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역사, 인간 그리고 뉴질랜드

나의 이야기

번역을 마치며

김 무인 2020. 1. 3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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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을 마치며 

 

지난해 12월 5일 번역 시작을 공표한 이후 만 2개월 가까이 흐른 새해 1월 30일인 오늘 최종 논문의 번역을 마쳤다. 일하면서 쉬는 날과 일하는 날 휴식 시간을 활용해 짬짬이 번역하느라 두 달의 시간은 어쩔 수 없었지 않았나 스스로 변명해본다.

 

아쉬운 점이 많다. 가장 큰 아쉬운 점은 역시 번역의 조악함이다. 번역하면서 ‘아 이것이 소위 번역체구나’라고 느낌을 처음부터 마지막 논문의 번역에 이르기까지 가져보지 않은 적이 없다. 이전에 영어 서적을 좀 더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한글 번역본도 사서 읽다가 몇 페이지 넘기지 못하고 포기한 적이 있었다. 이유는 영어 원문보다 훨씬 이해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제넘게도 ‘아 이 번역자는 자기가 지금 번역하고 있는 글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개인적인 소견인데 번역서의 문제는 언어적 표현을 잘 아는 사람이 번역할 경우, 가령 외국어 문학 전공자, 학문적 이해가 부족해 내용에 대한 핵심을 잘 짚지 못한 피상적 번역이 될 수 있지만, 학문적 내용을 잘 아는 해당 학문의 전공자가 번역할 경우 내용의 핵심은 전달이 되데 표현이 번역체같이 체화된 한국어 표현으로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번역서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진 사람인데도 이 문제점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 번역을 마친 나를 발견하게 된다. 심지어 체화된 한국어로 표현하지 못하고 완벽한 내용에 대한 전달도 못 한 채 말이다. 더 나아가 육체적 피곤함과 이번 번역이 나 자신의 책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에 퇴고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스스로 변명하면서 draft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포스팅을 함에 따라 수많은 오탈자가 그대로 노출되는 부끄러운 글쓰기가 되기도 했다. 또한, 한국어 글쓰기를 워낙 오랜만에 한 탓에 띄어쓰기의 어려움에 내내 시달렸다. 랩톱 한쪽에 창을 하나 더 띄워 놓고 수시로 국립국어원의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귀찮아서 생략한 채 의미는 전달이 될 거라고 자위하면서 넘어가기도 했다. 그런데 번역을 다 마치고 나서야 맞춤법 검사를 해주는 웹사이트가 있음을 알고 허탈했다. 왜 진작에 이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자책하고 또 했다. 

 

번역에 두달간 여가 시간을 거의 투자한 셈인데 그럴 가치가 있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애초 번역 시작 출정문(?)에서 언급했듯이 나의 관심 소재가 아닌 영역들, 가령 페미니즘과 동성애, 도 있어서 이 부분들에 대한 시간 투자에 보람을 느낄 수 있느냐라는  반신반의를 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재미있게 읽었고 번역할 수 있었다. 역시 사람과 관련된 것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는 것 같다. 

 

 

 

 

 

책이 뉴질랜드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입문서로서 적격임을 다시 느끼면서 비록 이 책이 뉴질랜드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이민과 정착에 관련된 실용적 정보를 제공하지 않지만, 뉴질랜드가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에 대한 사회학적 이해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조악한 번역이지만 이 블로그의 번역본이 되든지 아니면 원문이 되든지 일독해 볼 것을 권유한다. 본인도 시간이 되는 대로 이 책의 내용에 대한 요약 겸 독후감을 올릴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귀중한 책을 빌려 준 Auckland Library에 대해서 감사의 말을 전한다. 지난 두 달 직장과 집을 전전하면서 학대에 가까운 대접을 받았다.