년간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에 대한 위협이 급증한 나라로 튀니지, 우즈베키스탄, 이집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그리고 중국을 꼽았다. 물론 중국은 클린턴의 인터넷 규제 해제 요청을 거절함과 동시에, 그녀의 비판은 거짓이며 양국 관계를 손상한다고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마 자오수는 외교부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실에 반하고 중-미 관계를 해치는 발언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 우리는 미국 측에 사실을 존중하고, 우리에 대한 부당한 비난을 위해 소위 인터넷 자유를 인용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중국의 인터넷은 개방되어 있고, 중국은 인터넷이 가장 활발히 발전하고 있는 나라이다.”
마 자오수는 중국은 자국 상황 그리고 문화 전통과 법에 따라 웹을 규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자국 인터넷 시장의 방대한 규모를 이해하고, 구글의 경쟁사인 baidu.cn을 포함한 자국 정보기술의 성장을 촉진하려는 조치를 취한 것은 분명하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기술주도형 기업들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나섰다. 이에 발맞춰 중국의 영문판 신문 글로벌 타임스는 클린턴의 연설을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다른 문화에 미국 가치를 강요하는 위선적인 것으로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클린턴의 언론자유는 정보제국주의와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2011년 2월, 미국과 중국 간 제2차 논쟁이 벌어졌다. 힐러리 클린턴은 중국, 쿠바, 시리아 등 억압적 정부들에게 인터넷 자유를 제한하지 말라고 재차 경고하면서, 그런 노력은 궁극적으로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은 인터넷을 미래의 공공 공간이라고 부르며, 표현의 자유는 이 세계적 공간에서 최우선적 가치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열거했다. 예상대로 중국 정부는 미국이 이 문제를 내정 간섭에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중국 내 인터넷 자유가 법으로 보장되어 있으며, “인터넷 자유를 중국 내정 간섭의 빌미로 삼으려는 모든 나라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21세기 들어 미국 정부는 글로벌 정보시장에 대한 영향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강화해 왔다. Leo Panitch와 Sam Gindin (2003)이 명확히 주장하듯이,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는 원활한 자본축적 세계로의 추진을 가속하는 것이다. 그리고 신자유주의는 그 메커니즘은 경제적일지 모르지만, 그 본질은 하위 계급에 의해 지금까지 성취되었던 민주주의의 성과 - 자본 관점에서는 새로운 경제적 환경에서 자본 축적의 장벽이 된 - 에 대한 정치적 대응이다. 미국 자체가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새로운 위상을 갖게 되었다; 자본주의는 이제 새로운 형식의 사회 규칙으로 발전했다. 이 새로운 형식의 사회 규칙은 다음과 같은 것들을 약속했고, 실제 상당 부분 실현되었다: a) 미국의 지배를 위한 생산 기반의 부활; b) 다른 선진국들의 이익 창출에 필요한 조건을 회복하기 위한 보편적 모델; c) “글로벌 자본주의를 통합하기 위한 경제적 조건.”
정부의 직접적 개입과 국무부 지원으로 미국의 플랫폼들은 전세계로 확산하였다. 미국영화협회와 주요 영화 제작사들의 지원을 받은 미국 정부는 할리우드를 계속 지원하는 한편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 담론에 적극 개입했다. 물론 그 개입 뒤에는 구글이 있었다. 2009년 구글은 13개 정부 기관에 6백만 달러에 가까운 자금으로 로비를 펼쳤는데, 중국 정부와의 갈등이 공론화되면서 2010년에는 주로 인터넷 표현의 자유에 초점을 맞추었다. 구글은 미국 의회 의원들에게 국내에서는 중립적이고 개방적인 인터넷 정책을 채택하는 한편 웹을 검열하는 외국 정부들에게는 압력을 가할 것을 촉구했다. 구글 포함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다른 플랫폼들의 지원하에 검열 없는 자유로운 정보 흐름을 위한 미국 정부의 캠페인은 세계 시장에서의 두 거대 권력인 정부와 초국적 기업 간 협력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1990년대 초부터 여러 이론가는 시장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기 때문에, 견고한 경제적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민간 기업이 우월한 수단이 될 수밖에 없고 정부는 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에서의 구글 사례가 증명하듯, 최근 수십 년간 기록은 미국 정부 주도하에 각종 지원이 이뤄지고 정보통신 정책이 추진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 문화 상품의 전 세계 수출과 미국식 삶 방식에 필수적인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 원리는 정보 산업과 미국 정부 모두에게 보편적 미덕이 되었고, 이 근본적 정치 어젠다는 오바마 정부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플랫폼 제국주의에서도 초국적 기업과 더불어 미국 정부는 주역이다.

신자유주의 정책을 구현하는 나라는 미국만이 아니다. 중국 정부도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편승해 글로벌 자본주의에서 그 파이를 급격히 키웠다. 여기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은 “중국은 자본주의 계급과 자본주의 기업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적이지 않다(Giovanni Arrighi, 2007)”는 점이다. “자본주의 시장 기반 발전의 특징은 자본주의적 제도와 성향의 유무가 아니라, 자본과 국가권력의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 자본가들은 원하는 대로 시장경제에 뛰어들 수 있지만, 국가가 그들 계급 이익에 종속되지 않는다면 시장경제는 비자본주의적으로 남아있게 된다.” 조반니 아리기(Giovanni Arrighi)가 보기에 중국의 국가권력은 여전히 자본가 계급으로부터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계급 이익보다는 국가 입장에서 행동할 수 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중국 정부는 초국적 자본주의와 실질적 연계를 추구하기 위해 급진적 변화를 시도해 왔다. 마오 이후 지도부가 시장 체제를 국가 발전 수단으로 수용하면서 신자유주의 사상은 중국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신자유주의의 간략 역사’를 통해 데이비드 하비(2005)는 “중국의 현재 모습은 권위주의적이며 중앙집권적 통제와 맞물린 신자유주의적 요소들을 수용하는 특정 종류의 시장경제이다.” Baidu, qq, Taobao 등처럼 100대 웹 사이트에 들어가는 중국의 플랫폼들은 서방 인터넷 자본주의와 다르지 않은 타겟형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중국이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개혁을 전면적으로 채택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계획경제로부터 사회주의 시장경제로의 중국의 전환은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지지만, 시장에서 정부의 지속적 역할을 강조하는 워싱턴 컨센서스에 대해서도 중국은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 Yuezhi Zhao(2008)의 표현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 경제와 문화를 위해 “예외로서 신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의 예외”를 동시에 발전시켜 왔다. 중국 정부는 시장친화적 경제를 발전시켜 왔지만, 동시에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요약하면, 한 사회가 텔레그라프이든, 라디오든, 인터넷이든, 새로운 형태의 정보 유통을 통제하려고 할 때는 그 기술이 무엇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어떤 사회 기술적 장치가 그것을 달성하는 데 도움 되는지, 그리고 무엇이 되어서는 안 되는지에 대한 결정을 여러 측면에서 고려하게 된다. 이는 정책입안자의 단독적 결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해관계에 있는 제3자, 특히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그들이 자유롭게 사업을 수행할 수 있고, 그들에게 최소한의 규제를 부과하며, 그들이 책임지기 싫어하는 부분들을 떠맡아 그것들을 공공 이익으로 포장해 줄 수 있는 규제 패러다임을 육성하는 데 깊숙히 관여한다.
사실, 구글은 공격적 로비스트라는 그들의 새로운 역할을 통해 네트 중립성, 스펙트럼 할당, 언론 자유 및 정치적 투명성과 같은 많은 정치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플랫폼 제국주의는 정부, 국내 자본 그리고 초국적 기업 간의 때로는 협력적이고 때로는 상충적 관계 속에서 발전하고 영향을 받아왔다. 초국적 기업들은 플랫폼 기술의 중요한 주역이며 민족국가는 국제 협상에서 역시 주요 역할을 수행한다. 맑스(1867)가 말했듯이, 초국적 기업의 자본주의적 팽창은 필연적으로 제국주의라는 정치적 형식을 취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플랫폼 제국주의의 발전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7 결론 (Conclusion)
이번 챕터에서는 제국주의에 대한 다양한 이론들의 진화적 발전을 분석하고, 우리가 플랫폼 제국주의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검토해 보았다. 이를 위해 레닌의 분석이 21세기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설명할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신개념 제국주의는 레닌 시절 제국주의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정보 기술과 플랫폼 기술과 같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작동하기 때문에, 이러한 기술이 제국주의 개념을 바꾸는 주요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언뜻 보기에 디지털 경제로의 거대한 전환은 레닌에 의해 개발된 오랜 제국주의 개념과 달리, 미국의 장기적 지배에 도전하는 중국, 인도 그리고 한국과 같은 몇몇 신흥 기술 강대국들에 기회를 제공했다. 이들 국가는 서구 국가들과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며, 그들의 앞선 디지털 기술로 새로운 세계 질서를 구축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비서구 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이 글로벌 흐름을 재편하고 동서양 간 균형을 구축했는지는 의문이다. 기술이란 만병통치약은 제국주의와 지배를 과거의 잔재로 치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술은 언제나 인간의 위계질서와 지배를 현실화시키는 수단이며 디지털 기술은 미국 패권을 지탱해 왔다.

특히 플랫폼에 관한 한 비서구 국가들은 균형 잡힌 글로벌 질서를 구축하지 못했고, 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미국의 구글(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포함), 페이스북, 트위터 그리고 애플의 아이폰(그리고 iOS)이 이미 디지털 경제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플랫폼은 세계 시장에 침투하여 글로벌 지배력을 확대해 왔다. 따라서 미국의 제국주의는 플랫폼과 함께 계속되어 왔다고 말해도 무방하다. 19세기 후반 20세기 초 사이 레닌 시대와 마찬가지로, 플랫폼과 자본주의 제국주의 사이에는 연관성이 존재한다. 플랫폼은 미국이 지배하는 새로운 형식의 유통업자이자 생산자로서 기능해 왔다. 따라서 우리는 아직도 제국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플랫폼의 세계 패권에 대한 비판적 연구는 미국의 지배적 위치가 서구와 비서구 간 불평등 관계를 심화시켜 왔음을 증명한다. 21세기는 특히 미국과 같은 플랫폼을 개발한 소수의 서구와 선진 플랫폼을 갖지 못한 다수의 비서구 국가로 구분된다. 따라서 미국 제국주의는 정치, 경제, 군사력 그리고 문화로 무장한 오래된 형식의 미국 제국주의와 마찬가지로 플랫폼으로 새롭게 무장한 제국주의다.
레닌 당시에는 통신 - 케이블과 전신 시스템 - 세계화 - 자본주의 제국주의 간 분명한 연관성이 있었다. 21세기 역시 플랫폼 - 세계화 - 자본주의 제국주의 사이에 분명한 연관성이 있다. 그러나 이전 제국주의와 달리 현대 제국주의는 사람들, 뉴스, 그리고 각종 상징의 거대한 흐름을 촉진하면서, 시장, 기술, 주요 초국적 기업들 그리고 민족국가 간 높은 수준의 융합을 끌어내고 있다. 플랫폼은 서구와 비서구 간, 그리고 노동자와 소유주 간 비대칭적 권력관계라는 익숙한 패턴을 따르는 보편적 자본주의 과정에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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